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특허관리전략이 라이선스 아웃 등 수익창출 단계 이상으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방어와 포트폴리오 구축에 집중했던 수준에서 벗어났고, 특허 수익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경쟁사의 특허 침해를 경고해왔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는 16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한국지식재산협회(KINPA)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처럼 밝혔다.
김제영 CTO는 자사 특허관리전략에 대해 "수동적 방어 차원의 1·2단계는 이미 지났다"며 "지금은 (특허) 라이선스 아웃을 포함한 3단계 또는 4단계의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선스 아웃은 상대로부터 특허 라이선스료를 받는 것을 말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관리전략은 △1단계 방어(Defensive) △2단계 포트폴리오 관리(Portfolio Management) △3단계 수익창출(Profit Center) △4단계 통합(Integrated) △5단계 고도화(Visionary) 등으로 나뉜다. 5단계가 최종 지향점이다.
방어는 사업을 위한 특허 확보, 포트폴리오 관리는 자체 특허 연구개발을 통한 포트폴리오 구축을 말한다. 수익창출은 적극적인 라이선스 아웃, 통합은 특허와 회사전략을 연계한 전략가치 창출을 가리킨다. 고도화는 내외부 무형자산을 사업관리축으로 활용하는 것인데, 김제영 CTO는 "고도화 내용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이것까지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 CTO는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를 연구한) 지난 30년간 시간과 특허를 축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8월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배터리 특허는 6만4000건"이라며 "3만건 이상인 2등 업체에 비해 압도적 특허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김 CTO는 "세대별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고, 2세대까지 배터리 관련 모든 소재, 셀, 팩,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과 관련해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며 "미래 배터리 특허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은) '오리지널 이노베이터'로서 공정한 경쟁(fair competition)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정한 경쟁'이란 표현도 경쟁사의 LG에너지솔루션 특허 무단 사용을 저지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김 CTO는 건식 전극(Dry Electrode) 공정과 관련, "LG에너지솔루션이 특허를 가장 많이 갖고 있고,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2027년 말이나 2028년 정도에 건식 기술을 통한 배터리를 만들어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건식 기술을 통한 배터리가) 장점이 많은데 구현이 쉽지 않지만, 열심히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안에 건식 전극 공정 파일럿 라인을 오창에 구축해 2028년에는 양산 라인에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양산 중인 배터리는 전극을 만들 때 주로 습식 공정(Wet Electrode)을 사용한다. 습식 공정은 전극 물질을 용매와 섞어 슬러리 형태로 만들고, 이를 금속 집전체에 코팅한 뒤 건조한다. 건식 공정은 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전극 물질을 분말 형태로 집전체에 직접 적용한다. 건식 공정은 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제조 공정이 단순하고, 전극 밀도를 높일 수 있다.
김 CTO는 리튬황전지와 전고체전지에 대해서는 "전고체전지 연구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전고체전지는 빠르면 2029년, 늦어도 2030년까진 양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은 셀 외에 팩 부문에도 셀투팩(CTP) 기술을 통해 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의 배터리관리토털솔루션(BMTS)에 대해선 "기존 BMS가 단순히 전압과 전류, 온도를 감지하고 과충전·과전류를 막는 정도였다면, BMTS를 통해 최적 운전환경을 만들어주는 충방전 제어까지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안전과 퇴화 진단 알고리즘을 명확히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에는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클라우드 BMS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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