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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인사이트] 사피엔반도체, 내년 매출 200억 원 목표, BEP 넘긴다
[Y인사이트] 사피엔반도체, 내년 매출 200억 원 목표, BEP 넘긴다
  • 정일규 프로
  • 승인 2024.08.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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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사피엔반도체 대표[사진=김예림프로]
이명희 사피엔반도체 대표[사진=김예림프로]
“연내 3건의 추가 계약 예상, 마이크로 LED용 DDI 시장 선점하겠다” 사피엔반도체가 내년 매출 200억 원을 달성, 손익분기점(BEP)을 넘긴다는 목표다. 사피엔반도체는 디스플레이 구동 반도체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Fabless) 업체다. 지난 2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사피엔반도체는 HP에서 분사한 애질런트(Agilent)를 거쳐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DDI개발팀장, 현대오트론 자동차용반도체센터장, UNIST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등을 거친 이명희 대표가 2017년 8월 창업했다. 사피엔반도체의 주력 제품은 AR 스마트 글라스에 들어가는 마이크로 LED용 DDI(Display Driver IC)다. 이명희 대표는 “사피엔반도체가 강점으로 삼고 있는 분야는 AR 스마트 글라스용 CMOS 백플레인 분야인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양산용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메이저 빅테크 회사들이 AR 스마트 글라스에 마이크로 LED를 적용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실제로 글로벌하게 다양한 기업들과의 개발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6월과 7월에 80억 원 이상의 AR 스마트 글라스용 CMOS 백플레인 개발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내에 3건의 계약을 추가로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발 계약은 보통 1년 후 양산을 통한 제품 매출으로 이어진다. 이 대표는 “그동안 개발한 제품이 내년에 양산으로 이어지면, 매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2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피엔반도체 이명희 대표를 만나 사피엔반도체의 기술과 미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사피엔반도체은 언제 설립하셨습니까?

“2017년 8월 29일에 설립했는데 실제 운영을 시작한 것은 2018년 4월부터입니다.”

- 미리 회사를 만들어 놓으신 거네요?

“정부 과제나 여러 가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1년 정도 회사의 사업경력이 필요합니다.”

- 그런 것을 감안해서 창업을 하셨군요?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후, HP(휴렛패커드)에 입사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HP가 컴퓨터 사업에 더 집중하기로 하면서 컴퓨터 사업부와 다른 부서들을 분리하게 됐습니다. 원래 HP는 계측기 장비로 시작한 회사잖아요. 그래서 애질런트(Agilent Technology)라는 회사가 분사되면서 저는 애질런트에 편입되었습니다. 그곳에서는 주로 광통신 쪽에서 일했습니다.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고속 인터넷의 백본 역할을 하는, 하이스피드 광통신 소자를 개발하는 팀에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05년 삼성전자로 가서 시스템LSI사업부에서 DDI 개발팀장을 맡아 2012년까지 하다가 현대오트론의 창립멤버로 합류해서 약 1년 정도 자동차용 반도체센터장으로 일했습니다. 이후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당시 울산과학기술원에서 교수 창업을 장려하기도 했고 삼성전자에서 DDI 개발팀장을 하면서 DDI 시장을 유망하게 봤기에 기회가 있겠다 싶어서 창업한 것입니다.” * DDI(Display Driver IC) :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집적 회로. DDI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각 픽셀을 제어하여 화면에 이미지나 영상을 출력하는 데 필요한 전기 신호를 생성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 교수님들이 창업하면 돌아갈 곳이 있어서 열심히 안 한다는 얘기들도 많던데 대표님은 이렇게 코스닥상장까지 오셨습니다.

“회사를 키워보기 위해서 교수직은 그만두고 회사에 집중하는 길을 택하게 됐습니다. 사실 교수를 겸임하는 예도 있지만, 회사 일이라는 것이 만만치 않습니다. 단순히 어떤 기술 기여를 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CEO로서 회사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100% 시간을 투입해도 모자랄 정도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두 가지를 다 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된다고 판단해서 회사에 전념하기로 했습니다.”

- 사피엔반도체라는 사명은 무슨 뜻으로 지으신 겁니까?

