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하만 인수 후 중단된 기업 인수합병(M&A)을 예고했다. 올해부터 잉여현금흐름 중 의미있는 규모의 잔여재원이 발생했을 경우 일부를 조기 환원하는 방식도 검토중이다.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CFO)은 28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기존 산업에서 시장 주도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신규 산업에서도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보유한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략적으로 시설투자를 확대하고,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M&A 추진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2017년 2월 자동차 전장 부품업체 하만 인수 후 처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수감된 가운데 M&A와 반도체 분야 대규모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글로벌 무역갈등과 코로나19 확산 등 불확실성 속에서도 경쟁은 심화되고 기술 난이도도 높아져 미래의 지속성장을 위해 필요한 연구 개발 투자와 파운드리 등 시설투자 규모는 앞으로 더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M&A가 상당히 진척됐음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지속적으로 M&A 대상을 매우 신중히 검토해왔으며, 이에 따라 많은 준비가 된 상태"라며 "현재 대내외 불확실 상황으로 실행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지금까지 준비해온 것을 토대로 이번 (주주환원) 정책기간 내에 의미있는 규모의 M&A를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M&A 대상 기업이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최 사장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기존과 같이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정책은 유지된다. 정규 배당 규모는 연간 9조8000억원으로 상향했다.
올해부터는 매년 연간 잉여현금흐름 실적을 공유해 잔여재원 규모를 명확히 밝힐 예정이다. 의미있는 규모의 잔여재원이 발생했을 경우 이중 일부를 조기 환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쌓아둔 순현금은 총 104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나눠줘도 대규모이 시설 투자나 M&A를 하지 않으면 나머지 잉여금은 계속 현금으로 쌓이게 된다.
M&A 대상으로 반도체나 5세대 통신(5G), 인공지능(AI), 전장 사업 관련 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미국 오스틴 공장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미국 내 팹 건설 등 투자와 관련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