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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인사이트] 미코, 차세대 연료전지 사업으로 뜰까
[Y인사이트] 미코, 차세대 연료전지 사업으로 뜰까
  • 신일범 프로
  • 승인 2024.09.05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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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상장 목표...상장 전 기업 가치 2배 커질 것
하태형 미코파워 대표[사진=김예림 프로]
미코파워는 2008년부터 자체 기술로 SOFC((Solid Oxide Fuel Cell ;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개발을 시작해 단전지, 스택, 시스템 등 전주기 공정기술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SOFC 제조사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SOFC 원천기술을 개발, 보유한 기업은 미국의 블룸 에너지(Bloom Energy), 일본의 교세라(Kyocera), 영국의 세레스 파워(Ceres Power), 이탈리아의 솔리드 파워(Solid Power)와 미코파워 등 단 다섯 곳이다. 연료전지를 활용한 발전은 탄소와 환경규제 물질 배출을 줄일 뿐 아니라 다른 재생에너지원보다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로봇, AI(인공지능)와 같은 첨단 산업이 부상하면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함에 따라 탄소중립을 위한 최적 에너지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태형 미코파워 대표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SOFC 제품으로 관련 산업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11월 중에 평택공장 착공 등으로 현재 건물용 SOFC를 넘어 발전용 시장까지 공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에너지원의 대안으로 꼽히는 수소시장에서 2030년 글로벌 No.1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코파워는 또한 수전해 시장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수전해 시장은 연료전지 시장의 10배에서 20배 규모로, 향후 한국의 효자 수출 상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 대표는 언급했다. 미코파워는 2026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 대표는 “지금 진행 중인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면, 2026년 상장 전에 Pre-IPO를 통해 추가로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자리잡게 되는 2026년 상장할 즈음에는 기업가치가 2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미코파워의 하태형 대표님을 모셨습니다. 우선 회사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희 미코파워는 순수 국산 기술로 수소 연료전지를 제작하는 기업입니다. 많은 분이 연료전지라는 이름에서 ‘전지’라는 단어를 보고 배터리와 혼동하시곤 합니다. 원래 ‘퓨얼 셀(Fuel Cell)’이라는 영어 단어를 일본에서 ‘연료전지’로 번역하면서 생긴 오해입니다. 사실, 연료전지는 수소를 전기로 바꾸는 핵심 장치입니다. 우리가 수소 시대라는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수소가 청정에너지원으로 많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수소는 전기로 변환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수소를 전기로 바꾸기 위해 꼭 필요한 장치가 바로 연료전지입니다. 연료전지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모빌리티용 연료전지로, 수소 자동차와 같은 이동 수단에 사용됩니다. 현대차의 넥소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모빌리티용 연료전지는 필요할 때만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발전 효율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두 번째는 발전용 연료전지입니다. 저희 미코파워에서 만드는 연료전지가 바로 이 유형에 속합니다. 이 연료전지는 매우 높은 온도에서 구동되기 때문에 한 번 발전을 시작하면 끌 수가 없습니다. 물론 껐다 켤 수는 있지만, 그러면 시스템에 심한 손상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하루 24시간, 1년 365일 계속 발전을 해야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발전 효율이 매우 높아, 현재 모든 발전 방식 중에서 가장 효율이 높은 방식으로 꼽힙니다. 정리하자면, 연료전지는 모빌리티용과 발전용으로 나뉘는데, 모빌리티용은 현대차를 비롯한 여러 기업에서 하지만, 발전용 연료전지는 기술적인 난이도가 매우 높아 전 세계적으로도 몇몇 기업만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코파워는 발전용 연료전지를 순수 국산 기술로 개발하여 양산 체제에 돌입한 국내 유일의 기업입니다.”

- 기체 상태의 수소를 연료전지에 주입하나요?

