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할 신형 갤럭시S10(가칭)에는 상하부 테두리가 전혀 없는 진정한 제로베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탑재될 전망이다.
화면 상단에 미세한 구멍 두 개를 뚫어 카메라 렌즈와 센서를 배치하는 형태다. 애플이 아이폰X 시리즈 등에 카메라와 페이스ID용 3D 센서 모듈을 배치하고자 M자형 노치 디자인을 적용한 것과는 차별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이 같은 상하부 제로베젤 디스플레이 적용을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패널에 다른 크기 구멍을 두 개 뚫어 전면 카메라 렌즈와 적외선(IR) 센서를 배치하는 것이 골자다. 조도·근접 센서와 발광다이오드(LED) 상태표시등은 디스플레이 아래에 적용된다.
이 기술을 삼성디스플레이 내부에선 'HIAA(Hole in Active Area)'라고 이름지었다. 증착과 박막봉지(TFE:Thin Film Encapsulation) 공정 사이에 레이저 식각(에칭) 혹은 레이저 드릴링(Drilling)이라 부르는 '구멍뚫기' 작업을 거친다. 구멍을 뚫는데 쓰이는 소스원은 다이오드펌핑고체레이저(DPSS)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작업을 위해 에스에프에이(SFA) 및 필옵틱스+원익IPS 조합 레이저 식각 장비를 활용할 계획이다(관련기사 삼성디스플레이, 베젤리스 OLED 장비 조달처 다변화).
이미 외신 등을 통해 '피어싱 디스플레이'라는 이름으로 이 같은 정보가 일부 공개된 바 있으나 구체 내역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하부 제로베젤 디스플레이가 갤럭시S10에 적용되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구멍이 뚫리지 않은 영역은 통신사 로고와 안테나 감도, 배터리 용량, 시계 등이 표시될 수 있다. 전체 화면으로 동영상 등을 볼 때는 구멍이 뚫린 상단부에 검은 배경이 들어가는 식으로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이 기술은 아직 완전하게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다. 구멍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 전체를 디스플레이 화소로 채우는 것은 고난도 작업이다. 삼성은 이 때문에 플랜B도 마련했다. 화면 상단 좌측 혹은 우측 귀퉁이를 'L'자 형태로 파내고 여기에 전면 카메라와 각종 센서류를 적용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로베젤 디스플레이는 폴더블보다 더 많이 판매할 수 있는 솔루션이고 중국 업체도 쉽게 따라오기 어렵다"면서 "애플도 차기 아이폰에 제로베젤 디스플레이로 차별화를 꾀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