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칩과 T-CON 통합된 ASIC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LX그룹 산하 팹리스 반도체 기업 실리콘웍스가 독일 완성차업체 다임러에 자동차용 반도체를 공급했다. 지난해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시장에 진출한 실리콘웍스는 신성장 동력으로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실리콘웍스는 자동차 계기판(클러스터)과 중앙디스플레이(CID)용 칩을 다임러에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출시된 보급형 차량 대상이다. 구체적으로 다임러 산하 어떤 브랜드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승용차라면 메르세데스 벤츠가 유력하다.
해당 칩은 자동차 디스플레이용 비디오 프로세서와 타이밍컨트롤러(T-CON)이 원칩으로 통합된 주문형반도체(ASIC)다. 티어1(1차 협력사) 업체인 LG전자 자동차부품(VS)사업부의 요청으로 약 2~3년간 개발해 지난해 양산됐다.
실리콘웍스 관계자는 "통합칩을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가 아닌 티어1 업체를 통해 공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웍스의 클러스터용 칩은 자동차 디스플레이의 시인성 향상을 위한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블랙을 효과적으로 표현해주는 로컬 다이밍과 휘도를 올려주는 고휘도표현(RGBW) 기능이 특징이다. 또 3D 영상에서 왜곡 현상인 크로스토크를 제거해주는 알고리즘을 차별화로 내세웠다. 차량용 반도체 신뢰성 규격인 ISO26262 FSM 인증도 획득했다.
이 외에도 현대기아차의 벨로스터, K9, K7 등에도 4년전부터 반도체를 공급해오고 있다. 해당 칩은 자동차 브레이크 및 악셀레이터 페달용 센서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켜지는 램프의 발과다이오드(LED)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RCL)용 드라이버 IC다.
실리콘웍스는 차량용 반도체 뿐 아니라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와 가전제품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연구‧개발(R&D)에 주력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의 의존도를 낮추고 매출 다변화를 위해서다. 실리콘웍스가 만든 MCU는 LG전자 일부 가전 제품에 탑재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성장이 계속될 전망이다.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 생산량이 올해도 급증할 전망이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아이폰12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을 성사시키면서 발생한 신규 매출은 올해도 지속될 예정이다. 실리콘웍스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대를 기록했다. 매출 1조1618억원으로 전년 보다 34% 증가, 영업이익은 942억원으로 전년 대비 99.6% 증가했다.
실리콘웍스는 LG상사(판토스 포함),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사와 함께 오는 5월 1일부터 LX홀딩스에 편입될 예정이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실리콘웍스가 LX그룹으로 이동하면 고객사 확장과 반도체·배터리·전장 애플리케이션 다원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