“이렇게 설명해 드리면 이해하기 쉬우실 겁니다. 원래 물에 전기를 넣으면 물이 수소와 산소로 나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는데, 이를 ‘수전해’라고 부릅니다. 연료전지는 이와 반대로 작동합니다.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가 만나고, 여기에 강한 열을 가하면 화학 반응이 일어나면서 전기가 생성되고 물이 나옵니다. 이게 바로 연료전지의 기본 원리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수소를 어떻게 얻느냐입니다. 수소는 가장 가벼운 기체이기 때문에 대기 중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냥 날아가 버리죠. 그래서 수소를 얻기 위해서는 물에서 수소를 추출하거나, 자연 상태에서 탄소와 결합한 형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분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석탄, 석유, LNG 가스 같은 모든 동력원에는 수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LNG는 탄소(C)와 수소(H)가 결합된 상태인데, 연료전지는 고온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이 결합을 깨고 수소를 분리해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분리한 수소를 연료전지에 넣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순수한 수소를 바로 연료전지에 넣어도 작동합니다. 그러나 그 수소를 어떻게 얻느냐는 별도의 문제입니다. 수소를 얻는 다양한 방식과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연료전지에 주입되는 연료는 기본적으로 수소지만, 꼭 순수한 수소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LNG, 암모니아, 바이오가스 등 수소를 포함한 다양한 연료를 사용해도 연료전지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 그러면 물을 집어넣어도 가능합니까?

“물은 연료전지에 바로 사용할 수는 없지만, 이와 관련된 중요한 개념이 있습니다. 수소를 넣으면 전기가 나오는 것을 연료전지라고 하는데, 반대로 전기를 넣어서 수소를 만드는 과정을 ‘수전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두 과정 모두 연료전지의 핵심 장치인 ‘스택’을 통해 이루어져요. 사실, 연료전지보다 수전해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훨씬 더 큰 시장입니다. 연료전지의 또 다른 응용 분야로, 수전해 시장이 한국의 효자 수출 상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 미코파워의 기술은 수소를 포함한 물질로 전기를 만들 수 있는 장치를 제조하는 기술이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정확히 말씀드리면 수소 발전기, 즉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장치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 그러면 수소를 어느 정도 넣으면 어느 정도의 전기가 생기는지 다 정해져 있습니까?

“그것을 발전 효율이라고 부르는데요, 저희가 만드는 연료전지는 발전 효율이 약 65% 정도 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발전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는데, 이 열 에너지까지 모두 합치면 전체 효율이 거의 95%에 이릅니다. 즉,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는 매우 효율적인 발전 방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참고로, LNG 터빈을 사용한 발전 방식은 효율이 상당히 낮습니다. 발전 효율만 보면 약 3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또, 이런 발전소는 주로 해안가에 위치하는데, 그 이유는 석탄이나 LNG 같은 대규모 연료를 배로 운반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안가에서 발전한 전기를 송배전 과정을 통해 필요한 곳으로 보내는데, 이 과정에서 저항으로 인해 에너지 손실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셈이죠. 반면에, 저희 연료전지 발전 방식은 ‘분산전원’이라고 해서, 전기가 필요한 곳에서 바로 전기를 생산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그런 면에서 매우 친환경적인 발전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러면 용량별로 제품 라인업이 따로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연료전지의 용량은 다양하게 나눌 수 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연료전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리자면,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건물용 연료전지이고, 다른 하나는 발전용 연료전지입니다. 건물용 연료전지는 말 그대로 건물 안에서 전기를 만들어 그 건물에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발전용 연료전지는 야산이나 사람이 없는 넓은 땅에 설치되어 대규모로 전기를 생산한 후, 한전의 그리드 망에 연결해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정부의 규제도 다릅니다. 건물용 연료전지는 사람이 사는 공간에 설치되기 때문에 안전 기준이나 인증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KS 인증도 받아야 하고, 소방청 인증, 가스안전공사 인증 등 아주 많은 규제가 있습니다. 반면, 발전용 연료전지는 사람이 없는 지역에 설치되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의 용량을 설치할 수 있고,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는 건물용과 발전용 연료전지로 구분된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연료전지 제품군은 용량에 따라 2kW, 8kW, 24kW, 150kW로 나뉩니다. 처음에는 2kW짜리 건물용 연료전지를 만들었고, 이후 8kW짜리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지금은 150kW짜리 발전용 연료전지를 개발 중이며, 올해 10월에 시범 가동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150kW짜리 연료전지는 24kW 시스템을 7대 병렬로 연결해 구성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2kW, 8kW, 24kW, 150kW의 네 가지 제품이 개발 중이거나 완성 단계에 있다고 정리해 드릴 수 있겠습니다.”

- 연료전지는 어떻게 생겼습니까?

