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문>
-제가 제목에 ‘단통법 논란 지속’ 했더니 우리 윤상호 부장께서 ‘단말기 유통법’이라고 얘기를 바로 잡아주셨습니다. 시행된지 10년 됐는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왜 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까?
“‘단말기 유통법’ 자체가 왜 탄생했는지를 봐야 되는데요. 법은 2014년 10월부터 시행했지만 사실 그 전에 한 2년여 동안 ‘이런 법이 필요하냐?’ 얘기가 있었거든요. 우리가 10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서 생각을 해보면 그때는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보조금이 천차만별이였어요. 그리고 어떤 제품을 사는지에 따라서도 그날 그날 달랐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으로 따지면 갤럭시S23이 아니라 갤럭시S10 사는데 보조금을 나는 100만원을 받을 수도 있고, 내일 대표님이 갤럭시S23을 샀는데도 10만원을 받고. 이런 상황들이 비일비재하다 보니까.”
-누구는 호갱님이 되고, 이걸 막기 위해서 도입이 된 법이다.
“그렇죠. 그러다보니까 ‘이제 이용자 차별을 좀 막자.’ 그리고 ‘이 보조금이라는 것 자체를 좀 투명하게 하고 보조금을 안 받는 사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하자.’ 그리고 ‘단말기 선택권을 넓히자.’ 이런 명분 하에서 이 법이 추진이 됐죠. 그래서 처음에 법에 대한 얘기들이 나올 때는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나 소비자나 이런 쪽들이 다 찬성이었습니다.”
-찬성이요? 반대도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그런데 이게 각론의 차이가 있었던 거죠.”
-물론 항상 각론에서 차이가 나죠.
“뭐냐하면 이런 법이 필요하다. 이용자 차별 문제가 심각하고 이런 부분들을 투명화하는 것도 필요하고 유통 구조를 좀 개선하는 것도 필요한데.”
-‘어떻게 할 것이냐?’
“이 방법에 따라서, 예를 들면 지금 현재는 공시지원금을 주고 공시지원금의 15% 이내에서 추가지원금을 줄 수 있고, 이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는 사람들은 요금 할인을 받고, 그리고 지원금 규모들은 항상 수시로 못 바꾸고 한 번 고지하면 일정 기간을 유지해야 되고. 이렇게 모양은 나쁘지 않게 만들어져 있죠.”
-그게 지금 또 논란이 되고 있습니까?
“이게 10여 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시행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게 출발 때부터 사실 약간의 문제. 아까 그 각론의 차이 때문인데, 일단 현재 제일 반대하는 쪽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라고 해서 판매점 중심 단체입니다. 우리가 휴대폰을 살 때 대리점과 판매점이 있거든요. 쉽게 얘기하면 1개 통신사 상품만 판매하는 곳은 대리점이고, 3사 거를 다 살 수 있는 데는 판매점이에요. 이 판매점들은 수익구조가 통신사 고객을 유치하거나, 휴대폰을 팔면 그거의 일정 수수료를 받는 거거든요. 전반적인 거래가 떨어지니까.”
-이게 동일하게 보조금을 줘야 되고 이러니까.
“보조금을 여기서 100만원을 주면 갑자기 판매가 쫙 일어날 수도 있고. 그런데 다 10만원씩밖에 못 주잖아요. 그러면 내가 그 판매점을 갈 이유가 없죠.”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전체적인 거래 수가 줄었습니다. 예를 들면 휴대폰 시장도 좀 위축됐는데요.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전에는 연간 한 2200만 대 정도 규모였거든요.”
-뭐가요?
“우리나라에서 1년 동안 팔리는 휴대폰이요.”
-많이 팔리네요.
“그래서 물론 과소비 논란도 있었어요. 왜냐하면 이 ‘단말기 유통법’ 자체가 또 그런 부분도 있었던 거예요. 사람들이 필요 이상으로 고가 단말기를 너무 산다.”
-소비를 맨날 살리겠다고 난리인데.
“그런데 이게 우리가 그때 당시에 100만 원짜리 폰을 보조금을 받아서 사니까 이 착시 효과들도 있었고.”
-약정도 뺐고요.
“어찌 됐든 지원금은 빚이거든요. 혜택이 아니에요. 내가 언젠가 갚아야 되는데.”
-조삼모사입니까?
“그렇죠. 조삼모사인 셈이죠. 근데 어찌됐든 이런 것들이 떨어지다 보니까 거래가 줄어서 지금은 연간 1200만 대가 약간 위태로운 수준이 됐죠.”
-반토막이네요.
“거의 반토막이 났죠.”
-그 판매량 중에 아까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에 소속된 판매점. 전체 대리점하고 판매점에 따졌을 때 거기 분량이 어느 정도 돼요?