“호모 사피엔스라는 책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고, 거기서 사명을 따왔습니다. 영장류 중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인류는 오직 호모 사피엔스밖에 없잖아요. 호모 사피엔스는 특별히 육체적으로 우월해서가 아니라, 언어를 통한 집단지성과 협력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남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요. 그래서 그런 집단지성과 생존력을 회사의 철학으로 삼고 싶어서 사피엔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습니다.”

-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간단하게 설명해 주십시오.

“사피엔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 특히 디스플레이 구동 반도체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Fabless) 업체입니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매우 광범위한데, 저희는 그중에서도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반도체를 다루고 있습니다.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은 주로 LCD와 OLED 기술이 주도하고 있는데, 이 분야는 이미 큰 회사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서 저희가 진입할 기회가 많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경영 철학에 따라 기술이 진화하는 것에 주목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마이크로 LED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마이크로 LED가 앞으로 중요한 디스플레이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해서, 저희는 특허와 같은 IP(Intellectual Property)를 앞서 확보하면 대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 기존의 LCD나 OLED 분야의 DDI를 하는 회사로 LX세미콘, 원익디투아이, 대만의 노바텍, 그리고 중국에도 많은 회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회사들은 LCD나 OLED 쪽이었는데 사피엔반도체는 마이크로 LED 분야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것이죠?

“네, 맞습니다. 저희는 마이크로 LED와 미니 LED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여기에 저희 IP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혹시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메모리 인사이드 픽셀(Memory inside Pixel)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LCD나 OLED와 마이크로 LED는 픽셀 드라이빙 방식이 다릅니다. 기존의 LCD나 OLED는 아날로그 구동 방식으로, 커패시터(Capacitor)에 아날로그값을 저장하고 그 전압의 크기에 따라 밝기를 조절합니다. 하지만 LED는 PWM(Pulse Width Modulation) 구동 방식, 즉 디지털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 방식은 켜져 있는 시간과 꺼져 있는 시간의 차이로 밝기를 조절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아날로그 커패시터 대신 디지털 회로를 사용합니다. 쉽게 말해, 커패시터는 D램 방식, 즉 다이내믹 메모리 방식이고, 저희가 사용하는 것은 S램 방식, 즉 스태틱 메모리 방식입니다. D램은 지속적으로 리프레시를 해줘야 하지만, S램은 한 번 전원이 켜지면 계속해서 유지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S램을 사용하는 디지털 구동 방식에 착안했고, PWM 방식과 메모리, 그리고 구동 전류에 민감한 LED의 특성을 고려해 정전류를 생성해서 구동해주는 기술, 이렇게 세 가지 요소를 가지고 특허 출원을 했습니다. 현재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가 150건 정도 되는데 그중에서 50건 정도가 픽셀 구동 회로와 관련된 특허입니다.”

-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LCD 같은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빛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뒤에 백라이트를 붙이고 전압을 가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액정이 움직이면서 빛을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하잖아요?

“그렇습니다. 이때 밝기를 조절하는 방법을 펄스 앰플리튜드 모듈레이션(PAM ; Pulse Amplitude Modulation) 방식이라 하는데 앰플리튜드로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LED는 조금 다릅니다. 앰플리튜드를 조정하면 구동 전류가 변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컬러가 변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LED를 구동할 때는 특정 전류를 고정시키고, 온/오프 타임을 조절해서 밝기를 조절합니다.”

- 그러면 OLED는 어떤 방식인가요?

“OLED는 전류 구동 방식인데, 여기에도 PAM 방식을 사용합니다. 즉, 앰플리튜드를 조정해서 전류로 바꾸고, 그 전류로 밝기를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LED는 고정된 전류를 사용하고, 온/오프 타임을 통해 밝기를 조절하는 PWM(Pulse Width Modulation) 방식을 사용합니다.”

- 그러니까 같은 DDI라도 LCD, OLED와 LED의 구동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네요?

“맞습니다. LCD와 OLED는 거의 비슷하게 PAM 방식을 쓰고 있고, LED는 PWM 방식을 쓰는 차이가 있습니다.”

