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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면 무조건?"... 美나스닥 상장 빈패스트 주가 이상급등
"전기차면 무조건?"... 美나스닥 상장 빈패스트 주가 이상급등
  • 한주엽 기자
  • 승인 2023.08.29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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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글로벌 자동차 업계 3위로 껑충
베트남 빈패스트의 EV SUV VF8
베트남 빈패스트의 EV SUV VF8
주식 시장에선 때론 상식 밖 일이 벌어진다. 지난 8월 15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베트남 빈그룹 자회사 빈패스트 얘기다. 이 회사는 전기차(EV) 전문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삼성SDI 배터리를 주로 쓰기 때문에 국내서도 빈패스트 행보에 관심이 많다.  빈패스트 주식은 상장 후 거래 시작 가격이 22달러였다. 열흘 남짓한 거래일 동안 주가는 급등에 급등을 거듭했다.  28일(현지시각)에도 빈패스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75% 이상 급상승한 82.35달러로 '최고가'를 찍으며 장을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빈패스트 시총은 1586억달러(한화 약 210조원). 로이터는 베트남 빈패스트보다 시총이 높은 자동차 기업은 테슬라와 일본 도요타 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의 모회사인 스텔란티스 시총을 합친 것 보다 빈패스트 시총이 높다. 28일 종가 기준 현대자동차 시총은 40조원이 채 안 된다. 중국에서 가장 큰 전기차 업체 BYD 보다 빈패스트 시총이 두 배 이상 높다.  월가 투자가들은 빈패스트 가치가 상당한 수준으로 과대 평가됐다고 경고했다. 경고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낮은 거래 주식 숫자다. 나스닥에 상장된 빈패스트 거래 가능 주식 수는 130만여주다. 전체 주식의 1%도 채 안되는 수치. 나머지 99% 이상을 팜 넛 브엉 빈패스트 설립자이자 빈그룹 회장 회장이 갖고 있다.  CNN은 "극히 적은 주식만 거래 중이어서 가격 변동이 매우 심할 수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니콜라스 콜라스 데이타트렉리서치 공동설립자의 말을 인용해 "약 130만주 정도의 작은 주식 숫자는 오르든 내리든 큰 움직임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투자전문지 바론스는 "내부자(빈그룹 회장)는 아직 주식을 팔 수 없지만 거래가 된다면(의무보유 기간이 끝났을 때) 가격을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의무보유 기간은 향후 6개월에서 1년 내에 끝이 난다.
둘째, 재무 건전성 측면이다. 2023년 1분기 말 기준 빈패스트가 보유한 현금 자산은 1억5800만달러에 불과하다. 반면에 총 부채는 26억달러에 달한다. 2017년 설립된 빈패스트의 누적 손실은 60억달러에 육박한다. 디아시안인베스터는 투자전문 미디어 씨킹알파에 "빈패스트 현금보유고가 매우 제한된 수준이기 때문에 생산을 늘리는 시점에는 추가 현금 조달을 해야할 것"이라면서 "이는 '희석'을 의미한다"고 적었다. 대부분 EV 업체가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미국 루시드는 올해 초 사우디 국부펀드에서 18억달러 등 총 30억달러 자금을 추가 유치했다. 중국 EV회사 샤오펑(小鵬, Xpeng)은 폭스바겐으로부터 7억달러 투자금을 조달했다.  셋째, 출고 차량의 낮은 완성도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모토트렌드는 빈패스트의 프리미엄급 EV SUV인 VF8에 대해 "프로토타입을 운전해봤다"고 혹평했다. 모토트렌드는 "준비되지 않은 차량이 이미 고객에게 배달되고 있다"면서 "이 차량의 열쇠를 전달할 때 (회사가) 고객 눈을 쳐다보는 것이 부끄러울 것"이라고 썼다.  또 다른 자동차 매체 카앤드라이버도 "VF8을 몰아보니 자동차 생산이 어렵다는 게 증명됐다"고 했다. SL인베스트먼트는 이 같은 빈패스트에 대한 미국 내 다양한 부정 반응을 언급하면서 "빈패스트 주식은 비합리적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면서 "불확실한 생산일정, 저조한 판매량, 열악한 재무 상태와 낮은 수익성에도 불구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에 비해 주가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올해 빈패스트의 EV 판매 목표치는 4~5만대다. 지난해에는 7400대를 팔았다. 테슬라의 올해 EV 판매 목표는 180만대다. 빈패스트는 판매 촉진을 위해 소비자 직판 체제의 테슬라와는 달리 딜러 유통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빈패스트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40억달러 규모의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에선 연간 15만대 EV를 생산할 수 있다. 현재 보유 중인 빈패스트 동남아 생산 시설에선 연간 30만대 EV 생산이 가능하다.  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빈패스트는 작년 말부터 북미로 약 3000대 차량을 배송했으나 지난 6월까지 미국에 등록된 빈패스트 EV는 137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디일렉=한주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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