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한국을 따돌린 중국이 소재부품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도 제대로 진입하지 못한 8.5세대 디스플레이 유리기판을 양산한다. 중국의 국가적 투자가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벙부중광전과기유한공사(蚌埠中光电科技有限公司)가 첫 중국산 8.5세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유리기판 생산에 들어갔다. 벙부중광전과기는 18일 안후이(安徽)성 벙부(蚌埠)시에서 8.5세대 유리기판 생산기념식을 열고 생산라인 완공을 알렸다. 제품 양산은 9월 시작할 예정이다.
LCD 유리기판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다. 8.5세대는 2.2m*2.5m 크기로 유리기판 한 장당 55인치 화면 6개를 만들 수 있다. 현재 대형 유리기판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과 일본뿐이다. 세계 대형 유리기판 시장은 미국 코닝, 일본 아사히글라스(AGC), 일본전기초자(NEG), 아반스트레이트가 과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LG화학이 유리기판 사업을 일부 하고 있긴 하지만 현재 사업철수를 추진 중이다.
해당 생산라인은 중국 과기부에서 진행한 국가중점연구과제 중 하나로 CNBM벙부유리공업설계연구원(中建材蚌埠玻璃工业设计研究院)이 맡고 있다. 벙부중광전과기의 실질 지분은 중국 국무원이 44%, 지방정부가 나머지 56%를 소유하고 있다. 생산라인 건설에는 총 3년이 소요됐다. 총 투자금액은 약 8500억원(50억위안), 1단계에 들어간 금액은 25억위안이다. 1단계 완료 시 예상되는 연 생산능력은 150만장이다.
중국은 대형 TV에 필요한 유리기판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중국광학광전자산업협회(中国光学光电子行业协会) 디스플레이 분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유리기판 수요량이 약 2억6000만제곱미터에 달했다. 이 중 8.5세대가 2억3300만제곱미터였다. 하지만 중국산 TFT-LCD 유리기판 연간 공급량은 4000만제곱미터에 그쳤고 그마저도 모두 6세대 이하였다.
중국은 이번 8.5세대 유리기판 양산으로 외산에 의존하던 대형 LCD 유리기판 시장에서 점유율을 뺏어올 계획이다. 제품 생산이 시작되면 TFT-LCD 유리기판 생산기술을 보유한 전 세계 몇 안 되는 국가에 중국도 이름을 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