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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난달 화웨이에 美특허 98건 이전...누적 179건
삼성전자, 지난달 화웨이에 美특허 98건 이전...누적 179건
  • 이기종 기자
  • 승인 2022.12.1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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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충전·디스플레이 특허 등 다양...2019년엔 81건 이전
"쌍방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 차액만큼 이전" 관측
'화웨이에서 분사' 아너,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
화웨이 <자료=화웨이>
삼성전자가 중국 화웨이에 지난달 미국 특허 98건을 이전했다. 지난 2019년 이전한 81건과 더하면 모두 179건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화웨이와 특허분쟁을 합의 종결하며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상호사용) 계약을 체결했는데, 삼성전자가 해당 계약 차액만큼 특허를 화웨이에 이전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이 와해되고, 5G 통신장비 사업 확대가 걸림돌을 만나자 5G 통신특허로 돌파구를 만들고 있다. 화웨이에서 분사한 아너는 1년 만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포, 비보 등에 맞먹는 점유율을 확보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달 화웨이에 미국 특허 98건을 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화웨이에 이전한 특허는 통신과 충전,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 다양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5월에도 화웨이에 미국 특허 81건을 이전한 바 있다. 2019년의 81건에 지난달 이전한 미국 특허 98건을 더하면 삼성전자가 화웨이에 이전한 미국 특허는 누적 179건이다. 2019년과 지난달 각각 이전된 미국 특허와 패밀리 관계에 있는 국내 특허 주인도 비슷한 시기 화웨이로 바뀌었다. 삼성전자가 2019년 5월에 이어, 3년 반이 지난 올해 11월에 또 다시 화웨이에 특허를 이전한 것은 양측의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 체결, 그리고 갱신 영향으로 추정된다.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은 특정 기술군에 대해 쌍방이 서로의 특허를 함께 사용하는 계약을 말하지만, 양측이 갖고 있는 특허의 양과 질, 계약내용 등에 따라 한쪽이 더 많은 라이선스료를 부담하기도 한다. 지난 2016년 특허가 부족한 중국 샤오미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을 때 샤오미가 훨씬 많은 금액을 부담했을 것이란 풀이가 지배적이었다. 삼성전자는 2019년 5월 미국 특허 이전에 앞서 2019년 2월 화웨이와 미국·중국 등에서 진행하던 특허분쟁을 합의 종결하며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화웨이가 5G 등 통신특허에서 세계 최강자여서 삼성전자는 2019년 계약 체결 당시 부족한 차액만큼을 특허로 지불하고, 이번에 계약을 갱신하면서 또 한차례 특허를 화웨이에 이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9일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화웨이가 삼성전자, 오포 등과 5G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계약대상 특허에는 5G와 와이파이, 오디오·비디오 코덱 기술 등이 포함됐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가장 먼저 5G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고 해당 계약도 연장했다고 밝혔다.
화웨이 입장에서 삼성전자는 제품 판매량과 적용 특허 물량 기준으로 해외 제조사 중 최대 라이선스 계약상대다. 중국 기업 중에선 오포 규모가 가장 크다. 이날 화웨이는 홈페이지에서 오포와 5G 통신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언급되지 않았다.
2019년 1분기~2022년 3분기 업체별 중국 내 스마트폰 출하량(위, 자료=캐널리스)과, 2022년 3분기 업체별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아래, 자료=카운터포인트)
화웨이는 미국 정부 제재로 2019년 세계 2위까지 올랐던 스마트폰 사업이 와해되고, 통신장비 사업 확장이 어려워지자 특허 라이선스 매출을 늘리고 있다. 화웨이의 2019~2021년 특허 라이선스 매출은 매년 10% 내외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특허 라이선스 매출은 40억3800만위안(약 7500억원)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자국 기업은 물론, 자국과 거래하는 해외 기업·금융기관에도 화웨이 통신 칩과 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요청하면서 화웨이가 하드웨어 사업을 4G 중심으로 축소하고 특허 라이선스로 매출을 메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은 와해됐지만, 화웨이에서 2020년 4분기 분사한 아너(Honor)는 1년여 만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포, 비보 등과 비슷한 점유율을 확보했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아너는 지난 1분기 자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오포를 근소한(2%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2분기 아너에 미국 특허 595건을 매각했다. 한국에 출원(신청)·등록했던 특허도 아너로 넘어갔다. 화웨이가 아너에 이전한 특허에는 삼성전자에서 사들였던 특허도 일부 포함돼있다. 또 화웨이는 자국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지난해 중국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 시장에서 화웨이는 출하량 기준 20% 후반, 매출 기준 20% 초중반 점유율을 기록했다. DSCC가 집계한 프리미엄 TV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퀀텀닷(QD) 필름을 적용한 'QLED'와, LCD에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광원을 적용한 미니 LED, 8K LCD TV,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을 말한다. 앞서 화웨이는 지난 2019년 스마트폰을 2억4000만대 출하하며, 2억9500만대를 출하했던 삼성전자를 5000만~6000만대 차이로 추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해 시작된 미국 정부 제재로 반도체 등 핵심부품과 소프트웨어 접근이 제한돼 스마트폰 사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미국 등의 5G 통신망에도 화웨이 장비는 배제됐다. 지난해 화웨이 매출은 전년비 29%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개선됐다. 화웨이는 2021년 연간보고서에서 지난해 등록 특허 기준으로 자사가 중국과 유럽에서 1위, 미국에서 5위라고 밝혔다.
2017~2021년 연도별 화웨이 실적. 2021년 매출은 전년비 29%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개선됐다. <자료=화웨이>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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