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원자재 입고 시점에 불량 여부를 판단하는 '원자재 입고 검사 AI(인공지능)'를 업계 최초로 개발·적용했다고 25일 밝혔다.
반도체 기판인 무선주파수(RF)-시스템인패키지(SiP) 공정에 원자재 입고 검사 AI를 처음 도입했다. 최근에는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에도 확대 적용했다.
LG이노텍은 "반도체 기판 고사양화로 공정에 따른 불량 원인을 모두 개선해도, 신뢰성 평가 문턱을 넘지 못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공정에 투입하는 입고 원자재 품질이 신뢰성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판의 경우, 핵심 원자재(PPG·ABF·CCL 등)는 유리섬유와 무기혼합물 등이 섞인 형태로 입고된다. 기존에는 원자재 혼합 과정에서 공극(입자 사이 틈)이나 이물질이 생겨도, 제품 성능 구현에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회로간격 축소 등 기판 사양 고도화로, 공극 크기나 이물질 양에 따라 불량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LG이노텍은 "기존처럼 공정 투입 전 육안 검사로는 원자재의 어떤 부분이 불량 요인인지 파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자재 혼합물 한 로트(Lot∙생산공정에 투입되는 동일한 특성의 원자재 단위)를 쿠키 도우(dough) 한 덩이라고 치면, 도우 안에 소금이나 설탕이 한쪽으로 얼마나 쏠려 있는지, 공기 구멍은 몇 개 생겼는지, 이물질은 얼마나 들어있는지 눈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한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원자재 입고 검사 AI는 양품에 적합하거나 부적합한 소재 구성을 형상화한 데이터 수만장을 학습했다. 이를 기반으로 반도체 기판 원자재 구성요소와 불량 영역 등을 1분 만에 정확도 90% 이상으로 분석하고, 원자재 로트별 품질 편차를 시각화했다.
LG이노텍은 "AI 머신러닝으로 양품에 최적화한 소재 구성을 시각∙정량∙표준화하면서, 불량 원자재가 공정에 투입되는 것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며 "AI가 시각화하는 품질 편차 정보를 기반으로 소재 설계를 변경해, 공정 투입 전 원자재 로트 품질을 양품에 적합한 수준으로 균일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원자재 입고 검사 AI 도입으로 불량 원인 분석시간이 기존 대비 최대 90% 줄었고, 불량 원인 해결 비용도 줄였다"고 덧붙였다.
LG이노텍은 기판 분야 고객사, 협력사와 원자재 관련 데이터를 상호 공유해 원자재 입고 검사 AI 판독 기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또, 카메라 모듈 등 이미지 기반으로 원자재 불량 검출이 가능한 광학솔루션 제품군에도 원자재 입고 검사 AI를 적용할 계획이다.
노승원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는 "원자재 입고 검사 AI 도입을 계기로 불량 원인을 미리 파악해 차별화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AI 생태계를 완성했다"며 "앞으로도 최고 품질 제품을 최소 비용으로 최단 시간에 생산할 수 있는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