- 회사의 매출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저희는 대부분의 제품을 고객 맞춤형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NRE(Non-Recurring Engineering ; 비반복성 엔지니어링 비용 또는 일회성 개발 비용)라고 하는 개발비 매출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이 양산에 들어가게 되면, 그때부터는 본격적인 제품 매출이 발생하게 됩니다. 마이크로 LED 산업이 초기 단계에 있어서, 지금은 주로 NRE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데 보통 1년 정도 지나면, 그때부터는 제품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 그동안의 매출과 관련된 자료를 보면 미니 LED 백라이트용 DDI 관련 매출이 있고, 마이크로 LED용 기판 매출도 있는데 세부적으로 설명하면 어떻게 됩니까?

“지금 LCD나 OLED와 직접 경쟁하지 않으면서 마이크로 LED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애플리케이션이 LCD 백라이트의 로컬 디밍입니다. 하이엔드급의 로컬 디밍에는 마이크로 LED가 1만 개 이상 들어가는데 이렇게 하면 OLED와 거의 유사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현재 LCD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 업체에서 수요가 있고, 특히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기존의 LCD에 로컬 디밍 백라이트를 적용하여 고급화하는 추세가 있습니다. 저희는 이미 프랑스 고객사와 함께 자동차용과 소비자용 디스플레이에 적용 가능한 제품의 개발을 완료했으며, 올 하반기부터는 파일럿 양산 수주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다음 저희가 강점으로 삼고 있는 분야는 AR 스마트 글라스용 CMOS 백플레인 분야인데 현재 저희가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양산용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앞으로 상당히 큰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러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만, 저희가 만나본 대부분의 메이저 빅테크 회사들은 AR 스마트 글라스에 마이크로 LED를 적용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이렉트 뷰 디스플레이라는 분야가 있는데, OLED TV처럼 RGB LED를 사용하여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분야입니다. 옥외용 사이니지와 같이 LCD나 OLED를 사용할 수 없는 곳에서는 미니 LED나 마이크로 LED가 다이렉트 뷰 디스플레이의 형태로 이미 적용되고 있습니다.”

- 그러면 지금 매출이 가장 많은 곳은 백라이트 쪽입니까?

“현재는 초기 단계라서 어느 쪽이 더 많다고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BLU(Backlight Unit)나 사이니지 같은 대형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주로 8인치 공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픽셀 사이즈가 충분히 크고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8인치 공정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매출은 클 수 있지만, 이익은 적죠. 반면, AR 스마트 글라스 같은 분야에서는 소비 전력과 폼팩터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22나노나 28나노 공정을 사용해 제품을 더 작고 효율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AR 스마트 글라스가 최근에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 조만간 물량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익 면에서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상장하실 때 올해 매출 목표를 얼마로 설정했습니까?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자료에는 155억 원 정도 되는데요, 사실 조금 모자랄 것으로 예상합니다. 올해 두 건의 개발 계약을 체결했는데 예상보다 일정이 지연되었습니다. 원래는 6월쯤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하나는 계획대로 진행됐지만, 다른 하나는 7월 중순에야 완료되었습니다.”

- 7월 22일 39억 원 상당의 계약을 공시하셨고 6월 27일에는 44억 원 계약을 공시하셨네요. 합치서 80억 원 정도인데 또 있습니까?

“네, 앞으로 3건 정도 추가로 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개발해서 양산에 들어가는 프로세스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 올해 매출은 주로 어느 분야에서 나옵니까?

“앞서 말씀드린 개발 계약 건은 AR 스마트 글라스 분야의 메이저 업체들과 맺은 계약으로 여기서 주로 매출이 발생할 것 같습니다.”

- 두 건은 CMOS 백플레인 제품을 개발해 주는 것인데 앞으로 계약할 것들은 어떤 제품입니까?

“한 건은 AR 스마트 글라스용 CMOS 백플레인 제품이고, 또 하나는 차량용 AR HUD(Head Up Display), 그리고 다른 하나는 투명 디스플레이용 제품입니다.”

- 내년은 어떻습니까?

“내년도 조금 비슷한 상황인데, 글로벌 기업과 계약을 진행하다 보니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로 간의 협상이 길어지기도 하고, 저희가 통제할 수 없는 고객사의 의사결정 과정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는 일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는 한 달이면 될 것으로 예상했던 일이 두 달이나 석 달이 걸리는 식입니다. 이런 이유로 매출이 지연되고 있지만, 계약이 아예 진행되지 않는 것은 아니고, 단지 일정이 조금씩 늦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계획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약 155억 원의 매출을 계획하셨는데 내년에는 어느 정도 가능할까요?

