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EV) 부품 업체 에이에프더블류(AFW) 대구 신공장이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분기 고객사를 확보해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다만 중국 합작사 설립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당초 계획보다 반년 이상 늦어졌다. CATL과 같은 대형 고객사 공략을 위한 첫 단추를 채우지 못하면서 해외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14일 에이에프더블류는 대구 국가산업단지내 구지 4공장 시험가동을 시작했다. 음극마찰용접단자 생산량을 연산 5000만개에서 7500만개로 확대했다. 신성장 동력인 CAF 버스바(Bus Bar)는 설비 도입 시기를 3분기에서 2분기로 앞당겼다. 이르면 연내 시제품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내년 1분기 본격 양산이 이뤄지면 연산 1000만개의 CAF 버스바를 만들 수 있다.
국내 신공장 가동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과 달리 해외 사업은 지체되고 있다. 지난해 7월로 예정됐던 중국 항주정강만향제유한공사와의 합작사(절강경산신능원과기유한공사) 설립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절강성 안지현 경제개발구에 3만4320㎡(약 1만평) 부지 사용승인을 받은 상태라 회사 입장에선 아쉬움이 크다. 에이에프더블류 관계자는 "해외 진출에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합작사 설립은 중단되지 않았고 언제든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에이에프더블류는 중국 합작사를 통해 CATL을 공략할 계획이었다. 현지 경쟁사인 커다리(科达利)와 비교해 30% 저렴하게 제품을 공급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와 달리 커다리는 CATL과 함께 독일 시장에 진출했다. 전기차 배터리 부품 공장을 세운다. 최근 스웨덴 노스볼트와도 5년 동안 제품을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음극마찰용접단자는 각형 배터리에만 쓰이는 부품이다. 삼성SDI, CATL, 노스볼트 등이 이 형태의 배터리를 만든다. 중국 배터리 업체 대다수가 사용하는 방식이다. 에이에프더블류는 구리와 알루미늄을 마찰열을 이용해 붙이는 마찰용접 기술로 원가절감과 성능을 모두 확보했다. CAF 버스바는 전기차, 선박, 항공기 등에서 전선을 대체해 큰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부품이다.
지난해 에이에프더블류는 매출 259억원, 영업이익 72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대비 각각 14%, 30% 감소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인해 삼성SDI에 음극마찰용접단자 공급이 원활치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구지 4공장 양산이 본격화되고 삼성SDI 해외 ESS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