“이게 단말기 유통법이 자급제랑 물려있는 거거든요. 자급제란 무엇이냐면 우리가 그냥 내가 마음에 드는 전자제품 사듯이 휴대폰을 통신사나 대리점이 아니라 그냥 제값 주고 사고. 이게 자급제입니다. 대신 요금 할인을 받는 거죠. 자급제의 비중이 지금 한 20% 정도까지 올라왔거든요. 사실상 예전에는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폰의 비중이) 100%이었어요. 자급제가 있긴 있었는데, 그런 폰들을 구하기도 힘들었고. 심지어 삼성전자 대리점에서도 팔지 않았던 시절이니까요. 근데 지금은 아까 2200만대가 1200만대가 됐는데 그중에 20%는 또 자급제인 거예요. 그럼 한 1천만 대 정도가 남는 거거든요. 1천만 대 중에 아까 얘기한 대리점들이 파는 물량이 있죠. 그리고 판매점들이 파는 물량이 있고. 그래서 지금 현재 2014년경에는 판매점이 한 3만개쯤 됐는데요. 지금은 한 1만5천개 정도로 줄었어요.”
-그것도 반토막이네요.
“잘 보시면 옛날에는 어느 건물에나 휴대폰 3사(KT, SK, LG) 마크 있고, 휴대폰 파는 가게들이 특히나 사거리 뭐 이런 데는 다 있었는데 지금은 예전에 비해서 생각보다 눈에 띄지 않죠.”
-지금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는 거는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가 ‘이 법(단통법)을 없애자.’ 이렇게 지금 뭘 하고 있는 겁니까?
“이분들은 계속 이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굳이 지금 윤 부장님께서 여기 나와서 이 얘기를 하시는 거는 최근에 뭐가 있었어요?
“이분들이 지난 16일에 기자회견을 하신 것도 있고, 윤석열 정부 들어서 ‘가계통신비 완화 정책을 취하면서 단말기 유통법을 재검토하겠다.’라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이제 없애는 쪽에 더 무게가 실렸다라는 게 작년까지의 관측이었는데, 올해 들어서 순기능도 있기 때문에.”
-순기능은 뭡니까? 지금 얘기하신 것만 봐서는 별로. 시장도 줄고.
“요금 할인이라는 지점들이 아까 얘기한 대로 어느 정도 발품을 팔아서 아까 단말기 지원금이라는 것도 빚이라고 그랬잖아요. 이게 결국은 빚이거든요.”
-나중에 내가 지금 싸게 사면 보조금 옛날에...
“그게 위약금입니다.”
-위약금. 그럼 내가 2년, 3년동안 쓰면 되잖아요.
“2년, 3년. 근데 그 안에 또 바꾸고. 예를 들어서 단말기를 내가 잃어버렸어. 이런 위약금 문제들이 발생을 하죠.”
-보조금을 안 받아도 위약금을 내야 되잖아요.
“보조금을 안 받으면 요금 할인을 받는 거죠. 아니면 자급제로 구매를 하든지.”
-현재는 그렇다는거죠?
“물론 선택약정 할인도 위약금 시스템이 있어요. 근데 예를 들면 지금 이 할부의 관점에서의 위약금과. 이 지원금을 받는 것 자체가 할부 요금 같은 거거든요. 여기에 관련된 위약금과 ‘내가 앞으로 이 통신사에 계속 있을게.’를 약속하고 한 요금에 대한 위약금과는 규모가 다르다는 거죠. 고객의 선택권 측면에서 보면. 그래서 지금 선택약정 할인 가입자들이 전체 이동통신 이용자의 50%가 넘어요.”
-근데 그게 꼭 ‘단말기 유통법’ 때문에 그렇게 지금 2200만 대 하던 게 1200만 대로 떨어졌다라고만.
“볼 수도 없는 거고.”
-그러니까요. 그럴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좀 전에 얘기 드린 요금 할인 부분이라든지 이 유통 구조의 투명성이라든지 뭐 이런 지점들은 긍정적인 면이고, 근데 지금 이렇게 시장이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좀 전에 대표님도 얘기를 하셨지만, 이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약간 이런 부분들을 풀어줘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겁니다.”
-그런게 있어야죠.
“그래서 지금 정부가 생각하는 건, 선택약정 할인이라는 것 자체가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 주는 거거든요. 단통법이 없어지면 선택약정 할인도 없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그러면 이건 존치하고, 대신 추가 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 이내에서 줄 수 있었던 걸 30% 이런 식으로 좀 올리는 게 낫지 않을까 이런 것들을 검토하고 있는 거죠.”
-올해 초에 해외 멀리 갔다 오셨죠?
“네”
-뭐 타고 갔다 왔습니까?
“저는 마일리지로 갔다 왔는데요.”
