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2014년 시작한 프로젝트 타이탄 취소
기술 개발 한계·담당자 교체 등 영향 미쳐
결국 취소다. 애플카 개발 얘기다. 지난 2014년 개발을 시작한 지 10년 만이다. 아이폰에 이어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로 게임체인저를 꿈꾸던 애플로서는 체면을 구기게 됐다. 잦은 프로젝트 담당자 교체, 애플카 출시일 지연 루머 등 전조는 많았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10년간 공들인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 개발을 포기한다고 보도했다. 애플카 개발 연구 조직을 해산할 예정이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약 2000여명의 직원에게 이를 알렸다는 소식이다. 해당 직원들은 인공부서(AI) 등 타부서로 이동되나 몇몇 직원은 해고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애플카는 자동차 시장의 판도 변화를 이끌 핵심 프로젝트다. 아이폰이 휴대폰 시장을 통째로 바꿨듯이, 애플카가 나오게 되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일대 변화를 겪을 것이란 시장 기대도 높았다.
이런 기대는 지난 2014년 애플이 애플카 개발을 위해 ‘프로젝트 타이탄’을 추진한다고 했을 때부터 본격화했다. 당시 프로젝트 타이탄은 2025년 ‘자율주행 자동차’ 출시가 목표였다.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는 운전자가 필요 없는 레벨 5이다.
그러나 프로젝트 타이탄은 지난 수년간 계속 목표가 수정됐다. 애플은 기술 및 법적제약에 의해 자율주행 레벨을 5에서 4로, 다시 2로 눈높이를 낮춰왔다. 레벨2 자율주행 시스템은 특정 조건과 구간 내에서 자동차의 조향과 가감속을 차량과 운전자가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것이다.
프로젝트의 담당자도 잦은 교체가 이뤄졌다. 애플의 제품 디자인 담당이자 첫 프로젝트 담당자는 내부 문제로 인해 자리를 떠났다. 이후 은퇴했던 애플 임원과 애플워치를 담당했던 케빈 린치, 테슬라 전 임원이었던 더그 필드 등 시스템 개발 수석 엔지니어링, 배터리 시스템 그룹의 엔지니어링 매니저들이 연달아 자리를 맡았으나 오래 버티지 못했다. 이런 과정에서 출시일은 2025년에서 2026년으로 1년 지연됐다.
지난달에도 프로젝트 담당자이던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퇴사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해당 담당자가 퇴사하며 출시일도 2026년에서 2028년으로 다시 한차례 연기됐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애플카 개발 취소가 사실상 현실화되면서, 애플카 관련 부품 및 소재 공급을 기대했던 업계도 한숨을 쉬게 됐다. 애플카 수혜주로 꼽히던 차량용 카메라모듈, 라이다, 전장용 디스플레이 등에서 더이상 기대할 게 없어졌기 때문이다. 배터리 분야도 마찬가지다. 애플카에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돼왔다. 애플은 LFP 배터리 공급을 위해 중국 배터리 기업들과 논의한 바 있다. 2021년 중국의 BYD, CATL 등과 공급협상을 했으나 현지 배터리 공장 설립, 담당 대응팀 구성 등을 요구해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애플카 출시 취소 이후 애플은 AI 쪽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AI가 스마트폰 시장을 비롯해 주요 산업의 변화를 이끌 키워드로 떠오르는 데 따른 전략 수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디일렉=이민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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