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SK트리켐, 문제 개선해서 공급하라" 통보
SK트리켐 "공급물질 순도 문제...순도 높여 재공급 추진"
SK트리켐의 지르코늄(Zr)계 하이K 물질 품질 문제로 SK하이닉스가 이달 D램 웨이퍼 생산 공정에서 일부 차질이 빚어졌던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SK트리켐이 공급한 물질에 불순물이 섞여 있었던 것. 이로 인해 수 대의 SK하이닉스 관련 생산 장비가 일시 가동을 중단했다. SK하이닉스는 "즉각 클리닝 작업 등 조치를 취해 생산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장비 가동 중단 및 부품 교체 등 일부 피해에 대해서는 계약 내용에 따라 보상을 요구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SK트리켐 재료 조달을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K트리켐 측은 "문제가 된 일부 라인에 대해 재료조달이 축소됐고, 이달 말부터 개선된 품질의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K하이닉스에 공급한 물질의 순도에 문제가 있었고, 이로 인해 공정 내 특정장비의 압력이 증가해 (장비) 가동이 중단된 것"이라며 "동일 공정 내 다른 장비에 들어가는 물량은 지속적으로 공급 중"이라고 전했다.
SK트리켐이 공급하는 Zr계 하이K 물질은 프리커서 혹은 전구체(前驅體)라고도 불린다. 화학 반응으로 특정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용매 형태 물질을 의미한다. D램용 하이K 프리커서는 D램 핵심 요소인 커패시터 위에 원자층 단위로 얇게 증착된다. D램은 커패시터에 전하 저장 유무로 0과 1을 판별한다. 선폭이 좁아질수록 커패시터 간 간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전율이 높은 하이K 물질을 증착해야 한다. 즉, 하이K 물질은 D램 생산과 작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재료다.
SK트리켐의 Zr계 하이K 물질 공급 중단에 대한 단기적 반사이익은 경쟁사가 얻을 전망이다. 당장 유피케미칼과 엠케미칼(옛 메카로 화학사업부)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5대 5, 혹은 6(유피케미칼)대 4(엠케미칼) 정도로 물량을 나눠 가지게 될 것으로 관측했다.
SK트리켐은 SK그룹 내 소재 부문 계열사로 SK머티리얼즈가 일본 트리케미칼래버토리(TCLC)가 합작 투자해 설립한 기업이다. 2021년 SK머티리얼즈 지주부문이 (주)SK에 흡수합병되면서 현재는 (주)SK의 자회사다. 지분율은 (주)SK가 65%, TCLC가 35%씩이다.
SK트리켐은 2020년, 2021년 2년 동안 연매출 규모가 15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SK하이닉스로 공급 물량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2000억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디일렉=강승태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자부품 분야 전문미디어 디일렉》
저작권자 ©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디일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