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설투자를 보수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소폭 늘어나는 정도라고 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경영지원 담당 부사장(CFO)은 "여전히 존재하는 코로나19, 환율 등의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신중한 투자를 할 예정"이라며 "올해 투자는 전년 10조원 보다는 증가하나, 증가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을 90억달러(약 10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올해 말로 예상되는 1차 클로징 시점에 SK하이닉스는 인텔에게 70억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인수 대금의 절반가량을 보유 현금성자산과 향후 창출되는 영업현금흐름을 활용할 계획이다. 최종 인수는 2025년에 마무리된다. 이처럼 자금 소요가 많아 투자도 신중하게 전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나.
메모리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PC와 서버 투자 증가, 5G 스마트폰 출하 증가가 좋은 긍정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는 신규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와 대당 채용량 증가로 하반기부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강세가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연간 D램 수요 성장률을 20%, 낸드 성장률은 30% 초반으로 예측했다. D램은 수요 성장에 맞추고 낸드플래시는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z나노 D램 공급을 확대하고 1a나노 D램 공급을 본격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가동이 시작된 이천 M16팹은 극자외선(EUV)을 이용해 1a나노 D램을 파일럿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터는 본격 양산체제에 들어간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월 1일 이천 M16팹의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낸드 부분에서는 128단 낸드와 지난해 출시된 176단 낸드의 기술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 또한 지난 28일 실적발표에서 메모리 공급량을 확대하는 방향보다 시장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시설투자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설 투자액 증가율이 SK하이닉스 보다는 더 많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양사 공통으로 메모리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봤다. 시장 전반에서 제기되는 '메모리 슈퍼사이클 진입' 평가에 대해서는 "아직 여러 리스크가 남아있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연간 매출 31조9004억원, 영업이익 5조1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84% 증가한 실적이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37% 증가한 4조7589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