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슘머트리얼즈코리아(현재 머크, 이하 버)가 일본 트리케미칼래버토리(트리케미칼)를 상대로 제기한 '하프늄 프리커서' 특허 관련 심결취소 소송에서 패소했다. 특허심판원 판결에 이어 두 번째 패소다. 업계에서는 버슘이 대법원 상고를 시도할지, 트리케미칼과의 합의를 선택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버슘은 지난 2023년 9월 제기한 하프늄 프리커서 특허 관련 심결취소 소송에서 최근 패소 판결을 받았다. 버슘이 심결취소 소송을 제기한 특허는 트리케미칼의 ' 하프늄계 화합물, 하프늄계 박막형성재료 및 하프늄계박막형성방법'(등록번호 1367827호) 특허의 청구항 4~20항이다.
버슘은 2022년 특허심판원에 무효심판을 청구했지만, 2023년 7월 기각된 바 있다. 버슘은 이에 불복하고, 2023년 9월 특허법원에 심결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번달 22일 패소 판결을 받은 것이다. 버슘은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해당 특허는 지난 2006년 트리케미칼과 솔브레인홀딩스가 함께 출원해 2014년 등록됐다. 이 특허의 권리자는 트리케미칼과 솔브레인홀딩스이다. 다만, 솔브레인홀딩스의 경우 특허실시권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특허무효심판에는 SK트리켐이 참가인 자격으로 참여한 바 있다. 특허무효심판에는 이해관계가 있을 때 참가인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하프늄 프리커서는 D램 커패시터나 메탈게이트 끝에 절연막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하이케이(High-K, 고유전율) 재료다. 종전에는 지르코늄(Zr) 계열의 프리커서가 많이 사용됐으나, 최근 하프늄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 하프늄 프리커서 시장은 아데카코리아와 SK트리켐이 양분하고 있다. 아데카코리아는 삼성전자에, SK트리켐은 SK하이닉스에 공급한다. 이 시장 구조를 깨기 위해 버슘이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하프늄 프리커서 시장은 아데카코리아, SK트리켐 양강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데카코리아는 지난 1분기 한국 3공장 신설에 나서기도 했다. 3공장에서는 하프늄 전구체 '아데카 오르셀라(ADEKA ORCERA)'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버슘이 이번 판결에 따라 대법원 상고보다는 트리케미칼과의 합의 또는 특허 만료 후 생산을 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의 경우 법리적인 잘잘못을 따지는 경향이 강하다"며 "특허법원의 판결이 대법원 판결에서 뒤집히는 경우는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특허의 경우 2026년 하반기 만료 예정인데, 버슘 외에도 국내 소재 기업이 특허 만료 후 하프늄 프리커서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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