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협력사에 양산 연기 통보 후 아직 무소식
中 광저우 OLED 공장 양산 지연 등 수익성 악화 탓
LG디스플레이의 10.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양산 일정이 사실상 상당 시일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파주 10.5세대(2940㎜x3370㎜) OLED 생산라인 양산 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약 3년 늦어질 전망이다. 양산 시기가 2022~2023년에서 2025~2026년으로 늦춰진다는 의미다. '3년'이란 시간도 더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10.5세대 OLED 투자 지연을 공식화했다. 당시 서동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0.5세대 OLED 생산라인은) 2023년 이후 본격 투자가 전개되지 않을까"라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장비를 설치하고 가동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CFO는 '양산'이 아니라 '본격 투자'란 모호한 표현을 사용했다.
이때 LG디스플레이가 10.5세대 OLED 투자 지연을 공식화하면서 양산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1~2년 늦춰질 것으로 예상됐다. 관련 장비 제작에 수개월 걸리고 장비 입고 후 공정 안정화까지 추가로 1년여 걸리는 데다, 10.5세대 OLED 생산라인 구축이 처음이란 점을 반영한 전망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LG디스플레이의 10.5세대 OLED 패널 양산시기가 더 미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해졌다. LG디스플레이가 투자 지연 공식화 이전인 지난해 12월 장비 협력사에 10.5세대 OLED 양산 연기를 통보한 뒤 반년 이상 지난 지금까지도 향후 일정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LG디스플레이에 대형 OLED 유기물 증착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야스는 10.5세대용 증착장비 발주를 받지 못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하반기 제작을 시작해 지난 2월 입고했어야 할 장비다.
회사 사정도 나쁘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저가 공세와 OLED 패널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적자다. 기존 8.5세대 OLED 생산라인 가동률이 떨어진 상황에서 10.5세대까지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LG디스플레이도 광저우 공장 생산능력을 월 6만장에서 9만장으로 늘린 뒤 10.5세대 OLED 생산라인에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혀왔다.
때문에 10.5세대 P10 투자 계획도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양산 가동 등으로 회사 수익성이 개선돼야 구체화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협력사 한 관계자는 "23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 P10 등과 관련한 계획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LG디스플레이의 애초 계획은 10.5세대 OLED 패널을 2022년 월 3만장, 2023년 상반기 월 4만5000장(1만5000장 추가)을 생산하는 것이었다. 파주 10.5세대 OLED 공장의 박막트랜지스터(TFT)용 화학증착장비(CVD)는 지난해 5월 입고됐다.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와 국내 주성엔지니어링이 납품했다. 일반적으로 생산라인 설치보다 TFT 장비 입고가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