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엘코스-올레도스-레도스 순으로 적용 가능성" 관측
국내외 패널 업체와 여러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개발 논의
애플·소니·삼성전자·구글 등의 XR 차별화 전략 드러날 듯
중저가 VR 기기를 주력 판매 중인 메타(옛 페이스북)가 엘코스와, 올레도스, 레도스를 적용한 XR 기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메타는 이제껏 일반 LCD 기반 제품만 출시해왔다. 메타는 엘코스와 함께 올레도스, 레도스를 동시 검토하면서 XR 시장 개화에 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XR 시장에서 애플과 소니, 삼성전자, 구글 등 주요 IT 기업의 차별화 전략도 점차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엘코스(LCoS:LC on Silicon)와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 레도스(LEDoS:LED on Silicon) 등을 차세대 확장현실(XR) 기기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로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엘코스는 실리콘 기판 위에 액정표시장치(LCD)를 형성한 기술이다. 올레도스는 실리콘 기판 위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증착한 기술, 레도스는 실리콘 기판 위에 발광다이오드(LED)를 형성한 기술이다. 셋 모두 XR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1인치 내외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주요 기술이다.
메타는 이미 국내외 패널 업체와 여러 해에 걸쳐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을 논의해왔다. 메타가 올레도스를 XR 기기에 적용할 경우에는 삼성디스플레이, BOE 등에서 올레도스를 납품받는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납품하기 위해 개발 중인 화이트(W)OLED+컬러필터(CF) 방식 올레도스로 메타에 대응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이매진을 인수하면서 본격 개발할 예정인 적(R)녹(G)청(B) 방식 올레도스는 애플을 겨냥한 기술이어서, 삼성디스플레이로선 메타에 WOLED+CF 방식 올레도스 납품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가 A2 라인에서 진행 중인 WOLED+CF 방식 올레도스 기술 개발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레도스는 WOLED에서 나온 흰색 빛이 CF를 투과해 색을 구현하는 WOLED+CF 방식 올레도스, 그리고 같은 층에 인접 증착한 RGB 서브픽셀 OLED에서 빛과 색을 모두 구현하는 RGB 방식 올레도스로 크게 나뉜다. 애플이 지난 6월 공개한 비전프로는 소니가 만든 WOLED+CF 방식 올레도스를 적용했다. 이매진은 군사용 RGB 올레도스를 만들고 있다.
BOE도 메타와 WOLED+CF 방식 올레도스 납품을 논의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BOE는 WOLED+CF 방식 올레도스를 군사용 제품으로 생산 중이다. 반면, LG디스플레이가 메타와 올레도스 개발을 협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LG디스플레이는 WOLED+CF 방식 올레도스 기술을 연구개발해왔지만 양산라인 구축에 필요한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다.
동시에, 메타는 오는 2027년 레도스 기반 증강현실(AR) 기기를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래스(안경) 형태로 추정되는 AR 기기는, 제품을 착용한 사용자가 외부 실재세계를 함께 봐야 하기 때문에, 휘도(밝기)에서 강점이 있는 레도스가 올레도스보다 AR 기기에 적합할 것이라고 업계에선 전망한다. 메타는 영국 플레시 세미컨덕터(Plessy Semiconductor)와 레도스를 자체 개발 중이다.
메타가 레도스 방식 AR 기기를 출시하려면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레도스 기술 개발이 진전이 있으면, 메타와 같은 해에 삼성전자도 레도스 AR 기기를 출시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8월 부산에서 열린 IMID(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연례행사)에서 메타가 레이저 엘코스 기술을 언급했다"며 "메타는 레이저 엘코스와, 올레도스, 레도스 등 여러 기술을 검토해서 제품 라인업을 어떻게 구성할지 검토 중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술 개발 단계와 공급업체, 제조원가 등을 고려하면 메타는 엘코스, 올레도스, 레도스 순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메타가 2027년을 레도스 AR 기기 출시 목표 시점으로 잡고 있지만, 기술 개발 단계를 볼 때 2027년 레도스 적용은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2027년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납품하려 개발 중인 RGB 방식 올레도스 상용화를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제껏 메타가 출시해온 오큘러스 퀘스트 시리즈는 일반 LCD를 적용해왔다. 그간 퀘스트 시리즈는 제품 착용자가 외부 실재세계를 볼 필요가 없는 가상현실(VR) 기기였기 때문에 응용처가 게임 등에 한정됐고, 제품도 중저가 위주였다. 메타가 LG전자와 진행 중인 XR 기기 프로젝트의 디스플레이도 LCD를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업계에선 앞으로 업체별 XR 기기 차별화 전략이 조금씩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 비전프로 공개 후, 자체 개발 중인 XR 기기 공개 시점을 내년으로 늦췄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퀄컴·구글과 차세대 XR 생태계를 구축해 모바일 미래를 다시 한번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비전프로를 통해 공간 컴퓨팅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비전프로 가격은 500만원이고, 업계에선 제품 라인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소니는 애플 비전프로에 WOLED+CF 올레도스를 공급했지만 당장 올레도스 생산라인 확대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가 지난 2월 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PS) VR2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든 일반 OLED를 적용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니는 XR 시장에서 콘텐츠를 최우선순위에 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자동차전장·ICT부품 분야 전문미디어 디일렉》
저작권자 ©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디일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