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상대로도 한국·미국 특허무효심판 진행
삼성디스플레이와 일본 호도가야 합작사인 SFC가 LG디스플레이의 OLED 특허 등록을 취소시켰다. 해당 특허는 LG디스플레이가 OLED에 적용 중인 중수소 관련 기술이다. SFC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재료 협력사인 LG화학을 상대로도 한국과 미국에서 특허무효심판을 제기했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지난 6월 LG디스플레이와 머티어리얼사이언스가 공동 보유하고 있는 특허 등록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업체 SFC가 LG디스플레이 등의 '신규한 유기화합물 및 상기 유기화합물을 포함하는 유기전계 발광소자'(등록번호 2277303) 특허를 대상으로 제기한 특허취소신청을 특허심판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이번 특허심판원 결정(심결)에서 특허 권리범위를 의미하는 청구항 15개 중 12개가 취소됐다.
SFC가 취소신청을 했던 LG디스플레이 등의 특허는 OLED 소자 수명을 늘리는 중수소화(Deuteration) 관련 기술이다. 지난해 말 LG디스플레이는 올해부터 모든 대형 OLED 제품에 중수소 기술을 적용해 휘도(화면밝기)를 30% 이상 높인 'OLED.EX'를 양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수소를 적용하면 구동전압 감소, 발광효율 향상, 수명 연장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에 등록이 취소된 특허와 패밀리 관계에 있는 또다른 '신규한 유기화합물 및 상기 유기화합물을 포함하는 유기전계 발광소자'(등록번호 2136806) 특허는 아직 등록된 상태다. 이 특허의 권리자도 LG디스플레이와 머티어리얼사이언스다. 지난 2020년 7월 등록된 이 특허에 대해선 무효심판 등이 청구되지 않았다.
비록 패밀리 특허가 살아있지만 LG디스플레이로선 새롭게 등록했던 특허가 취소된 것이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유사한 특허를 등록하면 관련 특허 포트폴리오를 촘촘하게 구성할 수 있는데, 이것이 뒤로 밀린 셈이다. LG디스플레이 등은 이번에 국내에서 특허 등록이 취소된 기술에 대해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도 특허로 출원한 상태다.
SFC는 이미 지난 2019년부터 일본 이데미츠코산과 함께 LG화학을 상대로 한국과 미국에서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해왔다. 모두 중수소 적용에 필요한 기술이다. 한국JNC는 SFC의 특허에 무효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SFC는 3월 기준 삼성디스플레이(SVIC37호신기술사업투자조합)가 지분 33.88%, 일본 호도가야가 지분 54.79%를 보유하고 있는 합작사다.
앞서 지난해 말 LG디스플레이가 발표한 OLED.EX 기술의 핵심인 중수소 블루는 OLED에서 수명이 특히 짧은 블루(B) 소자 수명을 늘리기 위해 일반 수소를 중수소로 치환한 기술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수소 블루 재료를 미국 듀폰에서 공급받는다. 일반 수소를 적용한 기존 블루 재료는 이데미츠코산에서 납품받았는데 중수소 블루를 적용하면서 공급처가 바뀌었다.
한편, 특허무효심판은 이해관계자나 심사관이 특허 등록 이후 언제라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특허취소신청은 이해관계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제기할 수 있지만 특허등록 6개월 이내에만 제기할 수 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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