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 테스트·12개월 내 출시"에서 메시지 변화
내년 상용화 계획...독일 쇼트와 경쟁 돌입 전망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공급망 경쟁도 관심
미국 코닝의 폴더블폰 커버유리 개발이 최종 단계에 진입했다. 코닝 제품이 내년에 출시되면 코닝과 독일 쇼트의 커버유리,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커버유리 후처리 공정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24일 코닝 관계자는 "벤더블 글래스 솔루션이 개발 최종 단계에 진입했다"며 "2021년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닝의 벤더블 글래스는 폴더블 제품의 커버유리를 말한다.
'개발 최종 단계 진입'이란 표현은 의미가 모호하지만 기존 메시지보다는 구체화했다. 코닝은 그간 폴더블폰 커버유리 상용화 시점에 대해 "앞으로 2~3년"에서 "향후 18개월", "앞으로 12월" 등으로 밝혀 왔다. 지난 9월 코닝은 "(벤더블 글래스는 고객사와) 샘플 테스트 중이고 12개월 내 출시될 것"이란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코닝에 따르면 벤더블 글래스 관련 메시지가 바뀐 것은 최근이다. 4분기 투자자를 상대로 한 설명에서 코닝이 '벤더블 글래스가 개발 최종 단계에 진입했다'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코닝이 폴더블폰 커버유리를 내년에 상용화하면 코닝과 쇼트의 커버유리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올해 삼성전자 폴더블폰에 적용한 커버유리 소재 울트라신글래스(UTG) 유리 원판은 쇼트가 단독 공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자회사인 도우인시스가 코닝 유리 원판을 후가공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결합해 폴더블폰 패널을 완성했다.
동시에 삼성 내부 폴더블폰 커버유리 후처리 공급망 경쟁도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폴더블폰 패널의 높은 가격 등을 이유로 자체 공급망을 꾸린 상태다. 코닝의 유리 원판이 공급되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공급망을 가동할 수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이미 레이저 커팅 장비로 UTG를 절단하는 테스트도 마친 상태다. 레이저 커팅 방식 UTG의 생산수율과 강도가 기존 도우인시스(삼성디스플레이 공급망)의 휠 절단 방식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국내 업체 제이티도 코닝에 8억원 규모 UTG 레이저 커팅 장비를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장비는 유리 원판을 폴더블폰 커버윈도로 가공할 때 사용한다.
삼성전자는 당장 큰 폭의 변화보다는 도우인시스의 기존 UTG 후가공 공정에 레이저 커팅 방식을 일부 추가하는 등의 방식으로 레이저 커팅 장비 적용 비율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월 60만~70만개 수준으로 추정되는 도우인시스의 생산능력은 큰 변화가 없다. 올해 초만 해도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도우인시스 생산능력을 연말까지 월 100만개 수준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폴더블폰 판매량이 삼성전자 당초 기대치인 450만~500만대의 60% 수준인 270만대에 그쳐 당장 생산능력을 늘릴 필요성이 줄었다. 다만 삼성전자가 내년 하반기에 나올 폴더블폰 신제품에 레이저 커팅 방식을 적용하려면 늦어도 내년 1분기 안에는 관련 장비를 발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나온 갤럭시Z폴드2는 전작인 갤럭시폴드 1세대 제품과 비교해 사용성과 내구성 등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지만 200만원을 웃도는 높은 가격과 300g에 가까운 무게 등은 대중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삼성디스플레이의 UTG 후처리 공정에 대해 높은 가격 등을 이유로 불만을 표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선 유리 원판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으려 쇼트와 3년 독점 계약했는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독점 계약 때문에 패널 가격을 내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코닝에서 유리 원판을 받는 공급망을 따로 구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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