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비중 50% 이상 목표
필옵틱스가 배터리 사업 비중을 키운다. 캐시카우였던 디스플레이 사업의 투자 감소로 인한 여파를 줄이기 위해서다.
23일 필옵틱스는 내년 배터리 장비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디스플레이 업황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기준으로 디스플레이 장비 비중은 전체 매출(2797억원)의 90.7%에 달했다. 배터리 장비는 3.1%에 불과했다. 그러나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의 투자가 줄어들면서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3분기까지 매출(454억원)에서 디스플레이 장비 비중이 37.4%로 줄었다. 대신 배터리 장비 비중이 34.4%로 급증했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업황이 꺾이고 주거래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가 지연되면서 수주 감소가 올해까지 영향을 끼쳤다"라며 "내년 배터리 사업 비중은 50% 이상으로 예상되며 삼성SDI가 새로운 배터리 공정을 개발하고 있어서 설비가 들어가면 3~4년 동안 꾸준히 매출이 나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장비는 중대형용 노칭(Notching)과 어셈블리 두 가지다. 노칭은 삼성SDI와 공동 개발했다. 레이저를 활용해 양극과 음극 소재를 자르는 방식이다. 롤투롤(R2R:Roll to Roll) 과정에서 이루어지며 적외선(IR) 파장의 파이버(Fiber) 레이저가 쓰인다. 어셈블리 장비는 삼성SDI가 활용하는 각형 배터리 조립용이다. 금속 캔(Can)에 셀(Cell)을 넣은 다음 뚜껑을 용접할 때 사용된다.
배터리 사업을 대비해 연구·개발(R&D) 인력도 대거 포진시켰다. 9월에는 사업부문 총괄 사장에 김광일 전 삼성SDI 생산기술센터 센터장(전무)을 신규 내정했다. 고정비 부담이 있더라도 내년까지 내부 직원의 숙련도를 높인 상황에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광학기술을 바탕으로 3D 검사기, 필름 라미네이터 등 신규 장비 시장에도 진출한다. 3D 검사기는 디스플레이보다는 반도체 장비 시장을 노렸다.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법인도 세웠다. 엣지 디스플레이 생산용 필름 라미네이터는 톱텍이 장악하고 있으나 관련 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하려 했다는 의혹으로 수주가 거의 없다. 이 자리를 두고 필옵틱스를 포함해 에스에프에이, AP시스템, 세메스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A3 라인에 대거 OLED 레이저 응용 장비를 공급하면서 매출이 급성장했지만 투자 감소로 타격이 클 것"이라며 "다른 디스플레이 장비도 공동으로 개발했거나 경쟁사가 많아 배터리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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