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처 다변화 추진에도 고객사별 상황 여파로 편중 심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씨앤지하이테크의 지난해 매출에서 삼성전자 비중이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미미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간 삼성 의존도를 낮추는 등 고객사 다변화를 추진해왔으나 고객사별 투자·발주 상황에 따라 다시 편중 현상이 심화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씨앤지하이테크 매출처 중 삼성전자 비중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작년 씨앤지하이테크가 삼성전자에 납품해 벌어들인 매출은 787억원이다. 고객사 중 삼성전자 매출 비중은 54.93%에 달했다. 1년 전인 2018년(225억원, 25.44%)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3.5배 늘고 비중은 2.2배 상승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예상보다 더 많은 수주가 있었는데 특히 평택 라인 신규투자 영향으로 삼성전자 납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씨앤지하이테크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1288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납품 매출은 2018년 73억원에서 작년 6000만원 수준으로 급격히 줄었다. 자연스레 고객사 중 SK하이닉스 매출 비중은 2018년 8.31%에서 작년 0.04%가 됐다. 지난해 8월경 SK하이닉스 중국법인과 51억원 규모 반도체 제조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나 매출 인식이 지연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관계자는 "인프라 장비는 거래처 발주가 중요한데 고객사별 상황에 따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고객사에서 일부 투자가 늦춰진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또 다른 주요 고객사인 일본 나가세산업에 납품한 매출은 2018년 255억원에서 작년 253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고객사 중 나가세산업 매출 비중은 2018년 28.90%에서 작년 24.75%로 소폭 줄었다.
씨앤지하이테크는 그동안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위해 매출처 다변화 전략을 펴왔다. 특히 SK하이닉스 매출 비중은 2016년 1%대에서 2017년 13.0%로 크게 오르는 등 성과도 있었다. 2018년 5월엔 나가세산업이 보유한 나가세미전자과기(상해)유한공사 지분 일부를 양수하면서 신규업체 확보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
씨앤지하이테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SDI 등 국내 굴지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반도체 업계 1세대 출신을 주축으로 지난 2002년 설립됐다. 주요 매출원은 반도체·디스플레이 화학약품 중앙 공급장치(CCSS)다. CCSS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정 내 최종 양산설비에 필요한 화학약품을 배관을 통해 원격 공급하는 자동화 장치다. 동종업계 경쟁사로는 한양이엔지, 에스티아이, 오션브릿지 등이 있다. 앞으로도 고객사별 투자·발주 및 동종업체 수주 경쟁 등 요인에 따라 내부 전략과 별개로 실적 변동이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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