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마이크론 매출, 노트북•스마트폰 비중 높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반사효과 누릴지도 주목
중국이 미국 마이크론의 제품 구매 금지 조치를 내렸다. 미국의 반도체 장비 등 수출규제에 대한 보복성 조치다. 현재까지 나온 중국 정부의 발표 등을 보면, 구매금지 대상은 서버용 메모리반도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추후 제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업계에선 이번 조치로 마이크론이 중국 내 매출에 어느 정도 타격을 받을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반사효과를 볼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22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네트워크 보안 문제가 발견됐다"며 "중국의 핵심 정보 인프라 공급망과 국가 안보에 위험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요 정보인프라 운영자’(China’s key information infrastructure operators)는 마이크론의 제품 구매를 중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AC 측은 구체적인 보안 문제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이 외국 반도체 회사에 대해 인터넷 안보 심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조치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봉쇄에 대응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관심은 이번 조치가 가져올 파장이다. 미국이 더 강한 맞불 제재를 취할 수도 있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중국의 조치에 동맹국들과 함께 대응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했다. 추가 확전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마이크론이 입을 충격의 강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내 전문가들은 생각보다 마이크론이 받을 타격이 작을 것으로 예상한다. 일단 현재까지 알려진 중국의 구매 금지 대상이 서버용이 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CAC가 구매금지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 대상도 중국 내 ‘중요 정보인프라 운영자’(China’s key information infrastructure operators)로, 중국 정부나 서버 쪽 대기업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마이크론은 회사 전체 매출의 16%가량을 중국(홍콩 포함)에서 올리고 있다. 주요 매출은 레노버, 샤오미, 오포 등의 노트북 및 스마트폰 기업 등에서 올리고 있다. 이에 비해 서버용 메모리 매출은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이크론의 중국 내 서버용 메모리 시장 점유율도 10%에 불과하다.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과 IT기업의 탈중국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중국의 제재가 단기적 영향에 그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의 실적에 중국 당국의 제재가 일시적으로 영향은 줄 수 있겠지만, IT 기업의 탈중국화가 가속화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서버용에 이어 범용 메모리 쪽으로 구매 금지 조치가 확대될 경우 마이크론의 매출 타격은 상당할 수 있다.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 여파가 한국 기업들에 미칠 영향도 주요 관심사다. 마이크론의 서버용 메모리 구매가 중단될 경우 중국 내 팹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변수는 미국 정부의 요구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중국이 마이크론 제재를 할 경우, 한국 기업들이 반사효과를 누리지 않게 해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한국 기업들의 수혜 효과는 미미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창신메모리(CXMT), 양쯔메모리(YMTC) 등 중국 현지 메모리 기업들이 이득을 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현재 CXMT, YMTC 등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 등으로 선단 반도체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하이엔드 시장은 국내 메모리 기업이, 로우엔드 시장은 중국 메모리 기업이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현재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매우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시장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내 메모리 기업의 기술력이 떨어지는 만큼, 국내 기업이 (마이크론의) 빈 자리를 메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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