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ET, 투명 PI 필름 매출 확보 위해 저가 입찰
HP 폴더블 노트북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생산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휴렉팻커드에 폴더블 노트북 커버윈도 소재 투명 PI 필름을 공급한다. 양산 물량은 적지만 신사업에서 어려움을 겪던 SKIET는 투명 PI 필름 양산이력을 확보할 수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IET는 휴렛팩커드(HP)가 출시를 준비 중인 폴더블 노트북용 커버윈도 소재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을 단독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SKIET가 투명 PI 필름을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하면 LG디스플레이는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만들어 HP에 납품할 예정이다.
이 폴더블 OLED 노트북은 펼치면 17.0인치, 접으면 11인치대 화면을 지원한다. 화면이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 패널이고, 해상도는 4K(3840x2160)다. HP는 폴더블 노트북 완제품을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CES에서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SKIET가 HP에 공급할 투명 PI 필름 물량은 올해 1만장을 소폭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LG디스플레이가 HP에 납품할 폴더블 노트북 OLED 물량도 수천대에서 1만대 내외로 많지 않다. LG디스플레이가 해당 패널을 3분기 양산할 예정이어서, SKIET도 비슷한 시기 투명 PI 필름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물량은 많지 않지만 SKIET는 투명 PI 필름 양산이력 확보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SKIET는 지난 2020년 중국 로욜에 투명 PI 필름을 공급한 뒤 뚜렷한 사업성과가 없었다. 투명 PI 필름 사업 매출은 지난 2020년 26억원에서 지난해 4억원으로 오히려 떨어졌다.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0.6%에서 지난해 0.1%로 감소했다.
SKIET는 이번에 HP에 투명 PI 필름을 공급하기 위해 경쟁사보다 크게 낮은 입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인치 투명 PI 필름 기준 경쟁사가 15~20달러를 제안할 때 SKIET는 이보다 상당히 낮은 금액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지난해 SKIET는 폴더블 제품 커버윈도 시장에서 투명 PI 필름과 경쟁관계인 초박형유리 위에 적용할 수 있는 보호필름 개발을 놓고도 초박형유리 후가공업체와 논의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폴더블 스마트폰의 커버윈도 시장에서는 초박형유리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폴더블 노트북 커버윈도 소재 방향성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시인성과 촉감 등에서 소비자와 세트업체가 초박형유리를 선호할 것이란 점에는 의견이 일치하지만, 양산성과 가격 등에선 투명 PI 필름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투명 PI필름 공급과 관련, SK아이테크놀러지 관계자는 "고객사 관련사항은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LG디스플레이의 HP 폴더블 노트북 OLED 양산 공급은 2020년 레노버 폴더블 노트북 패널에 이어 두 번째다. 올해 초 CES에서 LG디스플레이는 인폴딩 방식 17인치 폴더블 OLED를 공개하며 이 제품을 노트북과 태블릿, 휴대용 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20년 말 출시된 세계 최초 폴더블 노트북인 레노버 '싱크패드X1폴드' 패널도 LG디스플레이가 양산 공급했다. 싱크패드X1폴드 화면 크기는 펼쳤을 때 13.3인치, 접었을 때 6.2인치였다. 해상도는 2048x1536였다. 이 제품의 커버윈도 투명 PI 필름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납품했다.
업체별 투명 PI 필름 상품명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CPI(Colorless PI) 필름, SKIET가 FCW(Flexible Cover Window)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