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비중 높은 기업들 하반기 고전
넥스틴, 주성엔지니어링은 실적↑
스마트폰, PC 등 전방산업 수요 부진으로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시설투자가 줄어들며 관련 후방산업계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고객사와 매출처 다변화에 따라 지난해 실적이 희비가 엇갈렸다. 상반기까지는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하반기부터 하락이 본격화됐다.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원익IPS, 유진테크, 에이피티씨, 오로스테크놀로지 등이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동'을 공시했다. 원익IPS를 비롯한 반도체 장비사들은 지난해 실적 감소폭이 컸던 이유로 고객사의 주문 감소를 꼽았다.
국내 장비사들의 대표적인 고객사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은 메모리 반도체 다운사이클에 대비하기 위해 시설투자 축소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전년 대비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웨이퍼 투입 조절에도 나섰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도 전년 대비 30% 이상 줄인다.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자 국내 장비사들의 실적도 영향을 받았다. 원익IPS의 2022년 실적은 매출 1조110억원, 영업이익 97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9%, 40.6% 감소했다. 원자층증착(ALD) 장비 등을 생산하는 유진테크의 2022년 실적은 매출 3106억원, 영업이익 53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3%, 27.4%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건식 식각 장비 기업 에이피티씨, 오버레이 장비 기업 오로스테크놀로지는 영향이 더 컸다. 에이피티씨의 실적은 매출 1413억원, 영업이익 30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0.5%, 42.7% 감소했으며, 오로스테크놀로지의 실적은 매출 354억원으로 전년대비 10.4% 감소했고, 영업손실 33억원을 기록해 상장 후 첫 적자전환을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사들의 보릿고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장비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고객사들의 주문 축소로 실적 감소가 시작됐다"며 "현재 공장 가동률은 30% 수준으로 고정비조차 부담스러운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현재 고객사들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처 방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신제품 연구‧개발(R&D), 고객사 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반도체 산업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지만, 모든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고객사 다변화를 성공해 전년 대비 100% 이상 매출 및 영업이익이 성장한 기업도 있다.
반도체 광학장비검사 기업 넥스틴의 2022년 매출은 1161억원, 영업이익은 58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각각 103.4%, 164.1%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50.1%에 달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성장세도 돋보인다. 2022년 매출 4380억원, 영업이익12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6.1%, 20.7%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넥스틴과 주성엔지니어링의 성장을 고객사 및 제조 장비 다변화를 통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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