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3월 NPE '로드스타'에 美반도체 특허 151건 이전
삼성전자는 6월 삼성D 자회사에 美특허 96건 배타실시권 부여
"로드스타 특허공격 대비한 삼성전자 대응 차원 조치" 풀이
美정부 주도 반도체 공급망 재편 속 특허분쟁 관심사로 부상
미국 마이크론발 특허분쟁이 닥칠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3월 미국 반도체 특허 151건을 특허관리전문업체(NPE)에 이전했다. 지난 6월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 NPE 자회사에 미국 반도체 특허 96건에 대한 배타실시권을 부여한 것은 마이크론의 이같은 행보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란 풀이가 나온다. 마이크론이 NPE에 반도체 특허를 대량 이전한 것도,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 자회사에 반도체 특허 배타실시권을 부여한 것도 이례적이다. 미국 정부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속 마이크론이 대형 특허분쟁 불씨를 지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 3월23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특허 151건을 특허관리전문업체 '로드스타 라이선싱 그룹'(Lodestar Licensing Group)에 이전했다. 로드스타 라이선싱 그룹 대표는 스티븐 스테거(Steven Steger) 변호사다. 스테거 변호사가 운영하는 '스테거 IP'(Steger IP) 주력 사업은 특허 라이선스 등 수익화다.
마이크론이 로드스타에 이전한 특허는 낸드와 메모리 등 반도체 기술이다. 마이크론이 지난 2020년 이후 이처럼 많은 특허를 한번에 이전한 사례는 없었다. 로드스타가 특허를 이전받은 것도 이번 마이크론과의 거래가 처음이다.
이로부터 석 달 뒤인 6월21일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 자회사 IKT(Intellectual Keystone Technology)에 핀펫과 메모리 등 미국 반도체 특허 96건에 대한 배타실시권을 부여한 것도 마이크론 행보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배타실시권은 특허침해소송까지 진행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한다. IKT가 최대주주인 삼성디스플레이(41.9%)와 삼성SDI(41.0%) 등으로부터 디스플레이와 태양전지 특허를 이전받은 사례는 있지만, 이번처럼 삼성전자로부터 반도체 특허 배타실시권을 부여받은 적은 없었다.
이 때문에 마이크론 반도체 특허 151건을 확보한 로드스타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를 경고했을 것이란 추정이 업계에서 나온다.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모두 반도체 제조사여서, NPE를 통해 특허분쟁을 진행하는 편이 간편하다. 제조사가 직접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면 상대로부터 또다른 특허침해소송을 받을 수 있지만, NPE를 통해 분쟁을 제기하면 상대로부터 침해소송을 당할 가능성은 없어지고 무효심판과 비침해주장 등으로 대응하면 된다. 메모리 업체인 SK하이닉스도 마이크론발 특허분쟁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이 NPE에 특허를 대량 이전한 것에 대해, 최근 미국 정부 주도의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 재편 속에 미국 반도체 업계가 특허권 행사로 또 다른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라는 풀이도 나온다. 전세계에서 특허 제도와 관련 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도 특허 제도는 자국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춰왔다. 마이크론 또는 로드스타가 미국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을 상대로 특허공격을 진행하면 마이크론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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