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스테크놀로지는 SK하이닉스에 편중됐던 매출 구조를 다각화한다고 밝혔다. 당장 올해부터 중국 기업 매출이 기대된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초석인 연구개발(R&D)센터도 실리콘밸리에 설립할 계획이다. 현재 5%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세계시장 점유율을 올해 10%, 2023년 15%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오는 2월 기업공개(IPO)가 예정된 오로스테크놀로지는 15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중국 반도체 기업에 지속적으로 영업 활동을 해왔다"면서 "일부 업체와는 웨이퍼 데모 평가를 진행하는 등 2021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우수인력 유치를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해외연구소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로스테크놀로지는 반도체 오버레이 계측 장비업체다. 2011년 국내 최초로 오버레이 계측 장비를 출시했다. 현재 주력 제품은 전공정 오버레이 계측 장비 OL-800n과 OL-900n이다.
오버레이 계측 장비는 반도체 웨이퍼 가공 과정에서 웨이퍼 위로 쌓이는 물질이 정확하게 정렬됐는지 계측하는 장비다. 반도체 웨이퍼 가공은 패턴을 찍고, 물질을 덮고, 깎고, 씻는 과정을 약 2개월간 수백 회 반복한다. 오버레이는 이 과정에서 웨이퍼 위 물질이 정확하게 정렬됐는지 확인한다. 빛을 쏘아 반사된 빛을 확인·분석하는 기술 방식이 활용된다.
오로스테크놀로지는 2017년부터 SK하이닉스에 양산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매출 대부분이 SK하이닉스에서 나온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98.7% 매출이 이 기업에서 나왔다. 삼성전자와는 현재 이미지센서(CIS) 등 다양한 공정에서 납품을 논의 중이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푸젠진화반도체(JHICC)와도 제품 공급을 위한 제품 데모 테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중국 업체로부터 매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오버레이 계측장비 시장은 KLA와 ASML이 독식하고 있다. 기술이 어려워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KLA가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65%, ASML이 30%, 오로스테크놀로지가 5% 정도다.
엄격하게 따지면 오로스테크놀로지의 경쟁사는 KLA 뿐이다. 두 회사만 오버레이 계측장비에 IBO(Image Based Overlay) 기술을 이용한다. ASML의 경우 DBO(Diffraction Based Overlay) 기술만 사용하고 있다. IBO는 일부 레이어에만 사용할 수 있는 DBO와 달리 모든 레이어에 적용할 수 있다. 계측 속도가 빠르고 정확성도 높다. 회사 측에 따르면 IBO 방식의 오버레이 계측 장비업체는 KLA와 오로스테크놀로지 둘뿐이다. KLA가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오로스테크놀로지 몫이다.
가격 면에선 오로스테크놀로지가 KLA보다 앞선다. KLA 제품 대비 88% 수준 가격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가격이 낮은 것이 성능 때문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가격이 낮은 것은) 경쟁사보다 기술적으로 열위에 있어서가 아닌, 인지도 및 신인도 문제"라며 "기술적으로 이미 KLA 장비보다 고성능인 부분이 다수 존재한다"고 밝혔다.
오로스테크놀로지는 IPO를 통해 총 190만 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공모 희망가는 1만7000원~2만1000원이다. 2월 8일과 9일 양일간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후, 청약을 받아 2월 25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번 공모자금 일부를 신사업 관련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사용할 방침이다. 연구개발자금은 질량 측정 장비(Mass Metrology), 두께 측정 장비(Thin Flim Metrology), 검사 장비(Inspection)에 각각 70억원, 100억원, 30억원이 사용된다. 시설투자의 경우 현재 본사 사무실 내에서 운영 중인 R&D센터를 성남시 판교로 확충·이전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해외연구소를 설립할 예정이다. 회사는 2022년까지 해외연구소 설립에 나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