“모양은 모두 사각형의 냉장고와 비슷한 형태로 생겼습니다. 2kW짜리 제품은 소형 냉장고 정도의 크기이고, 8kW짜리 제품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냉장고 정도의 크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현재 열심히 개발 중인 150kW짜리 제품은 컨테이너 박스 하나 정도의 크기입니다.”

- 2kW짜리, 8kW짜리 연료전지를 도입해서 쓰는 곳들이 있습니까?

“건물용 연료전지라고 말씀드렸잖아요. 많은 분이 잘 모르실 수도 있는데, 서울시에서는 새로운 건축물에 대해 연료전기 관련 규정을 두고 있는데요, 새로 짓는 빌딩은 전체 전력 사용량의 최소 5%를 연료전지로 충당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건축 허가를 받을 수 없습니다.”

- 언제부터 그렇게 했습니까?

“몇 년 정도 됐습니다.” 신축 건물에는 무조건 들어가야 하는군요? “그렇습니다. 오래된 빌딩에는 안 들어가지만, 새로 짓는 신규 건물에는 일정 규모의 연료전지가 설치되어야 합니다.”

- 보통 지하실에 있습니까?

“지하실이나 옥상에 연료전지가 주로 설치되는데, 특히 지하실에 많이 배치되는 편입니다. 요즘 서울시가 추진 중인 중요한 계획 중 하나가 비상전원에 관한 것입니다. 비상전원은 말 그대로, 정전 등 비상 상황에서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 장치입니다. 대부분의 빌딩에는 비상전원 장치가 설치되어 있겠지만, 실제로 조사해보면 많은 경우에 고장이 나 있거나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비상전원이 워낙 오랜 시간 사용되지 않으니까 고장이 나는 것이죠. 이런 이유로, 정작 비상 상황에서 전원이 공급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서울시의 아이디어는 연료전지를 평소에도 계속 작동시켜서, 비상시에도 바로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연료전지는 24시간 동안 계속 작동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빌딩의 전력 일부를 공급하고,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연료전지에서 생성된 전력을 비상전원으로 즉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 전환을 0.6초 이내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현재 추진 중에 있습니다. 다만, 현재 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소방법과 건축 관련 규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 방식이 채택된다면, 연료전지는 비상전원으로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 현재 공급되어서 사용 중인 사례가 있습니까?

“말씀드린 대로 지금 상당히 많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올해 저희 매출 목표는 200억 원 정도입니다.”

- 작년에는 83억 원 정도 하셨습니다.

“그런데 올해 200억 원은 안 될 것 같고 약 150~160억 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 그 매출이 다 연료전지를 공급해서 나온 것인가요?

“전부 다 2kW짜리, 8kW짜리를 공급한 결과입니다.”

- 그렇군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가장 중요한 테마 중 하나가 바로 연료전지입니다. 왜냐하면, AI가 활성화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게 되는데, 특히 데이터센터가 그 중심 역할을 합니다.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데 지금 계속 생겨나고 있잖아요. 문제는 이 전력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입니다. 현재 한전의 전력망은 이미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석탄 발전은 환경 문제로 점차 축소되고 있고, 원전도 여러 문제가 있어 전력 공급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정부가 ‘분산 전원법’이라는 것을 발표했는데, 그 핵심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자체적으로 생산하라는 것입니다. 즉, 데이터센터가 자가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남는 전기는 한전이 매입해주는 방식으로 운영하라는 것입니다. 대신, 자가발전에 대해서는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데이터센터는 전력을 어떻게 생산해야 할까요? 대부분 데이터센터는 내륙에 위치하고 있는데 보셔서 아시겠지만, 태양광 발전 설비를 지붕에 설치해 놓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나오는 전기는 정말 조족지혈이고요, 그렇다고 풍력을 달겠습니까? 결국,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방법은 연료전지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연료전지는 LNG만 있으면 어디서든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을 책임질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그래서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테마주 중의 하나가 연료전지라고 이해하시면 정확할 것 같습니다.”

- 회사 설립하신 지 4년 된 겁니까?

“2021년 1월 1일부로 분사를 했으니까 4년 차입니다.”

- 연료전지에 대한 연구개발은 미코에 있을 때부터 하셨던 거죠?

