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오스트리아 AT&S 등 주요 반도체 기판 업체들이 이번 회계연도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등 고부가 반도체 기판 세계 1위 이비덴은 내년 3월까지 6개월간 매출 전망치를 10% 하향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비덴과 신코덴키, AT&S 등이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매출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했다. 이들 기업은 3월 결산법인이다. 회계연도 상반기는 4월부터 9월까지, 하반기는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다.
이비덴은 2024회계연도 매출 전망치를 지난 5월에는 3900억엔(약 3조540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이번에 3700억엔(약 3조3600억원)으로 5.1% 낮췄다.
이비덴의 2024회계연도 상반기(4~9월) 매출은 1816억엔(약 1조6500억원)으로, 지난 5월 제시했던 전망치 1800억엔(약 1조6300억원)을 소폭 상회했다. 부문별로 전자 부문 매출(983억엔)은 전망치(1000억엔)을 밑돌았지만, 세라믹 부문(431억엔)과 기타 부문(402억엔) 매출이 전망을 상회했다. 부문별 영업이익은 모두 기대를 웃돌았다.
하지만 이비덴은 2024회계연도 하반기(10월~내년 3월) 매출 전망치를 지난 5월 초 제시한 2100억엔(약 1조9000억원)보다 10.3% 적은 1884억엔(약 1조7000억원)으로 낮췄다.
사업별로 전자 부문(1200억엔→1017억엔)과, 세라믹 부문(440억엔→399억엔) 매출 기대치가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230억엔(약 2100억원)에서 115억엔(약 1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전자 부문 영업이익 감소폭(135억엔→40억엔)이 크다.
전자시장 흐름에 대해 이비덴은 "PC 시장은 OS(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업데이트에 따른 교체수요 기대가 있지만, 제품 범용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PC가 브랜드나 기능보다는 가격이 더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서버 시장에 대해선 "인공지능(AI) 관련 서버 수요는 계속 확대되겠지만, 범용 서버 수요 회복은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또다른 반도체 기판 업체 신코덴키도 2024회계연도 매출 전망치를 지난 7월에는 2500억엔(약 2조2700억원)으로 제시했지만, 이번에 2433억엔(약 2조2100억원)으로 2.7% 낮췄다.
오스트리아 AT&S는 이번 회계연도 매출 전망치를 종전의 16억~17억유로(약 2조3900억~2조5400억원)에서 15억~16억유로(약 2조2400억~2조3900억원)로 낮췄다. 이 수치는 한국 경기도 안산에 있던 AT&S코리아 매출은 제외한 수치다. AT&S는 AT&S코리아를 지난 9월 이탈리아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소마시스(Somacis)에 매각했다. AT&S코리아 주력 사업은 연성회로기판(FPCB)이다.
AT&S는 실적 전망치 하향 이유에 대해 "주요 고객의 가격 압박과 주문 변동, 유럽 자동차와 산업 시장 약세 지속을 가정했다"고 설명했다. 신공장 2곳 양산도 당초 계획보다 1~2개 분기 늦어져, 이번 회계연도 매출에는 기여하지 못한다.
국내 삼성전기는 지난달 하순 "4분기 BGA 시장 수요는 계절 비수기 영향으로 메모리 기판 등 일반 제품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FC-BGA 시장 수요는 PC용 기판의 경우, AI PC용 CPU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고객사의 연말 재고조정 영향 등으로 전 분기보다 소폭 감소하고, AI 서버와 네트워크용 등 고부가 기판 수요는 지속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