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반도체 장비사 31곳 지난해 실적 분석
반도체 업황 부진에 12개사는 전년대비 매출 감소
넥스틴, HPSP 등 일부 장비사들은 실적 고공행진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반도체 업황 부진 여파로 국내 주요 장비사들의 실적에 '적색등'이 켜졌다. 국내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 가운데 절반가량이 지난해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다. 반대로 혹독한 불황 속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낸 기업도 있다. 넥스틴은 작년 매출이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HPSP는 '꿈의 영업이익률'인 50%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0일 《디일렉》이 국내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 31곳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해봤다.
분석 결과 전년대비 매출이 감소한 업체는 12곳으로 나타났다. 원익IPS, 한미반도체, 테스, 에이피티씨, 유니셈 등이다. 원익IPS 등 반도체 장비사들은 지난해 매출 감소폭이 컸던 이유로 고객사의 주문 축소를 꼽았다.
매출 하락폭이 가장 큰 기업은 디바이스이엔지다. 디바이스이엔지의 매출은 전년대비 41.8% 감소했다. 에이피티씨(-20.6%), 원익IPS(-17.9%), 유니셈(-14.5%), 한미반도체(-12.2%) 등의 매출 감소폭도 컸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곳도 14곳에 달했다. 가장 크게 감소한 기업은 디바이스이엔지(-62.7%)였으며 에이피티씨(-42.7%), 뉴파워프라즈마(-42%), 원익IPS(-40.6%), 유니셈(-33.5%) 등이 뒤를 이었다.
2022년 반도체 장비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고객사의 주문 축소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주요 고객사들이 메모리 반도체 다운 사이클에 대비하기 위해 시설투자 축소에 나섰기 때문이다.
반도체 장비업계의 실적 둔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침체 장기화와 주요 고객사의 시설투자(CAEPX) 축소 예고 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전년대비 CAPEX를 각각 50%, 30%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니셈, 한미반도체, 오로스테크놀로지, 와이아이케이, AP시스템 등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크게 하락했다. 한 반도체장비회사 관계자는 “현재 고객사들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처 방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반도체 보릿고개' 속에서도 선방한 기업도 있었다. 고객사 다변화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에 성공한 업체들이다.
전년대비 가장 몸집을 큰 폭으로 키운 기업은 넥스틴이다. 넥스틴은 2022년 매출 1149억원, 영업이익 57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101.3%, 156.1%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9.2%에 달한다. 넥스틴은 반도체 검사장비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지난해 미국 정부의 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의 틈새를 잘 파고들면서 매출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HPSP의 성장세도 돋보인다. 지난해 9월 코스닥에 상장한 HPSP는 2022년 매출 1593억원, 영업이익 852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50% 돌파에 성공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73.7%, 99.4% 증가했다. 이외에도 라온테크, 케이씨, 엘오티베큠 등이 성장세를 보였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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