“조금씩 지연되는 상황이 있겠지만, 내년에 저희가 기대하고 있는 양산 물량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적어도 BEP 정도는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 150억 원 정도 해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습니까?

“저희가 생각했을 때 200억 원 이상은 해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올해 진행하던 것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마이크로 LED 구동 CMOS 백플레인 제품이라는 것은 백플레인 위에 LED를 놓는 겁니까?

“올레도스(OLEDOS)에서는 증착하는 방식이 사용되지만, 마이크로 LED는 조금 다릅니다. 마이크로 LED는 CMOS 백플레인과 LED라는 두 반도체를 이종 접합하는 기술을 사용합니다. 하이브리드 웨이퍼 본딩이라고 표현하죠.
이 기술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이나 CMOS 이미지 센서 같은 분야에서 이미 웨이퍼 본딩 기술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른 점은, 기존의 기술들은 모두 실리콘 기반인데,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에서는 순수 실리콘과 저희가 컴파운드 세미컨덕터(Compound Semiconductor ; 복합 반도체)라고 부르는 재료를 접합해야 한다는 점인데, 그래서 접합 기술이 필요합니다.”

- 그러면 CMOS 백플레인 제품에 DDI도 같이 들어갑니까?

“그렇습니다. 싱글칩에 모든 구동 기능들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 그러면 몇 나노로 만듭니까?

“말씀드린 것처럼 28나노 또는 22나노를 주로 하는데 최근에는 고객들이 22나노 공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22나노 공정을 갖고 있는 파운드리는 어디어디가 있습니까?

“글로벌 파운드리가 보유하고 있고 28나노 공정의 경우 삼성전자, TSMC 등 메이저 탑 5에 들어가는 업체들이 저희 파운드리 파트너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희가 직접 결정하기보다는, 고객이 어떤 공정을 사용할지를 결정한 후, 그 공정을 사용해 개발해달라고 요청하는 형식입니다.”

- 올레도스의 경우, 하이닉스나 삼성전자 같은 회사에서 백플레인 LSI를 설계하고, 이를 파운드리에 맡겨 생산한 후 디스플레이에 보내어 증착하고, 컬러 필터를 올리는 등 작업이 매우 복잡하던데요, 마이크로 LED의 경우, 사피엔반도체에서는 백플레인만 공급하면 모든 작업이 완료되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저희는 웨이퍼 상태 그대로 공급합니다. 일반적인 반도체 회사들은 웨이퍼를 제작한 후 잘라서 패키징하고 테스트를 거쳐 보내지만, 저희는 파운드리에서 받아서 웨이퍼 상태 그대로 고객에게 전달합니다. 표면이 평탄화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웨이퍼를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죠. 대부분 고객은 자체적으로 공정 프로세스를 보유하고 있어서 웨이퍼에 LED를 올리고 본딩한 후, 테스트를 진행하게 됩니다.”

- 그러면 개당 단가는 꽤 비싸겠군요?

“칩 사이즈에 의해서 결정됩니다만, 웨이퍼 단가도 있고 레이어도 많이 쓰고 있어서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 22나노 공정에서 작업하면 잘랐을 때 백플레인이 몇 개 나옵니까?

“모델이 여러 개가 있어서 단정 지어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해상도에 따라 로우엔드, 미드엔드, 하이엔드 모델이 있습니다. 해상도가 높은 모델은 픽셀 사이즈가 커서 한 웨이퍼에서 나오는 수량이 적고, 해상도가 낮은 모델은 더 많은 수량이 나옵니다. 현재 저해상도 모델에서는 VGA급 해상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이크로 LED의 경우, 레드 컬러 구현이 어려워서 각 색상을 따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로 인해 한 쌍의 안경에 저희 제품이 6개 정도 들어가며, 단가가 높아집니다. 한 웨이퍼에서 생산할 수 있는 다이 개수를 계산해보면, 약 500개 미만입니다.”

- 미니 LED BLU용 DDI라든지 사이니지용 DDI라든지 이런 것들도 물론 주요 매출이 되겠지만, 결국 기대하시는 분야는 마이크로 LED 분야죠?

