펼치면 17인치, 접으면 11인치대...3분기 양산
HP 폴더블 노트북은 이르면 연말 출시 전망
LGD, 애플 폴더블 OLED 프로젝트 대비 '웜업'
LG디스플레이가 휴렛팩커드(HP)에 폴더블 노트북 OLED를 공급한다. LG디스플레이의 폴더블 노트북 OLED 양산 공급은 지난 2020년 레노버 폴더블 노트북 패널에 이어 두 번째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과 폴더블 OLED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HP에 공급할 폴더블 노트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3분기 양산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제품은 펼치면 17.0인치, 접으면 11인치대 화면을 지원한다. 화면이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 패널이고, 해상도는 4K(3840x2160)다.
LG디스플레이가 해당 폴더블 패널을 3분기에 양산하면 HP의 폴더블 노트북 완제품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가 이번에 HP에 양산 공급하는 17인치 폴더블 OLED는 올해 초 CES에서 공개된 제품과 유사한 패널로 추정된다. 올해 CES에서 LG디스플레이는 인폴딩 방식 17인치 폴더블 OLED를 공개하면서, 이 제품을 노트북과 태블릿, 휴대용 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토탈 터치 솔루션 디스플레이를 통해 일반 터치와 펜 터치를 모두 지원하고 화면이 접히는 부분에 주름(crease)이 거의 없다고도 밝혔다.
LG디스플레이가 폴더블 노트북 패널을 양산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2020년 말 출시된 세계 최초 폴더블 노트북인 레노버의 '싱크패드X1폴드' 패널도 LG디스플레이가 양산 공급한 바 있다. 싱크패드X1폴드 화면 크기는 펼쳤을 때 13.3인치, 접었을 때 6.2인치였다. 해상도는 2048x1536였다. 이 제품의 커버윈도는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을 적용했다. 해당 투명 PI 필름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납품했다.
올해 LG디스플레이가 HP에 납품할 폴더블 노트북 OLED 물량은 수천대에서 1만대 내외로 추정된다. 지난 2020~2021년 2년간 LG디스플레이가 레노버에 공급한 폴더블 노트북 패널 물량도 2만대로, 한해 1만대 내외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세계 노트북 출하량 2억6000만대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레노버에 이어 HP에 폴더블 OLED 패널을 납품하면서 현재 애플과 진행 중인 폴더블 OLED 개발 프로젝트 '웜업'(몸풀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전자란 대형 고객사를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주요 고객사가 애플 한 곳이어서 일종의 '테스트베드'가 필요하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애플과 커버윈도로 울트라신글래스(UTG)를 적용하는 폴더블 IT 제품(태블릿·노트북 등)용 OLED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애플은 폴더블 아이폰보다는 폴더블 IT 제품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bar) 형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가 위축돼 폴더블폰이 유일한 돌파구인 삼성전자와 달리, 애플은 OLED 아이폰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해서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 아이폰이 6.68인치까지 커진 상황에서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하면 기존 7~8인치대 아이패드 미니(태블릿) 입지가 애매해진다.
업계 일각에선 애플이 자사 제품이 서로 시장을 잠식하지 않도록 제품군을 재구성한 뒤에 폴더블 IT 제품을 출시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그에 앞서 폴더블 제품의 새로운 사용자경험 제공에 대한 기대가 확보돼야 하고, LG디스플레이는 폴더블 패널 양산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