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자회사 SK엔펄스, 지난해 말 메모리용 블랭크마스크 샘플 출하
고객사 품질 인증 통과 및 대량 양산까지는 다소 시간 필요할 듯
SKC의 반도체 소재 자회사인 SK엔펄스(옛 SK솔믹스)가 지난해 말 블랭크마스크 개발에 성공해 일부 샘플 제품을 출하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다만 고객사에 채택돼 대규모 양산까지 이뤄지기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에스앤에스텍이 블랭크마스크를 대규모로 양산해왔다. SK엔펄스가 SK하이닉스란 거대 고객사를 등에 업고 블랭크마스크 대량 생산에 성공할지 관심을 모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엔펄스는 지난 2020년부터 블랭크마스크에 대한 투자를 진행한 가운데, 지난해 말 메모리 반도체에 들어가는 블랭크마스크 샘플 제품을 출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엔펄스가 지난해 말 블랭크마스크를 시범적으로 출하하기 시작했다”며 “처음부터 하이엔드 제품을 표방해 제품을 개발했으며 일부 고객사와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블랭크마스크는 반도체 집적회로 패턴이 노광 되기 전 마스크를 가리킨다. 석영(쿼츠) 유리 기판에 금속막과 레지스트(감광액)을 도포해서 만드는 블랭크마스크는 반도체 노광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마스크 핵심 재료다. 노광공정이란 빛을 이용해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회로를 새기는 공정을 말한다.
필름 사진에 비유하면 촬영 전 필름이 블랭크마스크, 촬영 후 형상이 전사된 필름을 포토마스크라고 보면 된다. 블랭크마스크 시장은 일본 호야·울코트·아사히글라스 등이 과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에스앤에스텍이 블랭크마스크를 유일하게 대량 양산하고 있다.
블랭크마스크는 ‘위상 반전막’이라는 투광막 유무에 따라 BIM 블랭크마스크(Binary Mask)와 PSM 블랭크마스크(Phase Shifter mask)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PSM 블랭크마스크에 포함된 위상 반전막은 노광기의 빛을 투과하는 막으로써 노광기 빛의 강도를 감쇠시키는 역할을 한다. 고집적화된 반도체 장치에서는 더욱 미세한 패턴이 요구되는데 빛의 강도가 너무 높으면 미세한 회로를 새기기 어렵다.
최근 반도체 공정에서는 주로 PSM 블랭크마스크를 사용해 고해상도에 미세한 회로패턴을 만든다. 즉, PSM 블랭크마스크가 보다 고품질 제품이다. SK엔펄스는 처음부터 고품질 제품 개발에 초점을 맞춘 만큼 PSM 블랭크마스크를 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블랭크마스크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시장이 침체되면 팹리스 등에서는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블랭크마스크를 더 많이 찾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국 팹리스 숫자가 급격히 늘면서 반도체 여러 공정 중 유일하게 마스크 쪽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다만 그럼에도 아직 SK엔펄스는 주요 고객사를 확보했거나 대량 양산에 들어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블랭크마스크는 반도체 전 공정에서 매우 중요한 소재로 분류할 수 있다. 제품 개발을 완료해도 인증 자체가 쉽지 않을뿐더러 민감한 소재이기 때문에 일단 한 번 채택되면 공급업체를 잘 변경하질 않는 구조다.
그나마 SK엔펄스가 기댈 수 있는 부분은 SK하이닉스가 주요 계열사라는 점이다. SK엔펄스는 SK하이닉스를 등에 업고 5년 넘게 투자 및 연구를 지속해 듀폰이 80% 이상 차지하던 CMP 패드도 국산화하는데 성공한 경험이 있다. 이후 SK엔펄스가 생산한 CMP 패드는 SK하이닉스 내부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주력 사업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블랭크마스크는 개발뿐만 아니라 고객사 품질인증 통과 및 대량 양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제품”이라며 “SK엔펄스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포토마스크 기업 등 여러 곳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당장 1~2년 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일렉=강승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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