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日메이코 주기판 물량 늘릴 듯
코리아써키트·디에이피는 소폭 수혜 전망
중화권 PCB 업체, 삼성폰 주기판 시장 기웃
삼성전자 스마트폰 주 기판(HDI) 시장이 또다시 재편된다.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HDI를 납품했던 일본 이비덴이 공급망에서 빠지고, 또다른 일본 업체 메이코의 HDI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비덴 물량 상당수를 메이코가 가져가면서 코리아써키트와 디에이피의 수혜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는 내년 초 출시할 갤럭시S23 시리즈의 HDI 공급망에서 일본 이비덴을 제외한 것으로 파악됐다. HDI는 스마트폰 주 기판으로 사용하는 인쇄회로기판(PCB) 공법을 말한다. 이비덴은 그간 삼성 갤럭시S 시리즈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HDI를 납품해왔는데, 내년 갤럭시S23 시리즈부터는 HDI를 공급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이비덴이 HDI를 생산해왔던 중국 베이징 공장을 매각할 계획을 세우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비덴에서 베이징 공장을 사들일 업체는 이곳에서 더이상 HDI를 생산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3 시리즈부터 HDI 공급망에서 이비덴을 제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비덴이 담당하던 HDI 물량 상당수를 또다른 일본 PCB 업체인 메이코에 맡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코는 그간 삼성전자에 납품하던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HDI 물량이 적었는데, 이비덴이 공급망에서 빠지면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코 물량이 늘면서 국내 PCB 업체인 코리아써키트와 디에이피의 갤럭시S23용 HDI 물량 상승은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갤럭시S 시리즈 출시 첫해 출하량 기대치도 과거 3000만대 중반에서 최근 3000만대로 줄어든 상황이다.
동시에 삼성 중저가 스마트폰 HDI 시장에서는 경쟁 확대가 예상된다.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판매 부진이 이어지자, 중화권 PCB 업체가 다시 삼성 중저가폰 HDI 시장에 기웃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HDI 시장에서는 코리아써키트와 디에이피, 일본 메이주 등의 비중이 컸다.
앞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HDI 시장은 지난 2019년 한차례 재편된 바 있다. 2019년 삼성전기를 시작으로 대덕전자, 이수엑사보드(이수페타시스 자회사)가 HDI 사업에서 차례로 철수하면서 코리아써키트와 디에이피 비중이 커졌다. 과거 삼성 피처폰과 스마트폰 HDI 시장을 이끌었던 삼성전기와 대덕전자는 수익성 악화로 이 사업에서 철수했고, 이수엑사보드는 HDI를 신사업으로 추진했지만 경쟁력 부족으로 해당 사업을 정리했다.
LG전자 피처폰과 스마트폰용 HDI를 생산했던 LG이노텍도 2019년 HDI 사업에서 철수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대덕전자 등 국내 HDI 시장을 이끌었던 '빅3'가 모두 해당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국내에서 HDI를 주력 생산하는 PCB 업체는 코리아써키트와 디에이피 두 곳만 남았다. 이들 업체도 사업 다각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코리아써키트는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등 반도체 기판 매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디에이피는 차량용 기판 비중이 커졌다.
코리아써키트와 디에이피의 올 3분기 누적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개선됐다. 삼성 스마트폰 판매는 부진했지만 나머지 제품 판매 비중 확대와 환율효과 등이 긍정 영향을 미쳤다. 코리아써키트는 별도기준으로 3분기 누적 매출 6268억원, 영업이익 715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36% 늘었고, 영업이익은 2배로 뛰었다. 디에이피의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 늘어난 241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84억원으로 같은 기간 3배로 늘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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