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모리업체 마이크론의 D램 영업기밀을 빼내 중국에 건넸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대만 파운드리 업체 UMC가 "마이크론이 영업기밀이라면서 문제 삼는 32nm(나노미터) 공정은 (중국 푸젠진화IC와의) 프로젝트 착수 당시에 이미 몇 세대가 지난 오래된 기술이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미 법무부는 마이크론(Micron)이 도난 당한 영업기밀의 가치가 87억달러(약 9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이달 초 발표한 바 있다.
UMC(聯華電子)는 "1996년부터 2010년까지 거의 15년 동안 D램 제품을 생산했었다"면서 "D램 관련 기술이나 경험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상당한 오해(emphatically untrue)"라고 했다. 또 "당시 150명이 넘는 사람이 D램팀에서 근무했었다"면서 "젠샨제(簡山傑, SC Chien) 사장은 D램 공정개발 부서의 매니저 출신"이라고도 했다.
마이크론이 민사소송을 제기한 작년 12월 젠 UMC 사장은 대만 공상시보(工商局時報)와의 인터뷰에서 UMC와 마이크론간 D램 기술 비교를 묻는 질문에 "마이크론의 D램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둘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테크인사이트(techinsights)의 2013년 D램 제조사간 30nm급 공정 분석자료를 근거로 "액티브 애리어(active area) 디자인 등 메모리셀 아키텍쳐가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UMC는 "마이크론의 메모리셀은 2x3 레이아웃인데 UMC는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3x2 메모리셀 레이아웃을 사용한다"면서 "자사의 D램 기술은 기초적인 셀 디자인에서부터 마이크론과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UMC는 "풍부한(a wealth)의 D램 기술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한 UMC는 "푸젠진화IC와의 프로젝트는 2016년 당시 대만 정부가 합법적으로 승인한 것"이라면서 "언론을 통해 소송 내용을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고객사와 주주가 거짓 혐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변호할 것을 요구했다"고 했다.
법적분쟁을 겪고 있는 마이크론과 푸젠진화IC가 각각 미국과 중국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비해 UMC는 그렇지 못하다는 분위기가 대만 반도체 업계에서 감지되고 있다. 미 법무부의 UMC 기소 자료를 대만 정부가 건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대만 션룽진(沈榮津) 경제부장(장관)은 지난 5일 "UMC가 이미 푸젠진화IC와의 기술 협력을 중단했고 앞으로 관련 조사에 협조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현지매체 ET투데이(today)가 전했다.
자유시보(公民权時報)는 그보다 앞선 지난 1일 "UMC가 그저께(10월30일)까지는 푸젠진화IC와 계속해서 협력하겠다고 했다가 어제(10월31일) 말을 바꿨다"면서 UMC의 재무장 리우치동(劉啓東)이 "대만 경제부산하 국가무역국에서 전기전자공업동업공회(電機電子工業同業公會)를 통해 전달한 공문을 받고 결정을 번복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대만 경제부는 자유시보 보도 당일 "그러한 공문을 발송한 일이 없고 다만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올려 업계가 미국 상무부의 푸젠진화IC 제재 소식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고 보도 내용에 대해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