“2008년부터 연료전지 개발을 시작했으며, 2019년 5월에 첫 2kW급 제품을 만들어냈으니까 11년이 걸린 셈입니다. 이 제품은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SOFC)로, 매우 높은 기술적 난이도를 요구하는 분야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양산에 들어간 기업은 현재 5곳에 불과합니다. 첫 번째로 미국의 블룸 에너지(Bloom Energy), 두 번째로 일본의 교세라(Kyocera), 세 번째로 영국의 세레스 파워(Ceres Power), 네 번째로 독일과 이탈리아의 솔리드 파워(Solid Power)가 있으며, 마지막으로 한국의 미코파워가 있습니다. SK는 미국의 블룸 에너지의 기술을 가져와서 만들고 있으며, 두산은 영국의 세레스 파워 기술을 도입하여 열심히 개발 중입니다. 순수 국산 기술로 연료전지를 개발한 곳은 저희 미코파워밖에 없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대기업들조차도 연료전지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그룹, 포스코, LG 등 대기업들이 이 분야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한 바 있습니다. 자금이나 인력이나 모든 면에서 더 뛰어난데 왜 대기업들이 실패했을까요? 그 이유는 이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십만 번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연료전지 기술 개발에는 최소 1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며, 대기업들은 장기간 적자를 감수하면서 이 프로젝트를 지속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대기업의 구조상,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내지 않으면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저희처럼 작은 기업이 10년 이상 자금과 인적 자원을 투입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희 전선규 회장님이 뚝심 있게 밀어붙인 덕분에 2019년 5월에 마침내 시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제품이 나왔을 때, 회장님이 축사 도중 감정이 격해 눈물을 흘리신 일화가 있습니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얼마나 컸겠습니까? 그래서 연료전지 기술 개발은 결코 쉽게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9월 12일 발표하는 것은 어떤 입찰 결과인가요?

“먼저 CHPS 제도에 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부동산 개발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우선, 발전사업자로 등록한 사람들이 전기를 생산해 한전에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합니다. 이 과정은 마치 부동산 개발에서 시행사가 땅을 매입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발전사업자들은 야산이나 넓은 땅을 매입한 후, 해당 부지에 발전소를 짓기 위해 발전 사업 신청을 합니다. 신청 과정에서는 정부로부터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고, 인근에 주민들이 있는 경우에는 주민 동의도 필요합니다. 이후, 해당 부지에 어떤 종류의 연료전지를 설치해 얼마만큼의 전기를 생산할 것인지를 제안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누구의 발전용 연료전지를 설치할 것이냐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두산과 SK밖에 없었습니다. 세레스 파워와 블룸에너지 기술을 기반으로 연료전지를 제공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저희 미코파워가 이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면서 3파전이 된 것이죠. 입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은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로 나뉩니다. 정량 평가는 1kW당 얼마에 전기를 공급할지를 수치로 평가하는 것이고, 정성 평가는 두 가지 주요 항목을 봅니다. 첫째는 발전소가 전기를 필요로 하는 지역에 얼마나 근접해 있는지, 둘째는 사용하는 기술이 국산인지 여부입니다. 이 두 가지 항목이 입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올해 입찰의 총 물량은 180메가와트입니다. 저희 미코파워도 이번 입찰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얼마 전에 한국전력거래소에서 나왔던 것을 말씀하시는 것인가요? 여기에 세 군데가 입찰에 참여했다는 것인가요?

“말씀드린 것처럼 전국적으로 많은 발전소 사이트가 있습니다. 이번에 저희 미코파워는 남양주 사이트에 참여하게 되었고, 한수원은 전국에 6군데 사이트에서, 남동발전도 여러 사이트에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개인 발전사업자들도 경주 등 전국 각지에서 발전 사업 입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공급되는 연료전지 기기는 세 군데, 즉 두산, SK, 그리고 저희 미코파워의 제품이라는 것이죠. 지금까지는 두산과 SK의 2파전이었지만, 저희 미코파워가 참여하면서 이번에는 3파전이 되었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도 경쟁이 많아지고, 대기업 이외에 저희 같은 회사가 참여하면 좋지 않을까요? 특히, 국산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데는 저희밖에 없으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아니더라도 내년에는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데이터센터와 같은 경우에는 CHPS 제도와 무관한 자체 발전 사업이거든요. 이런 사업이 계속 확산될 것이기 때문에 연료전지 시장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 가격적인 부분은 어떻습니까?

