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 지난 9월 실리콘코어와 특허 36건 사용계약 체결
마이크로 LED 가상 프로덕션, '블루스크린' 크로마키보다 간편
서울반도체, 자체 마이크로 LED 기술과 시너지 효과 검토 전망
서울반도체가 미국 실리콘코어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특허사용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로 LED를 사용하는 가상 프로덕션(Virtual Production) 사업 강화가 계약 목적으로 추정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반도체는 지난 9월 실리콘코어테크놀러지(SiliconCore Technology)와 미국 특허 36건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서울반도체는 실리콘코어의 마이크로 LED 특허 36건을 사용할 수 있다. 독점 계약은 아니다. 해당 특허는 실리콘코어는 물론 다른 업체도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실리콘코어는 가상 프로덕션과 실외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마이크로 LED를 개발 중인 업체다. 지난 4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방송장비전시회 NAB 쇼에서 실리콘코어는 가상 프로덕션용 1.9mm 확장현실(XR) LED를 전시한 바 있다.
마이크로 LED 칩을 빽빽하게 형성한 마이크로 LED 모듈을 벽과 바닥에 설치해 초고화질 화면을 구현하면 사용자는 실제 현장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로 현실과 가까운 가상배경을 제공하면서 카메라로 촬영하면 사실적 영상 제작이 가능하다. 블루·그린 스크린을 활용하는 기존 크로마키 방식은 촬영 후 영상 후처리(포스트 프로세싱) 작업이 필요한데, 마이크로 LED 가상 프로덕션을 사용하면 영상 후처리 작업을 생략할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강점이 있는 일본 소니도 마이크로 LED 가상 프로덕션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다. 소니는 홈페이지를 통해 "마이크로 LED 가상 프로덕션에서는 컴퓨터 그래픽(CG)으로 만든 가상배경을 보여주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가 피사체·연기자 뒤로 펼쳐지고, 피사체 움직임에 따라 카메라가 이동방향을 추적하여 마치 현장에서 촬영한 것처럼 사실적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반도체가 실리콘코어와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도 가상 프로덕션 마이크로 LED에서 기회를 모색해보려는 의도 때문으로 추정된다. 서울반도체는 아직 가상 프로덕션 마이크로 LED 매출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반도체는 지난 5월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디스플레이 위크에 참가해 자체 마이크로 LED 기술 '와이캅 픽셀'을 전시했다. 당시 서울반도체는 "와이캅 픽셀은 적(R)녹(G)청(B) 마이크로 LED 칩을 수직으로 쌓아올린 제품"이라며 "와이캅 픽셀은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외에도 가상 프로덕션, 차량 디스플레이 등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정부가 무기물 디스플레이를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육성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마이크로 LED 공급망 확보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2020년 LG이노텍이 LED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LED 시장을 중화권 업체가 장악하면서, 국내에는 마이크로 LED 공급망이 부족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샘플 제작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반도체는 올해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KDIA)에 가입했다. KDIA 신규임원에 선임된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는 지난 3월 KDIA 정기총회에서 "30년간 광반도체 개발에 집중했다"며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에 기여하길 소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서울반도체는 올해도 연결기준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지만 IT 제품과 TV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지난해(334억원 영업손실)에 이어 올해도 90억원 수준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잠정)은 76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7% 감소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자동차전장·ICT부품 분야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