-마일리지요? 그럼 또 할 말이 없는데. 비행기 타고 여행 갈 때 싼 거 그냥 막 찾아보지 않아요? 그게 루트에 따라서 가격이 다 다르던데요.
“물론 그렇죠. 근데 이게 지금 예전에 ‘단말기 유통법’ 자체가 시작한 게 예를 들면 지금 스카이스캐너라든지 이런 여행 앱들을 통해서 우리가 검색해서 비교를 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게 전혀 없었잖아요.”
-그래도 발품 막 뛰어다니는 애들...
-성지 뭐 이런 데 있잖아요.
“그런 문제들이 지금도 있기 때문에 ‘지금도 여전히 그러니까 이 법은 필요가 없다.’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됩니다. 근데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줄었죠.
“그런 부분들에 대한 피해를 보는 사람들과 이런 게 많이 줄었고.”
-근데 그거를 피해를 봤다고 표현하는 게 맞습니까? 그 사람이 발품 팔아서 싸게 산 건데.
“이 발품 팔아서 싸게 사는 구조를 10여 년의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또 잊어버리신 겁니다. 약간 간과하고 있는 게 있는데 발품을 내가 아무리 팔아도 예를 들면 신도림에 가도 알고 보니 용산이 훨씬 싸게 판 거야. 이거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없었어요. 오히려 지금 성지나 뭐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 게 지금은 이런 것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아니면 스팟성으로 알려졌죠. 그리고 공시지원금이라는 비교 대상이 있고. 그때는 그런 기준점 자체가 아예 없는 겁니다. 그래서 내가 100만 원을 받든, 50만 원을 받든, 30만 원을 받든. ‘내가 지원금을 다 받은 건가?’, ‘내가 많이 받은 건가?’, ‘적게 받은 건가?’ 이런 걸 판단할 수 있는 기준 자체가 아예 없었어요.”
-옆사람한테 물어보고 그냥 그 안에서만 그냥. 나는 10만 원 싸게 샀어. 근데 그러면 지금 이게 없어질 수도 있어요?
“없어질 수도 있는데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한쪽에서는 지금 계속 없애라고 하는건 아까 말씀하신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가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고, 말씀하신 대로 없어지긴 어려울 것 같고.
“그래도 보완책을 계속 얘기하는 것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이게 처음 나올 때부터 얘기 나왔던 건데 ‘분리 공시제’라고 있어요. 지원금이라는 것 자체는 제조사와 통신사가 같이 조성을 하거든요. 제조사 지원금과 통신사 지원금을 각각 공시를 하자. 이게 분리 공시제에요. 이 얘기가 왜 나온 거냐 하면 ‘제조사 지원금이라는 게 이 정도면 그냥 출고가를 깎아라.’”
-그게 맞는 말이죠.
“‘그랬구나. 너네가 그러면 출고가를 깎으면 된다.’ 그래서 원래 이 ‘단말기 유통법’ 자체가 출고가 인하 효과도 기대하고 뭐 이런 것들이 있었다고요. 근데 이 분리 공시제가 추진이 안 됐죠. 왜냐하면 그때 당시 국내 기업들이 주장한 게 뭐냐면 ‘영업비밀이다. 그리고 한국에서만 우리가 지원금을 노출하면 글로벌 마케팅에 문제가 생긴다.’라고 해서 유야무야 됐습니다.
실 시민단체들은 분리공시를 엄청나게 원했었어요. 아까 얘기했던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그리고 통신사도 분리 공시제를 주장했었고 아까 각론은 차이가 있었다고 그랬잖아요.”
-그럼 지금 현 상태로 계속 있을 수밖에 없겠네요?
“현 상태에서 마케팅 자율권을 일정 정도 확대해 주는 그런 수준으로.”
-그런 움직임은 좀 있습니까?
“아까 얘기했듯이 추가 지원금을 30% 이내로 확대한다든지 이 정도 논의가 나오고 있는 거고요. 그러니까 이게 이달 말 정도에 과기정통부가 싹 해서 발표를 할 겁니다.”
빠르면 이달 말 늦으면 내달 초.
-수요는 좀 살아날 수도 있을 거라고 보십니까? 뭐 어떻게 나가는지 봐야 알겠지만.
“이 시장의 흐름이라는 것 자체가 구매 패턴이 지난 10년 동안 많이 바뀌었고, 현재 단말기 가격이나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하면 국내 단말기 시장이 예를 들어서 단말기 유통법을
폐지한다 해도 급격하게 살아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봅니다.
-폰을 잘 안 바꾸게 되는 게 바꿀 이유가 별로 잘 안 보인다.
“그것도 문제고, 업체 간의 혁신. 예를 들면 아이폰이나 갤럭시나 예전처럼 1년 단위
제품들이 사람들한테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이 동력들도 많이 빠진 상황이거든요.”
-알겠습니다. 잠깐만 쉬다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