2024년부터 시작하는 사업과제에 대기업도 대거 참여
'블루오션' 전력반도체, 올해는 11% 늘어난 245억달러
2024년부터 진행되는 전력반도체 고도화 사업과제에 국내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예산만 무려 4300억원이다.
현재 전력반도체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다. 2017년부터 내년까지 진행 중인 ‘전력반도체 상용화’ 사업은 소자 화합물 기반 소자 중심으로 과제가 진행됐다. 향후 ‘고도화 사업’은 이를 넘어서 모듈, 집적회로(IC), 원재료가 되는 기판까지 분야를 넓혀 전력반도체 전반에 대한 국산 기술 내재화를 목표로 추진될 계획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은 2024년부터 추진 예정인 ‘전력반도체 고도화 사업’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구용서 파워반도체상용화사업단장(단국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은 “전기자동차와 IT기기 등에서 전력반도체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전력반도체는 여전히 블루오션”이라며 “2024년부터 시작 예정인 고도화 사업에는 대기업도 대거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워반도체상용화사업단은 국산 전력반도체 개발과 상용화 지원을 목적으로 지난 2017년 출범했다. 1차 사업은 내년에 마무리되고 내년 상반기 예비타당성 조사 및 기술 평가 등이 끝나면 내후년부터 2030년까지 2차 고도화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예상 예산만 4300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1차 사업은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목적으로 실리콘카바이드(SiC) 중심으로 추진됐다. 그 결과 지금까지 약 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내년 매출 규모는 500억원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사업은 소자 분야에서 벗어나 시스템이나 모듈 등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향은 크게 3가지다.
우선 세트 분야와 연계하는 방안이다. 전기자동차부터 시작해 신재생에너지, e-모빌리티 등 여러 분야에 SIC 소자를 구현해 하나의 시스템 혹은 모듈을 만드는 과제가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선 수요자인 세트업체와 긴밀한 협력이 중요해 보인다.
두번째는 화합물 소재 개발에 있어 SiC 외에 다른 물질도 함께 개발하는 것이다. SiC는 에너지 대역폭이 넓고 열전도율이 좋아 고전압에 잘 버틸 수 있다. 질화갈륨(GaN)은 SiC와 특성이 비슷한지만, 고온에 취약하다. GaN은 650V 이상에서는 활용이 제한적이어서 현재 100~200V급에서는 모바일 충전기와 라이다 제품에 쓰인다. 향후 650V급에서는 산업용 기기와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장될 수 있다.
산화갈륨(Ga2O3)의 최대 장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소재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낮은 비용으로 디바이스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열전도율이 낮다는 취약점이 있다. 전기차 발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재 SiC를 선호하는 추세다. 하지만 어떤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는지가 다를 뿐이지 특정 소재가 우월한 건 아니다. 2차 사업 때는 SiC 외 다른 소재도 함께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파운드리나 웨이퍼, 패키징 등에 대한 고도화다. 기존 SiC 전력반도체는 6인치 웨이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2차 사업에서는 국내 파운드리 기업인 DB하이텍을 끌어들여 8인치 파운드리로 양산할 계획이다. 웨이퍼 역시 지금까지 전량 수입했지만 SK실트론을 끌어들여 내재화하는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전력반도체 시장은 올해 11% 성장한 245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사업단이 중점 추진하는 화합물 기반 전력반도체 시장의 성장 속도는 더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화합물 기반 전력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9억8000만달러(약 1조2700억원)에서 연평균 48% 성장해 2025년 47억1000만달러(약 6조1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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