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규 ETRI 연구전문위원
"글로벌 EDA 시장 시높시스, 케이던스 등 미국 기업이 과점"
"국내에선 알세미, 바움 등이 개발하고 있으나 걸음마 수준"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해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툴 국산화도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현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전문위원은 23일 성남 한국전자기술연구원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핵심전략기술 세미나 및 기업지원사원 설명회'에서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및 산업 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유 연구전문위원은 "AI반도체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EDA 툴"이라며 "EDA 툴은 시높시스, 케이던스 등 미국 기업이 95% 이상 독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DA는 반도체 설계에 필수적인 소프트웨어로 회로를 시물레이션하고 오류를 검증하는 데 사용된다. 주요 EDA 업체로는 시높시스, 케이던스, 지멘스EDA 등이 있다. 지난 2021년 기준 이들 세 업체가 글로벌 EDA 툴 시장의 8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유 연구전문위원은 "최근 미국이 대중 반도체 제재를 위해 EDA 수출 금지 조치를 하면서 중국은 자체 반도체 설계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며 "중국이 EDA 툴 개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EDA 툴 국산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DA 기술 부재는 국내도 마찬가지"라며 국내 EDA 개발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최근 중국 팹리스 기업들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DA 툴 사용과 파운드리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폐업을 하는 기업도 생겼다. 지난 12일 OPPO의 자회사 저쿠는 팹리스 사업 철수를 밝혔다. 시높시스 등 3개사가 글로벌 EDA 툴 산업 95%를 과점하고 있는 만큼, 해당 기술 없이는 반도체 설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는 중국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다. 알세미와 바움과 같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EDA 개발에 나섰지만, 개발 초기단계인 만큼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매출도 적은 상황이다. 알세미는 소자 모델링 솔루션에 AI를 도입해 소자 모델링 효율화를 극대화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바움은 반도체 설계 시 소모되는 전력을 효율적으로 분석하는 EDA 등을 개발하고 있다.
유 연구전문위원은 "(EDA 툴 개발을 위한) 국책 과제들이 많으니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하시는 분들이 여기에 참여해 (국산화에) 일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자동차전장·ICT부품 분야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