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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실트론, 작년 매출 2.4조원 육박...불황 속 사상 최대 기록 썼다
SK실트론, 작년 매출 2.4조원 육박...불황 속 사상 최대 기록 썼다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3.03.16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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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대실적 전망…연매출 전년대비 20% 이상 증가
12인치 웨이퍼 가동률, 최근까지 95% 수준으로 견조
다만 올해 성장세는 불확실…고객사 감산 및 재고 여파
출하량 감소, 가격하락 압박 우려…"하반기 시황에 성과 달려"
국내 유일의 실리콘웨이퍼 제조업체 SK실트론이 지난해 연매출이 전년대비 20% 이상 급증했다. 2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이며, 연매출이 2조원을 넘는 것도 최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반도체 침체기 속에 거둔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고객사의 재고 수준이 최근 급증하면서, 올해 실적은 '물음표'라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은 지난해 연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최종 발표된 건 아니지만, 매출이 2조4000억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반도체용 웨이퍼 제조업체다. 웨이퍼는 반도체 제조에 핵심이 되는 원판 모양의 소재로,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일본 신에쓰와 섬코, 대만 글로벌웨이퍼스, 독일 실트로닉, SK실트론 5개 업체가 사실상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 SK실트론의 점유율은 3위 수준이다.  SK실트론의 실적은 반도체 수요 증가와 함께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최근 연 매출액은 연결기준 2018년 1조2018년 1조3462억원, 2019년 1조5429억원, 2020년 1조7006억원, 2021년 1조8496억원이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누적 1조782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2021년 전체 실적과도 맞먹는 수준을 나타냈다. 업계는 SK실트론의 지난해 연 매출이 2조3000억~2조4000억원 내외로 사상 첫 2조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한 침체 국면에 빠져들기는 했으나, 반도체 최후방산업에 속하는 웨이퍼 업계 특성상 전방산업의 변동에 따른 영향을 상대적으로 늦게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SK실트론의 주력 사업인 12인치(300mm) 실리콘 웨이퍼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95%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에 가까운 가동률을 보이던 상반기 대비 가동률이 다소 하락했으나 유관 산업인 파운드리, OSAT(외주반도체패키징테스트) 등의 가동률 하락세에 비해서는 견조한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주요 파운드리와 OSAT의 가동률이 각각 70%대, 50%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매출 상승 및 높은 수준의 가동률로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SK실트론의 최근 연간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2019년 3316억원, 2020년 2494억원, 2021년 2816억원이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은 4341억원으로 이미 전년 실적을 뛰어넘었다. 4분기 실적까지 고려하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5000억원은 가뿐히 넘어설 전망이다.
다만 올해에도 비슷한 성장세를 유지할 지는 '불확실성'이 많다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소자업체들이 지난해 말부터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적은 수량의 웨이퍼를 수급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통상 웨이퍼 공급은 4~5년 수준의 대규모 장기 계약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수급변동 폭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이번 반도체 침체기에는 반도체 소자업체들이 기존 범위를 넘어서는 감소폭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공장을 중심으로 올 상반기에도 메모리 팹 가동률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DS 부문 재고가 2021년 말 16조4551억원에서 지난해 말 29조576억원으로 76%가량 급증한 상황이다. 여기에 반도체 시황이 하반기에 좋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어긋나거나 지연되는 경우, 웨이퍼 업계도 출하량 감소나 가격하락 압박과 같은 악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 웨이퍼 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달 대만 경제일보는 "웨이퍼 시장에서 3년 만에 현물 가격 하락세가 시작되면서 글로벌웨이퍼스를 비롯한 대만 웨이퍼 업체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고객사의 재고가 넘쳐나 소진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 보도에 따르면 12인치 웨이퍼의 가격은 6인치·8인치 대비 안정적이나 고객사가 가격 인하를 요구해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계약 가격도 아직까지 변동은 없으나, 상반기 출하를 하반기로 미뤄달라는 고객사의 요청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쉬슈란 글로벌웨이퍼스 회장도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최근 열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하반기 고객 출하 모멘텀 회복에 회사의 연간 실적 성장 여부가 달려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반도체 시황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웨이퍼 업계도 가동률 및 출하량 감소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직접적인 내색은 하지 않지만, SK실트론 내부에서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비상대응체제 마련에 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일렉=장경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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