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LG화학 배터리 연구원 일부가 전직금지 가처분 소송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경력직 채용에 공격적으로 벌이면서 생긴 일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으로 옮긴 일부 LG화학 출신 연구원은 전직금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인력 이동에 따른 기술 유출을 방지하고자 이 같은 신청을 낸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초부터 국내 서산을 비롯해 헝가리 코마롬, 중국 창저우, 미국 조지아 등에 공장을 지으며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력직 채용 필요성이 커졌다. 경쟁 배터리 업체는 물론이고 완성차, 글로벌 화학 업체 인력까지 자리를 옮겼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경력직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며 “내부 인력이 경쟁사로 쉽게 이동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전 직장에서 소송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의 핵심인 전극 기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배터리 경력직 가운데서도 가장 눈여겨 보는 부문이다. 또 다른 핵심 기술인 코팅은 상당한 노하우를 확보한 상태다.
일각에선 경쟁사에 근무했던 인력이 근래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이 잦은 것을 두고 배터리 업계에서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오랫동안 캐시카우였던 석유화학에서 배터리가 주력 사업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동종업계의 관심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사업 초기에는 내부 인력을 통해 경력직을 채용했으나,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는 인력이 크게 늘었다. 올해 초 채용 공고를 내자 수천명이 입사를 희망했다는 후문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연봉이 높은 정유업계 가운데서도 SK이노베이션은 상위권에 속해 있어 배터리 업계 상위권인 LG화학, 삼성SDI보다도 높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입사 지원자 모임까지 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아 인재가 몰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