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 테스트 설비 도입…삼성전자에 선제적 대응 차원
평택공장 인근 부지 확보로 'FOWLP' 신사업도 준비
국내 OSAT 업체 엘비세미콘이 비메모리 테스트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에 나선다. 내년 1월부터 안성공장에 대규모 신규 라인을 증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1500억~1600억원 가량의 관련 설비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엘비세미콘은 내년 초부터 비메모리 테스트 물량 확대를 위한 신규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엘비세미콘의 제조공장은 경기 평택과 안성 두 곳에 위치해 있다. 이번에 증설하는 라인은 안성공장 뒤편에 총 8층 건물로 지어진다. 무거운 테스트 설비를 견딜 수 있는 하중이 안성공장 대비 2배 높게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도입 가능한 설비의 총량도 기존 라인 대비 훨씬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엘비세미콘은 신규 라인에 대한 설계를 마무리한 상황이다. 내년 1월 중으로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초에 라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해당 라인에는 SoC(시스템온칩),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CIS(CMOS 이미지센서) 등 비메모리 테스트 설비가 들어선다. 공장 가동을 위한 기타 인프라 설비까지 합하면 올해에만 총 1500억~1600억원 이상의 설비를 발주할 예정이다. 향후 반도체 업계를 둘러싼 여러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경우에는 추가 투자를 집행할 가능성도 있다.
엘비세미콘은 기존 DDI(디스플레이구동칩) 범핑 사업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비메모리 테스트 및 FOWLP(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안성공장에 955억원 규모의 비메모리 관련 설비투자를 집행한 바 있다.
이번 투자는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투자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는 '비전 2030'을 토대로 관련 투자 및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5G SoC 라인업을 확대하고 기술 선도 중인 2억 화소 센서는 고객사를 확대해 공급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자체 SoC인 엑시노스 사업 중단 루머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며 기술 경쟁력, 응용처 확대에 노력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엘비세미콘은 평택공장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도 준비 중이다. 평택의 신규 라인에는 엘비세미콘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FOWLP 설비가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FOWLP는 반도체 칩 외부에 패키지 입출력 단자(I/O)를 배치시키는 차세대 기술로, 기존 공정 대비 칩 사이즈를 줄이면서도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