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담당한 핵심 임원이 미국 포드로 자리를 옮겼다. 포드는 SK온과 배터리 합작사인 블루오벌SK를 운용 중이다.
블루오벌SK 공장이 들어설 미국 테네시에는 배터리 연구‧개발(R&D)을 위한 별도의 파일럿 라인과 시설이 마련된다. 업계에서는 포드가 자체 배터리 개발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최고 배터리 엔지니어(Chief Battery Engineer:CBE)로 김성훈 전 삼성SDI 상무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포드는 주요 사업부 내에 별도의 리더 역할을 하는 임원을 배치해왔다. 머스탱 브랜드, 신사업 개발을 담당하는 포드 넥스트, 간판 모델인 F-시리즈와 익스플로러의 디자인 등이 대표적이다. 배터리만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임원이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성훈 신임 CBE는 삼성SDI에서 중대형 배터리 개발과 생산 라인 구축을 맡아왔다. 2017년 임원으로 승진한 이후 중대형전지사업부 선행공법연구그룹장, 소형전지사업부 제조혁신센터 개발라인혁신그룹장, 제조혁신센터 개발 담당임원을 거쳤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공법 개발, 이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역할을 맡았다고 보면 된다.
예컨대 삼성SDI는 최신 젠(Gen)5 배터리부터 양극, 분리막, 음극 등 배터리 소재를 계단처럼 층층이 쌓는 '스태킹(Stacking)' 기술을 접목한 바 있다. 기존에는 배터리 소재를 엮어서 돌돌 마는 와인딩(Winding) 방식으로 생산했다. 최근에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소재의 탭(Tab)을 만들기 위한 노칭(Notching) 장비와 하나로 연결한 인-라인(In-Line) 개념의 공법을 신규로 적용했다.
포드는 김성훈 CBE에게 블루오벌SK가 생산하고 있는 배터리를 대상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수율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역할을 맡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 플랫폼의 변화도 예상된다. 현재 포드는 파우치형 배터리를 이용해 전기차를 주로 생산한다.
업계에서는 포드가 각형 배터리를 전기차에 탑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주로 각형 배터리를 만드는 중국 CATL과 협력해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한 바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가 전기차용으로 생산하던 제품도 각형 배터리다.
포드의 자체 배터리 개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SK온에 배터리 기술 관련 정보 공유를 요구한 전력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를 통해 전기차용 배터리 기술 유출 관련 법안을 문의한 바 있다. 현재 국내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배터리 배터리 관련 기술은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하이니켈 양극재 등이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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