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 오리진' 등 총 3종 게임 서비스 일방 종료
올해 초 출시된 작품도 포함
인앱 상품 전액 환불 확대 적용 등으로 진화
단기 실적을 위한 기만 의혹에 이용자들 '트럭 시위'
단순 환불보다 성의있는 정책이 아쉽다는 지적
웹젠이 '뮤 오리진'과 '라그나돌',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등 모바일게임 3종의 서비스를 성의없이 종료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가운데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는 올해 초에 출시된 작품이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종료되면서 일부 이용자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서브컬처 장르의 특성상 과금모델이 무겁고 이용자는 이미 많은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웹젠이 단기 매출과 실적에 매달린 실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웹젠이 발표한 3종 게임의 종료 일정은 '라그나돌'이 오는 30일, '뮤 오리진'은 10월 15일,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는 10월 17일이다. '라그나돌'은 지난해 9월 출시, '뮤 오리진'은 2015년 4월에 론칭됐다. 앞의 2종은 일본 게임사들이 개발한 서브컬처 장르다. '뮤 오리진'은 웹젠 자체 개발로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이다. 3종의 게임은 이용자가 플레이를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결제를 통해야만 하는 측면이 있다. '뮤 오리진'은 서비스 약 십년에 이르며 일부 팬덤이 형성돼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웹젠은 '뮤 오리진' 이용자들에게 지난 5월 1일 이후 결제된 모든 인앱 상품(아이템)에 대해 전액 환불을 공지했다. 이용자들은 단순 환불에 대해 성토하는 분위기다. 회사가 서비스 종료를 하루 아침에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면, 종료 공지 직전에 스페셜 이벤트 등을 진행해 매출을 올린 이유가 무엇이냐는 내용이다. 일종의 기만이라는 것이다.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는 웹젠이 "서버 종료계획 없다"고 7월 말에 이용자 질문에 답변한 바 있다. 그리고 8월에 서버 종료 계획을 통보했다. 이 게임의 이용자들은 웹젠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보·신고한 상태다.
웹젠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는 확률형 아이템 조작 의혹과 관련돼 있다. 웹젠의 주요 게임 중 하나인 '뮤 아크엔젤'에서 아이템의 확률이 고지된 내용과 실제 설정이 다르다는 혐의다. 게임 내에서 뽑기 149회까지는 아이템 확률을 0%로 설정하고 150회부터 0.1% 확률을 적용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웹젠은 매번 시도할 때마다 확률이 증가한다고 설명한다. 이용자들은 실제로는 150회를 시도해야만 비로소 아이템이 등장한다고 밝혔다. 이 문제로 인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웹젠 본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법적 책임이 제기될 수 있다. 여기에 추가로 3종 게임 이용자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를 한 상황이다.
일부 이용자는 웹젠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웹젠에 성의 있는 운영을 요구하며 항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다수의 이용자들은 성실한 자세와 신뢰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웹젠이 단기 이익을 위해 믿음을 버렸다는 비판이다.
웹젠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먼저 수익 극대화 전략이다. 확률형 아이템과 인앱 결제 모델은 게임사의 주요 수익원이다. 인위적인 확률 설정은 매출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무조건 높일 수 있다. 선택과 집중 전략도 엿보인다. 국내 게임 시장의 경쟁 속에서 성과가 낮은 게임들을 빠르게 정리하고, 신규 작품에 자원을 쏟는 것이다. 운영 비용 절감 역시 비중이 낮지 않다. 온라인게임은 외부의 인식보다 운영비가 많다. 회사의 재무적 기준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중요하다. 상장사는 더욱 그렇다.
한 업계 운영 책임자는 "상장사는 분기마다 반복되는 투자자들의 실적 압력에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사태는 게임이 엔터테인먼트 흥행 산업이라는 본질을 회사가 간과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마치, 마트에 물건 납품을 중단하는 모습에 (이용자들이) 분노하는 것"이라며 "이용자와 팬덤이 가장 중요하고 회사는 성의를 다해 그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