“가격적인 부분에서 중요한 것은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단가를 계속 낮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희는 장기적으로 태양광 발전과도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단가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원자력 발전이나 다른 에너지원과도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부품들의 구매력을 계속해서 높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현재 저희가 사용하는 부품이 400개가 넘습니다. 부품 수도 많고 종류도 매우 다양합니다. 처음에는 대부분의 부품을 국산으로 사용했지만,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글로벌 아웃소싱을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블룸 에너지는 구매 본부를 미국이 아닌 인도에 두고 있을 정도로 글로벌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아웃소싱 정보는 기밀 사항이기도 합니다. 저희도 올해부터 해외에서의 아웃소싱을 대폭 확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재의 부품 구매 단가를 5분의 1,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가격 경쟁력에서도 블룸 에너지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 그러면 현재는 비슷하거나 비싸다는 말씀이신지요?

“지금은 원가 구조 때문에 아무래도 저희 제품 가격이 높습니다. 원가 구조가 블룸 에너지와 비슷해지는 시기가 몇 년 안 남았다고 보고요. 그 이상 지나면 가격 경쟁력이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지금은 몇 메가와트입니까?

“현재는 겨우 3메가와트인데요, 안성공장에서 10메가와트 증설 작업이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 완성이 됩니다. 또 평택공장 30메가와트도 내년 말에 준공될 예정입니다.”

- 7월에 인수하셨던 현대중공업 파워 시스템하고도 관련이 있습니까?

“네,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LNG에 수소를 20%만 혼입해도 각 가정이나 산업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 줄일 수 있습니다. 수소 혼입 비율이 늘어날수록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점점 더 줄어들게 됩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LNG 배관망은 20%까지의 수소 혼입을 견딜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만약 이 비율이 30%, 40%를 넘어가게 되면 기존의 LNG 배관망과 설비로는 감당할 수 없어서 전면적인 개조가 필요하게 됩니다. 소위 수소 인프라라는 하는 것이죠. 다시 수전해 이야기로 돌아가면, 전 세계적으로 수전해에 대한 수요가 연료전지보다 훨씬 큽니다. 저희의 추산에 따르면, 수전해 시장은 연료전지 시장의 10배에서 20배 정도 더 큰 시장입니다. 아주 중요한 산업이 되는 것이죠. 현재 미코파워는 국내 연료전지 시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출을 목표로 수전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저희가 개발 중인 수전해 제품을 세계 각국의 수소 관련 전시회에 출품할 계획입니다. 올해도 열심히 다니고 있는데, 전 세계 수소 산업 관계자들에게 저희 제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 올해 매출액 규모가 대략 100억 원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내년에는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흑자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이 조금 먹먹해집니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블룸 에너지는 회사가 설립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블룸 에너지의 시가총액은 약 5조 원에 달합니다.”

- 미코파워는 투자도 많이 받으셨던데 밸류는 얼마 정도로 평가받았습니까?

“이번에 3,500억 원이었습니다.”

- 이번이라는 것이 언제죠?

“지금 진행 중입니다.”

- 9월 12일 입찰 결과가 나오는 프로젝트는 안될 가능성도 있습니까?

“그 부분은 산업부와 전력거래소의 심사위원들께서 결정하실 사항이라서, 저는 긍정적으로 기대할 뿐입니다. 다만, 저희가 국산 기술로 준비된 만큼, 여러모로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열심히 준비해서 이번 입찰에 참여한 만큼, 심사위원들께서도 국산 기술의 가치를 고려해 주시고, 좋은 평가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상장 계획도 있습니까?

“투자자들께는 2026년 상반기에 상장하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 그사이에 추가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을까요?

“말씀드린 것처럼, 현재 여러 투자자와 함께 멀티클로징을 진행 중입니다. 국내에서 유명한 벤처캐피털(VC)들이 거의 모두 참여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산업은행이 저희 회사의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데, 산업은행이 직접 투자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현재 약 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국내에서 큰 VC들이 투자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외에서도 펀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6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그 전에 한 번 더 Pre-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수소 산업에 대한 관심은 2030년까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이는 각국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발표한 NDC(국가별 자발적 감축 목표)의 타임라인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수소 산업에 대한 관심도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상장할 시점에는 현재보다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이번 입찰에서 순수 국산 기술로 만든 연료전지가 선정된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결과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대담 : 한주엽 전문기자
정리 : 손영준 에디터
촬영 편집 : 신일범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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