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부진 원인으로 꼽아
‘일회성 비용’
31일 오전 진행된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경영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총 6번 등장한 단어다. 삼성전자는 이번 분기 반도체 사업의 패인이 ‘일회성 비용’에 있다고 자체 분석했다.
이날 공시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2024년 3분기 매출은 29조2700억원, 영업이익은 3조8600억원이다. 지난 분기 영업이익은 6조4500억원이다. 약 60% 떨어졌다.
부문의 영업이익 하락은 전사 실적에도 타격을 가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전사의 매출은 79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9조1800억원이다. 지난 분기 영업이익은 10조4400억원으로, 약 12%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DS부문의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 영향 등으로 전사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DS부문 일회성 비용은 전사 영업이익 실적과 시장 컨센서스 차이보다 더 큰 규모였다”고 설명했다.
일회성 비용의 내용과 규모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액수는 1조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시장 컨센서스(약 10조4000억원)와 실제 실적의 차이를 감안한 수치다. DS부문 각 사업별 실적 발표에서도 ‘일회성 비용’은 등장했다. 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 모두에서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메모리의 매출은 22조2700억원이다. 반도체 사업 전체 매출의 약 76%를 차지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서버의 경우 주요 데이터 센터과 테크 기업의 투자가 이어지며, 인공지능(AI)·컨벤셔널향 수요가 지속 강세를 보였다. 추세는 4분기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사업 현황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부사장은 “5세대 제품인 HBM3E는 현재 주요 고객사 퀄테스트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HBM3E의 주요 고객사로는 엔비디아가 꼽힌다.
이어 “커스텀HBM의 베이스 다이 제조와 관련된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은 고객 요구를 우선으로, 내외부에 관계없이 유연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TSMC와의 협력을 시사한 대목이다. 베이스 다이는 HBM의 가장 밑단에 놓인다. HBM은 베이스 다이 위에 D램을 쌓아 만든다.
삼성전자는 HBM을 포함해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을 공략한다. 기존 라인에서의 1b 나노 전환을 빠르게 해 서버향 128GB 이상 DDR5 모듈, 모바일·PC·서버향 LPDDR5x 등 하이엔드 제품의 비중을 늘린다. 시설투자도 따라간다. 김 부사장은 “선단 공정 기반 고부가가치 제품 대응을 위한 전환투자와 연구개발(R&D), 후공정 투자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3분기 DS사업 부문 시설투자는 10조7000억원 규모다. 3분기까지 누적 투자 규모는 30조3000억원, 올해 말까지 총 47조9000억원이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파운드리는 신규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에 집중한다. 송태중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보유한 생산 인프라 가동을 극대화해 선단 레거시 노드의 고객 주문에 적기 대응한다. 최선단 R&D 준비의 신규 CAPEX 투자는 가동률과 수익성을 고려해 신중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메모리사업부를 제외한 파운드리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의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가 추정한 영업적자 규모는 1조원 대 중후반이다.
반등은 2나노 공정으로 준비한다. 4분기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양산성을 잡고, 내년 제품을 양산해 주요 고객 수요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송 상무는 “메모리사업부와 협력해 HBM 버퍼다이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신공정 또한 개발을 통해 사업 다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퍼다이는 D램을 연결하고 데이터의 흐름을 중재하는 역할을 해 성능 향상에 핵심적이다.
시스템LSI는 4분기 ‘엑시노스2400’의 공급을 늘린다. 주요 고객사의 플래그십 제품에 시스템온칩(SoC) 공급을 집중하면서 차세대 2나노 제품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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