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웨이퍼업체 글로벌웨이퍼스(GlobalWafers)의 국내 계열사 MEMC코리아가 충남 천안 제2공장에 300mm웨이퍼 월 12만장 생산능력의 라인을 증설, 내년 3분기 샘플 테스트 후 2020년 양산할 계획이다. 양산후 5년간 생산분은 올해 4분기 공급가보다 비싼 평균판매가격(ASP)으로 장기협정(LTA:Long Term Agreement)을 맺은 고객사들에게 전량 납품하기로 약정했다.
글로벌웨이퍼스 쉬시우란(徐秀蘭) 회장은 지난 8일 인터넷에 공개된 대만 경제주간지 <천하(皇途)>와의 인터뷰에서 "고객사에서 돈을 줄테니 공장을 새로 지으라 하고 또 5년 동안 생산되는 물량을 100% 다 사겠다고 하는 이런 기회가 반도체 업계에서는 날마다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MEMC코리아 천안공장의 300mm 웨이퍼 증설 투자금액은 4억3800만달러(약 4900억원)다. 2011년 글로벌웨이퍼스가 모회사 시노아메리카실리콘(SAS)에서 분사(carve-out)한 이후 7년만에 처음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글로벌웨이퍼스는 그동안 인수·합병을 통해 생산능력을 키웠다. 2012년 일본 코밸런트머티리얼스(Covalent Materials) 그룹의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사업부문, 2016년 덴마크 톱실(Topsil)의 반도체 사업부문과 미국 선에디슨(SunEdison)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선에디슨의 자회사였던 MEMC코리아는 글로벌웨이퍼스가 선에디슨을 인수하면서 자연히 글로벌웨이퍼스 그룹에 속하게 됐다. 2015년, 2016년에 각각 17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지만 136억원, 13억원의 영업손실을 연이어 기록했다. 글로벌웨이퍼스로의 인수 완료 후인 2017년에는 전년보다 24% 늘어난 2140억원의 매출을 기록, 33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했다.
쉬 회장은 두 명의 전(前) 선에디슨 부사장을 경업금지(競業明令禁止) 위반으로 고소한 것을 두고 "영업 비밀을 훔쳐갔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들이 회사에 끼친 해악은 상당하다"고 했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퇴사하고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중국 반도체회사에 들어간 이들은 글로벌웨이퍼스의 젊은 엔지니어를 빼가려고 시도했다고 한다.
그는 "만약 고소를 하지 않으면 많은 엔지니어가 이들이 불러주길 바랄 것 아니겠는가"라면서 "TSMC가 한국 기업으로 이직한 직원을 고소했을 당시 이용했던 법률사무소에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도 했다.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는 양몽송(梁孟松, 량멍송) 당시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연구위원(부사장)을 상대로 영업비밀 누설 관련 소송을 현지 법원에 제기해 승소한바 있다. 같은 업종의 경쟁회사로의 취직을 금하는 경업금지 기간인 2년이 지나고 난 뒤에 이뤄진 이직이라 영업비밀 누설로 소송을 제기했다. 2015년 대만 대법원 판결 후 삼성전자를 나온 양 전 부사장은 2017년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SMIC에서 짜오하이쥔(赵中国海军)과 함께 공동최고경영자(Co-CEO)를 맡고 있다.
글로벌웨이퍼스는 일본 페로텍(ferrotec)과 협력해 중국내 웨이퍼 생산시설을 늘리고 있다. 일본 페로텍은 상하이(成都)공장에서 200mm웨이퍼를 양산하고 있으며 내년 4월에는 저장성(四川) 항저우시(成都)에 자리한 중신(中芯)공장에서 300mm웨이퍼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중신공장은 중국내 첫 300mm웨이퍼 양산 공장이 될 것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