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아이폰13 OLED 추가 승인절차 거쳐야 최종 납품
삼성·LGD 상대 가격협상력 키우려는 애플 의도로 풀이
중국 BOE가 미국 애플로부터 아이폰13용 OLED 공급과 관련해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추가로 진행될 승인 절차에서 최종 통과해도 연말까지 BOE의 아이폰13용 OLED 공급물량은 소량에 그칠 전망이다. 애플은 BOE의 아이폰13 OLED 납품을 지렛대로 삼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패널 가격 인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BOE에 아이폰13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대해 '리스크 오더'(Risk Order)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3 시리즈는 15일(한국시간) 공개된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이다.
일반적으로 리스크 오더는 조건부 승인(Conditional Approval)을 말한다. 패널 업체가 생산한 패널이 세트 업체가 요구한 기준을 100% 충족하지 못했을 때, 특정기한까지 결점을 모두 보완한다는 전제 아래 한정적으로 승인하는 케이스다. 패널 업체가 품질에 부합하는 패널을 끝내 납품하지 못하면 다시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세트 업체 입장에서는 신제품을 출시할 때 초기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거나, 특정 지역에 한정해 판매할 목적으로 리스크 오더를 주는 경우가 있다. 패널 업체로서는 정식 승인을 받지 못하면 스스로 계획했던 패널 양산 일정이 뒤로 밀리고, 이에 따라 회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리스크 오더를 역제안하거나 받아들인다.
패널 양산에 2~3개월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BOE가 완전 승인을 기다린 다음에 양산에 들어가면 연말까지 애플에 납품하는 아이폰13용 OLED 패널 물량이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애플 입장에서는 BOE가 아이폰13 OLED 패널을 납품하면 이를 근거로 주력 협력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BOE는 현재 쓰촨성 면양 B11 라인에서 아이폰13용 OLED 패널을 생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BOE는 지난해 전작인 아이폰12용 OLED 패널은 쓰촨성 청두 B7에서 OLED, B11에서 후공정 모듈 승인을 각각 받았다. 애플 전용으로 계획한 B11 라인 생산수율이 저조해 OLED는 B7에서 승인을 받았다. 아이폰12 리퍼브용으로 먼저 승인을 받은 BOE는 이후 아이폰12 신품용 패널도 생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BOE가 아이폰12 시리즈에서 OLED 패널을 납품하는 모델은 6.06인치 아이폰12 일반형이다.
BOE는 올해 아이폰13 시리즈에서도 6.06인치 일반형 모델만 OLED 패널 납품을 노리고 있다. 전작인 아이폰12 일반형과 화면 크기가 같고 사양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BOE 입장에서는 진입장벽이 낮은 셈이다. 그럼에도 BOE는 상반기 진행한 승인 과정에서 발광재료 특성과 터치전극 등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리스크 오더를 받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BOE가 아이폰 OLED 패널 양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업계에선 BOE가 연내에 소량이나마 애플에 아이폰13용 OLED 패널을 납품할 것이라고 본다. 애플이 BOE에 기대하는 것은 안정적인 공급 물량보다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란 점에서다. 애플도 거의 매달 BOE와 승인 절차를 진행하는 등 BOE 물량을 늘리려 노력 중이다.
애플은 내년에 출시할 아이폰14(가칭) 시리즈의 경우 4종 중 최소 1종 이상에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박막트랜지스터(TFT) 방식 OLED 패널을 적용할 예정이다. BOE가 공급해온 아이폰12 일반형과 현재 납품을 시도 중인 아이폰13 일반형 모두 LTPS TFT를 사용한다. 올해 아이폰13 시리즈에서는 하위(미니·일반형) 라인업은 LTPS TFT, 상위(프로·프로맥스) 라인업은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TFT를 적용했다. 아이폰에 LTPO를 적용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LTPO TFT는 120헤르츠(Hz) 지원에 유리한 고난도 기술로, 올해는 두 모델 패널 모두 삼성디스플레이만 공급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아이폰 모델에서 LTPO TFT 납품을 기대하고 있다. BOE는 빨라야 2023년에나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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