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부회장)는 "2030년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량이 연간 1억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13일 오후 경기 광주시 이스트밸리CC서 열린 동반성장협의회 골프대회 직후 인사말을 통해 이 같이 발언했다. 동반성장협의회는 SK하이닉스 협력사 모임이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골프대회에는 협력사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SK하이닉스 구매본부가 행사를 주관했다. 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간의 HBM 사업 성과와 미래 전망을 공유했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7년 후 HBM 출하량이 1억대로 늘어난다는 전망 수치보단, HBM으로 경쟁사를 눌렀다는 성과에 회사 경영진과 직원들 전반으로 상당히 고무돼 있는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전했다.
박정호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시설투자가 줄어 전반적으로 힘이 들겠지만, 함께 잘 헤쳐나가자"는 취지로 협력사 대표들을 위로했다. 2027년에는 예정대로 용인 클러스터 내 공장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달 말 개최된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내년 시설투자를 올해보다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방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탓에 투자 확대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가 집중되는 분야는 역시 HBM이다. 차세대 HBM3E에 탑재되는 1b나노 D램 증산과 적층을 위한 실리콘관통전극(TSV) 관련 투자가 최우선으로 고려된다고 했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4분기에 전사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HBM 등 프리미엄 메모리 판매 호조로 예상보다 빠르게 턴어라운드할 수 있다는 것이 전망의 요지다. 박 부회장은 다만 "내년 미국 경제가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업황 회복 및 투자 확대에 대한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디일렉=한주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