“대형 디스플레이 쪽에서는 중국의 경쟁사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단가 싸움이 치열합니다. 이쪽이 물량은 많지만, 이익률은 다소 낮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AR 분야는 저희 회사에 강점이 있으며, 이 시장은 안경 완제품 기준으로 천만 대에서 1억 대까지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이 부분이 앞으로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마이크로 LED 구동용 CMOS 백플레인 분야에 경쟁사들이 좀 있습니까?

“아직까지는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수준으로 따라오는 곳은 없습니다.”

- 기술적인 장벽이 있다고 보십니까?

“픽셀 사이즈를 상당히 줄여야 하고, 다양한 알고리즘과 화질 처리 방식 등을 집적화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진입이 쉽지 않고요, 그래서 저희가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시장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다른 회사들이 이 시장을 아직 멀었다고 판단해 진입하지 않는 것도 있을 겁니다. 사실 예전에 이 시장에 두 개의 회사가 있었는데, 하나는 대만의 제스퍼 디스플레이(Jasper Display Corp. ; JDC)였고, 다른 하나는 미국의 컴파운드 포토닉스(Compound Photonics)였습니다. 제스퍼 디스플레이는 작년에 구글이 랙시움(Raxium)이라는 LED 회사를 통해 패키지로 인수했습니다.”

- 얼마에 인수했습니까?

“랙시움이라는 회사와 통합해서 10억 달러에 인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컴파운드 포토닉스는 스냅(Snap Inc.)이라는 미국 회사가 인수했습니다. 그런데 구글은 사업 철수를 선언했고 스냅도 별다른 진척 상황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최근 AMS-오스람도 마이크로 LED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는 등 마이크로 LED 분야의 진척이 더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피엔반도체가 사업을 너무 빨리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런 우려가 있었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확실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빅테크 회사들의 로드맵이 명확하게 설정되었는데, 마이크로 LED로 전환하는 것으로 방향이 잡혀가고 있습니다. 현재는 RGB를 한 웨이퍼에서 동시에 만들려다 보면 레드 컬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문제가 있어서, 각각의 색상을 따로 만들어 조립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으로 이미 양산이 진행 중이죠. 현재 양산되고 있는 마이크로 LED 엔진을 조사해 보면, 유일하게 양산을 진행하고 있는 회사가 중국에 있고, 저희는 그 회사를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입니다. 당분간은 RGB가 분리된 3개 패널을 사용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겠지만, 기술이 더 발전하면 RGB를 한 웨이퍼에서 모두 구현하는 풀 컬러 방식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6월과 7월에 계약한 회사가 유럽과 중국인데 어느 회사입니까?

“NDA가 체결되어있어서 밝힐 수가 없습니다만, 빅테크 기업과 연결이 되어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런 회사들이 현재로서는 양산에서 가장 앞선 기업들이기 때문에 세트 업체들이 여기서 구매해서 쓸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앞으로 체결 예정인 계약이 세 건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느 나라 기업들입니까?

“하나는 국내 대기업이고 차량용 제품을 개발하는 계약입니다.”

- 그것도 30~40억 원 정도 수준으로 개발하시는 것입니까?

“저희가 정부 과제로 작업한 것이 있기 때문에 협력 기반으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저희가 먼저 개발하고 그다음에 납품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투명 디스플레이도 국내 기업입니까?

“네. 국내 기업이고 광고용 투명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것 같습니다.”

- 나머지 하나는 어느 나라, 어떤 것입니까?

“북미에 있는 기업이고 AR 기기용입니다.”

