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현대모비스, 공동 출원한 라이다 특허 3건 공개
2022년 이전부터 공동개발 추정...관련 특허 늘어날 전망
LG이노텍, 하반기 고정형 라이다 국내외 고객사 납품 계획
전장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LG그룹과 현대차그룹이 협력을 확대한다. 두 그룹의 대표 부품 계열사인 LG이노텍과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용 라이다 특허를 공동 출원(신청)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특정 부품을 함께 개발할 때 관련 기술을 특허로 공동 출원한다. LG이노텍은 올해 하반기 고정형 라이다 신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과 현대모비스가 지난 2022년 10월 함께 특허로 출원한 기술 3건이 지난달과 이달 공개됐다. 특허는 출원 후 18개월이 지나면 공개된다. 아직 등록된 특허는 아니다. 특허는 시장 상황과 경쟁사 기술 동향을 보면서 천천히 등록해도 된다.
라이다(LiDAR)는 물체에 적외선 광선을 쏜 뒤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대상 입체감을 감지하고 거리를 측정하는 부품이다. 라이다를 적용하면 사물의 3차원 입체정보와, 차량과 물체 사이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차량에 카메라 모듈과 레이더(RADAR)만 적용할 때보다 라이다를 함께 사용하면 물체 인식 성능이 향상된다.
LG이노텍과 현대모비스가 2022년 10월 함께 출원한 특허 3건은 '수신 광학계, 센서 시스템 및 라이다 장치' 특허 2건(출원번호 10-2022-0130662, 10-2022-0130664), '정보 생성 장치' 특허 1건(출원번호 10-2022-0138005) 등이다. '수신 광학계, 센서 시스템 및 라이다 장치' 특허 2건은 지난달 공개됐고, '정보 생성 장치' 특허 1건은 이달 공개됐다.
LG이노텍과 현대모비스가 해당 특허를 출원한 2022년 10월 이전에 연구개발이 진행됐을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양사의 라이다 개발 협력은 이보다 이른 시점에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LG이노텍과 현대모비스가 특허를 공동 출원한 것은 지난 2017년 '조향장치용 모터 커버'(등록번호 10-2376064) 이후 처음이다.
LG이노텍과 현대모비스가 2022년 함께 출원한 특허가 자율주행 라이다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지난달부터 특허가 공개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양사가 공동 출원한 특허는 앞으로 늘어날 수 있다. LG이노텍과 현대모비스, 그리고 LG그룹과 현대차그룹의 협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는 부품 협력사와 기술을 공동 개발할 때 특허를 공동 출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경우는 LG이노텍이 현대모비스에 납품하기 위한 과제를 서로 개발 중인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개된 특허 3건 중 '수신 광학계, 센서 시스템 및 라이다 장치' 특허 2건은 광학계 설계까지 구체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LG이노텍은 지난달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EV37(제37회 세계전기자동차 학술대회·전시회)에서 고정형(Solid-State) 라이다를 전시한 바 있다. 당시 LG이노텍은 해당 고정형 라이다를 "고출력 레이저 펄스를 발사해 최대 200m까지 정확한 물체 인식이 가능한 자율주행 센싱 모듈"이라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올 하반기 양산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은 지난달 "올해 하반기 국내와 북미 고객사에 단거리·중거리 고정형 라이다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성능 회전형 라이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고객사와 논의 중이다.
LG이노텍은 지난 2015년부터 라이다 사업 역량을 확보하고, 제품 라인업을 늘려왔다. 지난해 LG이노텍은 2022년 폐업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AI'(Argo AI)로부터 라이다 관련 미국 특허 77건을 인수했다. LG이노텍이 보유한 라이다 관련 특허는 300여건이다. 아르고AI는 지난해 3월 포드 글로벌 테크놀러지(Ford Global Technologies)에 미국 특허 113건을 이전하고, 지난해 4월 LG이노텍에 미국 특허 77건을 양도했다. LG이노텍은 과거 아르고AI와 라이다 공동개발도 검토했지만, 지난 2022년 아르고AI가 폐업하면서 실제 공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라이다는 카메라와 레이더 등 센싱 부품이 감지하지 못하는 상황도 식별할 수 있다. 카메라는 어두운 곳에서는 감지가 쉽지 않고, 레이더는 전파를 사용해 날씨 등 주변 환경 영향은 덜 받지만, 라이다보다 해상도가 낮아 장애물 형태와 종류를 식별하기 어렵다. 라이다는 터널 진입과 진출 등 빛의 양이 급변하는 경우, 그리고 가로등 없는 심야도로 주행 시에도 멀리 있는 작은 물체까지 고해상도로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라이다는 눈·안개 등 기상이 나빠지면 빛의 산란으로 탐지거리가 줄어든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