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2차전지 기업 등 관심
관계회사 한송네오텍 매각도 진행
국내 1세대 디자인하우스 알파홀딩스가 네 번째 주인 찾기에 나섰다. 최대주주인 알파에쿼티파트너스가 경영권 지분 매각을 공식화했다.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알파홀딩스의 주식 거래 재개도 기대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알파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 1분기 기준 알파홀딩스 지분 6.71%를 보유 중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디자인 솔루션 파트너(DSP) 기업이 매물로 나온 만큼, 반도체 사업에 신규 진출하고 싶은 기업이나 인력 흡수를 노리는 디자인하우스 기업들이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 "최대주주 경영권 지분 매각 추진"
31일 알파홀딩스는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 경영권 지분 매각 추진 계획을 밝혔다. 회사 측은 "최대주주인 알파에쿼티파트너스가 소유한 보통주 268만781주(지분율 6.71%)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최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율이 낮은 만큼 신주발행도 계획돼 있다. 회사 측은 "신주 발행 규모는 추후 잠재 인수자와 협의 후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개 매각 주간사는 삼일회계법인이다. 6개월 내 매각이 목표다.
지난해 알파홀딩스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784억원, 영업이익은 3억원 수준이다. 주요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가온칩스와 세미파이브보다도 매출액이 많다. 가온칩스와 세미파이브는 지난해 각각 636억원, 708억원 매출(연결기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장에서 평가하는 밸류는 상대적으로 낮다. 현재 알파홀딩스의 시가총액은 377억원가량으로, 가온칩스의 시가총액(9420억원)의 25분의 1에 불과하다. 증권업계에서는 최대주주 변경 이후 알파홀딩스의 주식 거래가 재개되면, 회사 가치가 수천억원 수준으로 재평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경영권 지분 매각 배경은?
현재 알파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알파에쿼티파트너스로, 알파에쿼티는 다시 넥스에너지글로벌이 94.1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경영권 지분 매각에는 알파홀딩스 거래 재개 지연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알파홀딩스는 주식 거래가 정지된 지난해 4월 10일 이후, 거래 재개를 위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개선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나, 거래 재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최대주주는 공개 매각 의사를 밝혔다. 회계 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현재 6.71% 수준인데,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주주가 현재 밸류인 377억보다 몇 배 수준의 금액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사모펀드와 국내 2차전지 기업 등이 지분 인수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별개로 알파홀딩스는 관계회사 한송네오텍의 지분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알파홀딩스는 한송네오텍의 최대주주로 지난 1분기 기준 24.45%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이 매각 주간사로 알파홀딩스가 보유 중인 한송네오텍 지분 매각을 대외적으로 타진 중이다.
◆ 세번째 경영권 매각
알파홀딩스는 국내 1세대 디자인하우스다. 2002년 삼성전자 출신 김기환 전 대표가 설립한 알파칩스가 모태다. 당시 알파칩스는 정보통신부로부터 디자인하우스로 지정받았다. 이듬해 삼성전자의 공식 디자인 하우스로 인정받아 주문형반도체(ASIC) 사업을 통해 성장했다. 이후 삼성전자 파트너사로 사업을 펼치며 201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그러다가 창업자인 김기환 전 대표는 알파크래프트에 2014년 경영권을 매각했다. 알파크래프트는 사모펀드 카무르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가 만든 특수목적회사다. 알파크래프트는 2016년 바이오 전문기업 프리미어바이오에 회사를 팔았다. 프리미어바이오(프리미어바이오는 지난해 알파에쿼티파트너스로 사명 변경)에 인수된 알파칩스는 사업다각화를 위해 회사 이름을 알파홀딩스로 변경했다.
김종인 현재 알파홀딩스 대표는 지난 2019년 알파홀딩스가 플러스칩을 인수하면서 합류했다. 김종인 대표는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뒤에도 회사에 남아, 사업을 이끌어 갈 예정이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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