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전문업체 예스티 관계사 예스파워테크닉스가 SK그룹 투자전문 지주회사 SK㈜로부터 268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SK㈜는 이번 투자로 33.6%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고 28일 밝혔다.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SiC는 기존 실리콘(Si) 대비 전력 변환 효율이 높다. 고온, 고전압 환경에서도 98% 이상 전력 변환 효율을 유지한다. 기존에는 Si 기반 IGBT가 주로 쓰였다. 전력 변환 효율이 높은 SiC 모스펫을 탑재하면 전기차 연비가 크게 향상될 수 있다. 2018년 세계 최대 전기차 메이커인 테슬라 모델3에 SiC 전력반도체가 최초 양산 적용됐다. 이후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 장벽이 높고 양산 능력을 갖춘 업체가 많지 않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 독일 인피니언과 유럽 ST마이크로, 미국 크리, 일본 로옴이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예스파워테크닉스는 국내 유일의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설계 및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10년 이상 SiC 전력반도체 개발 경력을 가진 연구개발(R&D)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다. 자체 특허도 23건이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고온 공정이 적용된 생산라인 등 SiC 전력반도체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포항에 100mm 및 150mm 혼합 생산 기준, 전기차 약 14만대 분량에 해당하는 연간 최대 1만4400장 규모의 SiC 전력반도체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김도하 예스파워테크닉스 대표는 "이번 투자로 향후 큰 시너지를 기대한다"면서 "기존과 마찬가지로 예스파워테크닉스 실적은 예스티 지분법손익으로 잡히게 돼 있다"고 말했다.
작년 3분기 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예스티는 예스파워테크닉스 지분 29%를 보유 중이다. 예스티 최대주주인 장동복 대표는 예스파워테크닉스 지분 약 35%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SK㈜ 투자로 일부 지분이 희석되더라도 장 대표와 예스티가 보유한 예스파워테크닉스 지분율은 50%가 넘는다. 경영권과 사업 본격화에 따른 실적 과실은 예스티 그룹이 가져가게 된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이번에 조달한 투자금은 이온주입 및 레이어 어닐링 장비 도입 등 생산용량 증설에 쓰고, 신규 공정 개발을 위한 R&D 자금으로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는 "R&D 지원과 설비 증설 투자 등으로 예스파워테크닉스 고유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그룹 내 반도체(SK하이닉스)·웨이퍼(SK실트론)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 방안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SK하이닉스와는 SiC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SK실트론과는 SiC 웨이퍼 조달 관련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K실트론은 지난해 3월 미국 듀폰으로부터 SiC 웨이퍼 사업을 4억5000만달러(약 54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SiC 전력반도체는 2020년 약 7억달러에서 2030년 약 100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32%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