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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안정’, LG는 ‘변화…2024년 사장단 인사 살펴보니
삼성은 ‘안정’, LG는 ‘변화…2024년 사장단 인사 살펴보니
  • 윤상호 기자
  • 승인 2023.11.2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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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예년 대비 조기 인사…한종희·경계현 체제 유지
LG그룹, 권영수 부회장 퇴진…구광모 회장 친정체제 강화
양대그룹 사법리스크 대응 위한 인사폭 조정 관측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왼쪽)과 구광모 LG 회장(사진 오른쪽)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왼쪽)과 구광모 LG 회장(사진 오른쪽)
삼성과 LG가 2024년 사장단 인사를 진행했다. 두 그룹 모두 주력 계열사인 삼성·LG전자 CEO 체제는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나머지 계열사 인사기조는 엇갈린다. 삼성그룹은 변화를 최소화하는 '안정'을 택한 반면 LG그룹은 에너지솔루션, 디스플레이 CEO를 교체하는 '변화'에 좀 더 방점을 뒀다. 28일 삼성그룹과 LG그룹은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각각 시행 중이거나 완료했다.

◆ 삼성은 '안정', LG는 '변화'

삼성그룹은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후 개별 기업 단위로 인사를 발표한다. 삼성전자가 지난 27일 첫 테이프를 끊었다. 사장 승진 2명 위촉 업무 변경 3명 등 총 5명 규모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대표와 경계현 대표 체제를 유지했다. 한 대표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을 내려놨다. 경 대표는 삼성종합기술원(SAIT) 원장을 겸임한다. 용석우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 VD사업부 부사업부장과 김원경 DX부문 경영지원실 글로벌대외협력(GPA: Global Public Affairs)팀장을 사장으로 올렸다. 각각 VD사업부장과 GPA실장을 맡는다. 또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했다. 전영현 삼성SDI 이사회 의장이 수장이다. 2009년 ‘신사업추진단’과 유사하다. 삼성전자는 “삼성그룹의 10년 후 패러다임을 전환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정현호 부회장이 주도하는 사업전략태스크포스(TF)는 그대로다. LG그룹은 22일부터 24일 3일에 걸쳐 2024년 정기인사를 실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대표(부회장)가 사임했다. LG 권봉석 대표(부회장)와 LG화학 신학철 대표(부회장)는 유임했다. 3인 부회장 체제에서 2인 부회장 체제로 축소했다.  구광모 LG 회장은 2018년부터 LG를 이끌었다. 그동안 권영수 전 부회장이 러닝메이트 역할을 했다. 권 전 부회장은 LG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로 구 회장이 구상한 LG의 신사업 초석을 놓았다. 권 전 부회장의 퇴진으로 고 구본무 선대 회장 시절 부회장이 된 인물은 전부 회사를 떠났다. 구 회장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권봉석 부회장은 LG전자 대표 시절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했다. 2022년 임원인사를 통해 부회장으로 승진 LG COO를 수행 중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2018년 12월 구 회장이 처음 영입한 외부 CEO다. 조주완 LG전자 대표를 비롯 구 회장이 선임한 인물로 LG 수뇌부와 계열사 수장을 재편했다.

◆ 사법리스크 영향도 감안

삼성의 인사폭이 예상보다 작은 건 사법리스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재용 회장은 2017년부터 국정농단 및 불법승계 의혹 등으로' 서초행'이 잦다. 이 때문에 그간 인사와 조직개편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2016년 정기인사까지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첫째 주에 사장단 인사를 가졌다. 2017년 정기인사부터는 달랐다. 들쭉날쭉했다. 이 회장이 자리에 있을 때와 없을 때를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17년 정기인사를 2017년 5월 시행했다. 2018년 정기인사는 2017년 11월에 했다. 권오현·윤부근·신종균 대표가 물러나고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대표 체제를 꾸렸다. 2019년 정기인사는 2018년 12월로 복귀했지만 2020년 정기인사는 2020년 1월로 다시 밀렸다. 2021년과 2022년 정기인사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2022년 정기인사를 통해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대표가 떠나고 한종희·경계현 대표 체제로 구축했다. 2023년 정기인사는 당초보다 1주일 가량 앞당겼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상당폭의 교체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결국 삼성의 선택은 '안정'이었다. 내년 상반기 이 회장의 편법승계 의혹 재판 1심 결과를 앞두고, 주요 계열사 CEO를 그대로 유지해 안정적 경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번 인사에 대해 삼성전자는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지속 성장이 가능한 기반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평가했다. LG그룹 인사도 사법 리스크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정'보다는 구광모 회장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선택을 했다. 구 회장은 고 구본무 선대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 및 장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그리고 차녀 구연수씨와 대립 중이다. 구 회장은 고 구 선대 회장의 양자다. LG는 그동안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했다. 구 회장은 고 구 선대 회장의 장남 자격으로 LG 지분 11.28% 중 8.76%를 상속받았다. 구연경 대표와 구연수씨는 각각 2.01%와 0.51%의 지분을 가졌다. 김 여사 몫은 없었다. 구 회장은 ‘고 구 선대 회장의 유지에 따라 상속이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다른 가족은 ‘법정 비율로 상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재판이 본격화했다. 지난 9월30일 기준 LG의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특수관계법인 지분율은 41.70%다. 재판 결과와 특수관계인이 어느 쪽을 지지하는지에 따라 판세가 복잡해질 수 있다.

◆ 세대교체 인사도 있었다

한편 세대교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삼성전자는 용 신임 사장은 1970년생이다. 삼성전자 1970년대생 사장은 이번이 최초다. LG이노텍 대표로 임명된 문혁수 부회장도 1970년생이다. 권 전 부회장 대신 LG에너지솔루션 대표로 일할 김동명 사장은 1969년생이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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