- 올해 5개 정도의 개발 매출이 나오고 어떤 시점이 되면 양산 매출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고객사에서 관련 프로젝트를 접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고객사들이 사활을 걸고 있어서 프로젝트를 접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작년과 재작년만 해도 마이크로 LED가 정말로 상용화될지에 대한 논란이 많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주로 기술 개발에 투자가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양산을 위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마이크로 LED의 상용화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었습니다. 특히, 애플이 애플 워치에 마이크로 LED를 적용하려다가 계획을 취소한 것은 오히려 저희에게 긍정적인 뉴스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마이크로 LED를 꼭 써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OLED도 충분히 좋은 성능을 제공하고, 굳이 마이크로 LED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마이크로 LED가 몇 개 들어가지도 않고 해상도가 낮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빅테크 회사들이 기술개발에는 능하지만, 기본적으로 제조가 업의 본질은 아닙니다. A사의 경우에도 수천 명의 전문가가 있지만, 아직도 한국에 있는 업체로부터 디스플레이를 공급받고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측면에서 그들이 전략적으로 디스플레이 공급망을 구축하는 결정은 다소 늦었지만 올바른 판단이라고 봅니다. 제가 빅테크 업체들을 만나보면 오히려 AR에 상당히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AR 글라스가 AI 글라스라고 불리기 시작하며, 실시간 통역이나 인식 기능 등이 추가되어 이 시장에서 큰 모멘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회사들이 이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지만, 그들은 직접 개발하기보다는 한국이나 동남아시아의 업체들과 협력하여 서플라이 체인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 애플의 비전 프로를 보면 소니의 올레도스가 들어가 있습니다. AR 글라스는 어떻습니까?

“밝기와 폼 팩터를 고려했을 때 마이크로 LED가 더 유리합니다.”

- 올레도스 대비 레도스가 되면 어떤 면에서 좋아집니까?

“OLED의 경우, 밝기를 높이면 수명이 크게 줄어드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 LED를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마이크로 LED는 폼 팩터를 작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으며, 디지털 구동 방식이라 여러 면에서 유리합니다. 반면, OLED는 아날로그 구동 방식이기 때문에 전압이 높아지는 등의 단점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 마이크로 LED 채택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안경 프레임을 유지하면서도 AI 글라스로 소개되는 제품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 마이크로 LED는 몇 마이크로 정도 되어야 합니까?

“현재 고객들이 요구하고 있는 크기는 픽셀 피치가 2.5마이크로입니다. 그 이상이 되면 경쟁력이 없죠.”

- 그렇게 작은 마이크로 LED를 실리콘 기판 위에 올리려면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습니까?

“현재처럼 3패널로 가면 큰 어려움이 없이 양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그러면 어떤 공정이 어렵습니까?

“마이크로 LED를 전사하고 검사하는 기술은 모두 확보가 되어 있습니다. 단지 수율을 안정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현재 채택되고 있는 것은 VGA급 해상도의 비교적 낮은 해상도를 가진 제품들입니다. 이는 수율을 높이기 위한 초기 단계로, 이후에는 해상도가 VGA의 약 2배 정도인 VGA2, 그리고 VGA의 4배인 VGA4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처럼 해상도에 따라 로우엔드, 미드엔드, 하이엔드로 나뉠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엔드로 갈수록 수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로우엔드 쪽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율이 확보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한국에도 여러 디스플레이 회사들이 있고, 삼성의 카운터파트였던 회사도 이제야 올레도스에 뛰어들겠다고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대표님 말씀대로 마이크로 LE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소형뿐만 아니라 조금 더 큰 인치대로 확장된다면, OLED는 기술적으로 위기인 것 아닌가요?

“비전 프로 같은 VR에 들어가려면 3K, 4K 해상도가 필요한데 마이크로 LED로 이를 구현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제 생각에, 그런 수준에 도달하려면 앞으로 10년 정도는 더 걸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올레도스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VR 기기는 앞이 가려져 있어 그렇게 밝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존의 올레도스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더 적절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AR의 경우는 휘도가 중요하고 기구적인 설계 문제도 있고 해서 마이크로 LED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요즘 주목하는 회사들은 안경 렌즈를 만드는 회사들입니다. 만약 도수가 있는 안경을 쓰는 사람들이 스마트 글라스를 사용하려면, 도수가 있는 안경에 웨이브 가이드를 접목해야 하는데, 이 기술이 상당한 하이테크 기술입니다. 요즘은 스마트 글라스를 주문할 때, 자신의 안경 도수를 제공하면 그에 맞게 렌즈가 제작되어 공급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안경 렌즈를 만드는 회사들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비즈니스를 전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내년에는 BEP를 맞추는 것이 목표라고 하셨는데 올해도 매출 100억 원 이상은 하겠죠?

“세 자리 숫자를 맞춰보려고 끝까지 노력할 생각입니다.”

 대담 : 한주엽 전문기자
 정리 : 손영준 에디터
 촬영 편집 : 정일규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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