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런트 최대 생산업체 3M, 2025년 말까지 생산중단 결정
칠러 업계도 촉각…전기식·가스식 등 대체재 마련에 분주
반도체용 칠러 시장이 향후 2~3년 내 대대적인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칠러에 필요한 쿨런트(냉각수)를 만드는 세계 최대 제조업체인 3M이 환경 규제로 생산 중단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쿨런트를 매우 적게 소모하거나 아예 활용하지 않는 칠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용 칠러 시장에서 기존 냉동기식 장비 대체재인 전기식 장비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칠러는 반도체 식각 공정 등에서 챔버 내에 발생하는 열을 흡수하는 온도조절장치다. 온도를 조절하는 방식에 따라 장비도 여러 종류로 나뉘며, 이 중 냉동기를 활용하는 냉동기식 장비가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냉동기식은 온도조절 범위가 비교적 넓고 소비 전력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냉동기식 칠러 장비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칠러 장비의 주요 소재인 쿨런트의 생산량이 향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현재 전세계의 반도체용 쿨런트 시장은 미국 3M의 독점 체제였다. 3M이 전체 80~90%, 벨기에의 솔베이가 10~20%의 점유율을 기록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3월, 벨기에 정부는 3M의 벨기에 플랑드르주 소재 공장에 대해 "3M의 현지 공장이 강화된 PFAS(과불화화합물) 배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무기한 가동 중단을 명령했다. PFAS는 쿨런트의 주 원료로, 환경오염물질 및 유해화학물질로 알려져있다.
이후 3M은 벨기에 정부와 PFAS 저감을 위한 투자 방안을 논의하는 등 공장 가동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3M은 PFAS와 관련해 세계 각국으로부터 사용 중단 압박을 받아왔으며, 결국 지난해 말 공식적으로 "2025년 말까지 PFAS 제조를 종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3M의 이같은 결정은 반도체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 업체의 쿨런트를 대체재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는 있으나, 3M이 쿨런트 시장에서 차지해 온 비중이 상당한 만큼 영향을 전부 상쇄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에선 3M의 쿨런트 생산중단 발표 여파로 전기식 칠러의 수요 증가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기식 칠러는 냉동기식 칠러 대비 매우 적은 양의 쿨런트를 소모해, 쿨런트 수급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가동이 가능하다. 또한 전기식 칠러는 에너지효율화가 높고 기기 소형화에도 유리하다는 이점이 있다.
쿨런트를 전혀 쓰지 않는 가스식 칠러 등도 대체재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2~3년 뒤 쿨런트 공급망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도체 업체들도 이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나설 것"이라며 "관련 장비업체들도 전기식, 가스식 등 다양한 칠러의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디일렉=장경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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